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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憤不啓 不悱不發

solpee 2012. 4. 16. 06:17

不悱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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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윤3월이 있어서 음력을 기준으로 한 임진년에 입춘이 두 번(1.13, 12.24)있어서 雙春年이라고 하고, 내년 갑오년에 입춘이 없어서 無春年이 된다. 또 흑룡의 해이자 三月 甲辰月이 두번-閏三月이라 雙龍再會라고 하는 겹경사의 해라 백화점에는 블랙계통의 옷이 대세이며 식품코너에는 블랙푸드가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논어-술이편


제7 장 : 가르침에는 대가가 없다.

子曰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焉
자왈 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언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속수(*) 이상의 예를 행하는 자에게 내 일찍 가르치지 않은 일이 없다.”

제8 장 : 배우려는 자세를 먼저 갖추고 배워라.

子曰 不憤不啓 不悱不發 擧一隅 不以三隅反 則不復也
자왈 불분불계 불비불발 거일우 불이삼우반 즉불복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분발하지 않으면 지도해 주지 않고, 입을 들썩이지 않으면
가르쳐 주지 않는다. 한 모퉁이만 들어 보여도 세 모퉁이를 알 만큼 반응하지 않으면
되풀이 하지 않는다.”

제9 장 : 남이 슬플 때 함께 슬퍼하라.

子食於有喪者之側 未嘗飽也 子於是日哭 則不歌
자식어유상자지측 미상포야 자어시일곡 즉불가

공자께서 상을 당한 사람 옆에서 식사를 할 때에는 배불리 드신 적이 없었으며,
초상날에 곡을 하면 노래를 부르지 않으셨다.

* 육포를 열 꾸러미 묶은 것이며, 제자가 스승을 뵐 때 바치는 예물로 속수는 가장 낮은 것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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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덜 쓰이는 단어 같은데 과거에는 '의식화교육'이 널리 퍼져 있었다.소위 마르크스.레닌의 이데올로기 교육으로 가령 얼마 전 사망한  리영희 교수의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제게는 그런 경험이 없다. 시대 상황에 둔감하기도 했지만 의식적으로 주입되는 교육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체질 탓도 있는 것 같다. 의식화 교육은 짧은 시간에 일정 세력을 점할 수 있는 장점도 있으나 급조된 의식은 지구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스스로 단계적으로 분발해서 깨쳐나가는 과정이 없다면 그 배움은 20~30년 후에 자기 삶과 유리된 채 形骸化된 모습으로 남게 될 것이다.


「찾아오지 않는 사람을 가르치러 다닌다는 것처럼 미친 짓은 없다. 보편교육은 반드시 제도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다. 고등교육은 반드시 자발성을 전제로 해야 하는 것이다. 유교에서는 전도주의(evangelism)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기독교의 전도주의가 기독교의 강점이기는 하지만, 전도주의는 제국주의의 아성일 뿐이다.」

-김용옥, 『논어한글역주2』, 546p


이 대목은 述而篇 7章에 대한 도올의 해설이기도 하지만, 8장에서도 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오늘날 기독교인조차도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에 대해 갈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전도주의가 지닌 한계, 교조주의의 한계, 애초에 분발치 아니하고 의심이 축적되어 고민하지 않는 사람까지 전도하는데 열중한 탓도 있지 않나 짐작이 간다. 사업을 예로 들면, 마켓 셰어 확보에 몰두하다보면 부실 채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과 같다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