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糊塗經 其三 不飛不鳴

solpee 2012. 2. 9. 16:50

糊塗經 其三 不飛不鳴

 

不飛不鳴은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으면서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겉으로 보기에 무척 온순한 것 같은 호랑이 한 마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이를 알고는 조심스럽게 호랑이를 건드려 보았다.호랑이가 꼼짝도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후 다시 손으로 쓰다듬었지만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그래서 더욱 대담하게 귀를 끌어당겨보았다. 그래도 호랑이는 여전히 입을 벌린 채 침을 흘리며 잠이 든 것 같았다. 한 사람이 호랑이 이를 뽑으려 하자 호랑이는 번개같이 일어나더니 한 입에 그 사람을 삼켜 버렸다.

옛날부터 전해오는 이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존재한다. 다만 어수룩한 척하는 것이 호랑이가 아니라 지모에 뛰어난 정객이나 기업사냥꾼들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의 골계열전(滑稽列傳)에 나온다.

()나라 위왕(威王)은 날마다 음주가무를 즐기고

음탕한 놀이에 빠져 지냈다.

정치는 모두 중신들에게 맡겼다.

 

3년 세월이 지나면서 정치가 문란해지고

신하들도 질서가 잡히지 않아 나라가 위험에 처했지만

누구도 함부로 나서서 위왕에게 간언하지 못하였다.

 

이때 순우곤(淳于髡)이란 충신이 위왕에게 묻는다.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은 새"가 무슨 새입니까?

위왕은 크게 깨달은 바가 있어

 "한번 날면 하늘에 오르며, 한번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대답하였다.

그리고는 정신을 차리고 정치에 힘을 쏟아

훌륭한 왕이 되었다.

 

*.《呂氏春秋의 〈중언편()〉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초()나라 장왕()은 거의 3년 동안 날마다 주색에 여념이 없었고,

이를 간언하는 신하는 사형에 처한다고 하였다.

어느 날 오거()가 연회석에서 장왕에게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은 새가 무슨 새냐고 물었지만 장왕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계속 주색에 빠졌다. 이후 충신 소종()이 같은 질문을 하자 그때야 뜻을

이해하고 정사를 바로잡았다.

 

불비불명은 재능이 있는 자가 재능을 발휘할 때를 기다린다는 뜻으로,

일단 뜻을 펼치면 큰일을 한다는 긍정적인 말이다.

 

*.그냥 아무 준비 없이 날지도, 울지도 않았다면

그는 세상 종말까지 무기력한 왕으로 살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때가 아니어서 엎드려 있어야 한다면

웅크린 개구리처럼 온 힘을 모아두어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해야 한다.

행운은 갑자기 불현듯 찾아오지만 준비한 자의 몫이니까.

 

또한 이런 인재를 내기 위한 숨은 조력자의

모습을 잊어서도 안된다.

한나라 대장군 한신은 그의 숨은 재능을 알아챈 장량의 추천이 없었다면

역사에 이름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고

헬렌 켈러도 어려서 부터 성심을 다해 가르친 설리번 선생이 없었다면

무명의 한 장애인으로 삶을 마감했을지 모른다.

 

성웅 이순신도 유성룡의 추천과 조력이 없었다면

임진왜란 그 어려운 시기를 맞이하여

그늘에서 혼자 통탄의 눈물만 흘렸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다 소중한 존재다

지금 현실이 비록 어렵고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진정 나를 필요로 하는 사회를 만나면

각자의 진가를 발휘할 날이 올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니까.

 

남이 날지 않고 울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방을 함부로 대해서도 안 되는 것이고

내가 날지 못하고 울지 못한다고 해서

인생을 포기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은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