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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檠歌-韓愈

solpee 2012. 4. 13. 07:09

 短檠歌

                                                        韓愈(唐 768~824)


長檠八尺空自長 / 여덟 자 길이 긴 등잔대는 공연히 길기만 하지만
短檠二尺便且光 / 두 자 길이 짧은 등잔대는 편하고도 밝기만 하구나
黃簾綠幕朱戶閉 / 노란 발과 붉은 장막 쳐진 붉은 문은 닫혀 있는데
風露氣入秋堂凉 / 바람과 이슬기운 들어 방 안은 차갑구나
裁衣寄遠淚眼暗 / 옷 마름질 하여 멀리 보내려니 눈물이 눈을 가리고
搔頭頻挑移近床 / 머리 긁으며 자주 호롱불 심지 돗우며 가까운 상으로 옮아간다
太學儒生東魯客 / 태학의 유생들 동쪽 노나라 나그네

二十辭家來射策 / 스무 살에 집 떠나 과거보러 왔다네
夜書細字綴語言 / 밤이면 작은 글자 쓰면서 글을 짓다가
兩目眵昏頭雪白 / 두 눈은 눈꼽 끼어 어둡고 머리는 백발이 되었다네
此時提挈當案前 / 이 시간에도 책들고 책상 앞에 앉아
看書到曉那能眠 / 책보다가 새벽 되니 어찌 잠 잘 수 있으리오
一朝富貴還自恣 / 하루 아침에 부귀 누리면 도리어 자만해져
長檠高張照珠翠 / 높은 등잔대 높이 올려 구슬 장식한 여자를 비춘다네
吁嗟世事無不然 / 아아, 세상일 모두 그렇지 않음이 없으니
墻角君看短檠棄 / 담장 모퉁이에서 그대는 짧은 등잔대가 버려진 것을 보고 있다

 

 

허균의 『惺所覆瓿藁』권1에 나오는 「幕府無事, 用于鱗

 

閣夜韻自遣」4수 중 첫 번째 시입니다.



막부(幕府)에 일이 없어 이우린(李于麟 : 이반룡)의 각야시(閣夜詩)의 운자를 써서 스스로 근심을 없애다 / 幕府無事, 用于鱗閣夜韻自遣


화려한 붓은 그저 한을 적은 것 / 彩翰聊題恨

돈으로 어찌 즐거움을 다 살 수 있나 / 金錢豈卜懽

세상 인심 유달리 삭막하니 / 世情偏落莫

우리 도는 날로 더욱 어렵기만 해 / 吾道日艱難

긴긴 밤 은하수는 깜깜도 한데 / 永夜星河暗

산마다 눈비 내려 쌀쌀하구나 / 千山雨雪寒

짧은 저 등잔받침 나의 친우(親友)라 / 短檠吾石友

옛글을 와 비추어 읽게 해주네 / 來照古書看

 


次韻尹司儀世儒見贈。坐上作

   
                                                        李奎報


편지 전하는 삼조는 더디 와도 / 三鳥報書晩
해를 휘모는 육룡은 빠르구나 / 六龍驅日忙
청도가 왜 그리 멀리 있는지 / 淸都空縹緲
뜬 세상에서 공연스레 방황하네 / 浮世謾彷徨
정홍의 들판에서 사슴을 물어보기도 하고 / 鄭野猶爭鹿
양주의 이웃에서 염소를 찾기도 했지 / 楊隣苦覓羊
한평생 걱정이 몇 섬이나 될까 / 一生愁幾斛
온갖 일에 눈물만 천 줄이라오 / 萬事淚千行
책상에는 참동계가 있건만 / 案有參同契
주머니에는 불사약이 없답니다 / 囊無不死方
나 자신은 단리로 자칭하는데 / 自猶稱短李
남들은 장전과 같다고 비웃는구나 / 人競笑顚張
파리하니 거울에 비쳐보기 두렵고 / 瘦怯菱花照
걱정이 많아 술 마시기만 좋아하네 / 愁貪竹葉香
취향에는 돌아갈 길 평탄한데 / 醉鄕歸路坦
벼슬길 풍파가 왜 저리 험할까 / 宦海怒濤狂
좋은 시절 술잔 속에 다 보내고 / 日月含杯外
어지러운 세상이라 칼만 어루만지네 / 風塵撫劍傍
온갖 고난 모두 다 겪고 보니 / 世情渾閱盡
오직 자네의 뜻만은 잊기 어렵네 / 子意獨難忘
잠 자고 밥 먹을 때 늘 마주 대하고 / 寢食雙形影
궁달(窮達)에 있었어도 마음 서로 통했었지 / 窮通一肺腸
오년 동안 주야를 같이했고 / 五年同晝夜
사시의 염량도 함께 했는데 / 四序共炎涼
그대의 세계는 관윤에서 생겨나왔고 / 君系生關尹
우리 조상은 백양에서 시작되었다 / 吾宗起伯陽
정신으로 사귄 지 벌써 오랬던 바 / 神交久已泯
오늘날 우리들에게 전해왔었네 / 末業復偏長
술병을 가지고 처음 찾게 되자 / 櫑具初來訪
갓에 낀 먼지조차 못 털었구나 / 塵巾掃未遑
옥처럼 생긴 모습 반갑게 만나 / 出門看玉立
방으로 들어가니 난초 향기 좋아라 / 入室喜蘭芳
붓 잡고 시 한 수 휘두른 다음 / 摛藻爭揮筆
수없이 권하는 술에 담뿍 취했네 / 乘酣不算觴
복 입고 쌍륙치던 원자와 같고 / 呼盧袁子服

우리 두 사람이 다 복인(服人)이었다.

상제로 술마시던 완생과 흡사하네 / 飮酒阮生喪
옆 손님 서로들 비웃을 테지만 / 傍客應相笑
우리 둘의 속마음 헤아리지 못할 거야 / 中懷固叵量
추운 겨울 거의 다 끝나가니 / 籥窮今歲律
따뜻한 봄 또다시 돌아오겠지 / 物挑好春光
좋은 시절 앞으로 다가오더라도 / 佳節行將近
빠른 세월 생각할수록 슬프기만 해 / 流年但可傷
인생살이 다만 즐길 뿐이니 / 人生行樂耳
서로 만날 때마다 술이나 실컷 마셔보세 / 相見醉千場

☞.삼조(三鳥) : 세 마리의 새. 《초사(楚辭)》구가(九歌)에 “삼조에게 말을 붙이려 해도 빨리 가버려 잡을 수 없다.” 한 주에 “첫째는 기러기, 둘째는 학, 셋째는 제비이다.” 하였다.
☞.해를 휘모는 육룡(六龍) :
여섯 필의 용. 《주역(周易)》건괘(乾卦)에 “육룡을 타고 하늘에 휘몰아 다닌다.” 한 말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세월이 빠르다는 말이다.
☞.청도(淸都) :
옥황상제(玉皇上帝)가 있다는 곳인데 이는 제도(帝都)를 가리킨다.
☞.정홍(鄭弘) :
《후한서(後漢書)》정홍전(鄭弘傳)에 “정홍이 회음 태수(淮陰太守)가 되어 순행할 때 사슴 두 마리가 수레 옆에 바짝 붙어서 떠나지 않기에 주부(主簿) 황국(黃國)에게 ‘이것이 무슨 이유일까?’ 물었다. 황국이 절하고 축하하면서 ‘옛날 삼공(三公)이 타는 수레에는 사슴을 그림으로 새겼다 하니 아마 명부(明府)도 재상(宰相)이 될 징조인 듯합니다.’ 했는데, 정홍은 과연 나중에 태위(太尉)가 되었다.” 하였다.
☞.양주(楊朱)의……했지 :
《열자(列子)》설부(說符)에 “양주의 이웃 사람이 염소를 잃고 온 집안이 찾게 되자, 양주의 종에게도 협조를 요청하였다. 양주가 ‘아, 한 마리 염소를 잃었는데 왜 따라가는 이가 이토록 많으냐?’ 하니, 종이 ‘갈림길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였다. 얼마 후에 종이 돌아왔기에, 양주가 ‘염소를 찾았느냐?’ 하니, 종이 ‘잃어버렸습니다.’ 하므로 ‘왜 잃어버렸느냐?’ 하니 ‘갈림길이하도 많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어 그만 되돌아 왔습니다.’ 했다.” 하였다. 즉, 도(道)의 갈래가 많아 제대로 들어가는 이가 없다는 비유이다.
☞.《참동계(參同契》 :
한(漢) 나라 위백양(魏伯陽)이 지은 책 이름. 《주역(周易)》효사(爻辭)에 맞추어 연단(鍊丹)하는 방법을 논한 글.
☞.단리(短李) :
키가 아주 작았다는 당(唐) 나라 이신(李紳)의 별호. 《당서(唐書)》이신전(李紳傳)에 “신체는 아주 작게 생겼으나 성격이 호방하고 시(詩)에 이름이 있어 당시 사람들이 단리라 일컬었다.” 하였다.
☞.장전(張顚) :
당(唐) 나라 서예가 장욱(張旭)의 별호. 초서(草書)를 아주 잘 썼는데 술이 한껏 취하면 머리털에다 먹을 묻혀 미친 듯이 초서를 썼으므로 남들이 전장(顚張)이라 했다 한다. 《唐書 卷202》
☞.취향(醉鄕) :
술에 취했을 때 온갖 걱정을 잊는 별천지의 경계. 당(唐) 나라 왕적(王績)의 취향기(醉鄕記)에 보인다.
☞.관윤(關尹) :
주(周) 나라 관령(關令) 윤희(尹喜), 즉 그대의 성이 윤씨라는 뜻.
☞.우리……시작되었다 :
백양(伯陽)은 노자(老子)의 자. 저자 자신의 성이 이씨라는 뜻.
☞.원자(袁子) :
진(晉) 나라 원탐(袁耽)을 가리킨다. 《진서(晉書)》원탐전(袁耽傳)에 “탐은 도박을 매우 잘했는데, 환온(桓溫)이 재산을 탕진하고 탐에게 요청하자 날렸던 재산을 다 찾아주었다.” 하였다.
☞.완생(阮生) : 진(晉) 나라 때 죽림칠현(竹林七賢) 중의 한 사람인 완적(阮籍)을 말한다. 자(字)는 사종(嗣宗)으로 제서(諸書)를 박람하였고 특히 노장(老莊)을 모범으로 삼았다. 평소 술을 너무 좋아하여 보병주(步兵廚)에 술이 1백 곡(斛)이나 저장되어 있다는 말을 듣고 보병교위(步兵校尉) 벼슬을 구하여 부임하자 매일 술에 취하여 업무를 폐할 정도였으며, 모상(母喪)을 당해서는 술에 취해 통곡하다 피를 쏟고 기절할 정도로 행동이 예절을 벗어났다 한다. 《晉書 卷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