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書卷氣文字香

solpee 2010. 10. 2. 14:44

 

 以管窺天이란 말이 있다. 대롱(管)으로 하늘을 엿본다(窺)는 뜻이다. 管中之天(대롱 속 하늘)도 비슷한 쓰임새다. 좁디좁은 대롱 구멍을 통해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이니 그 식견이 오죽할까. 춘추시대 천하의 名醫로 일컬어지던 扁鵲이 虢나라 궁정 의사의 좁은 소견을 탓할 때 썼던 말이다.

소인은 일이 잘 풀리면 내 탓이지만 안 되면 조상 탓으로 돌린다. 성공의 원인은 자신에게서 찾지만 실패의 원인은 바깥에서 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공자는 ‘군자는 제 잘못을 생각하지만 소인은 남을 탓한다(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고 했다.

中庸을 보면 군자는 本性을 따르는 道에서 잠시도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군자는 남이 보지 않는 곳에서도 조심하며 남이 듣지 않는 곳에서도 두려워한다(戒愼乎其所不睹 恐懼乎其所不聞). 숨은 것보다 잘 드러나는 건 없으며 작은 것보다 더 나타나는 건 없기 때문이다(莫見乎隱 莫顯乎微). 고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더욱 삼간다. 愼其獨也다.

唐대 시인 柳宗元은 군자의 처세와 관련해 ‘속마음은 방정하게 하고(方其中) 외부로 드러나는 행동은 원만하게 하라(圓其外)’고 했다. 중국 교육계의 거물 黃炎培 또한 아들에게 주는 좌우명에 ‘和若春風 肅若秋霜’이라는 문구를 넣었다.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포근하게 대하되 원칙적으론 가을 서릿발같이 엄격해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

우리는 자신을 단속하는 말로 持己秋霜을 많이 쓴다. 자신을 가다듬음에 있어 가을 서릿발처럼 엄하게 하라는 것이다. 남을 대할 때는 봄바람과 같이 부드럽게 하라는 對人春風이 지기추상과 대구를 이룬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좌우명처럼 마음에 새겼던 말이라고 한다. 요즘 정치인 중에선 지난주 임명장을 받은 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이 ‘대인춘풍 지기추상’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臨己秋霜 接人春風’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남은 용서하되 나는 용서하지 말라는 뜻이리라. ‘네 탓이오’가 아닌 ‘내 탓이오’의 책임 정치가 구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상철 중국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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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秋曉

    卍海
    虛室何生白/빈 방 희끗해지며 星河傾入樓/은하는 다락에 기울어 든다. 秋風吹舊夢/가을 바람 지난 꿈을 불고 曉月照新愁/새벽달 새 근심 비춘다. 落木孤燈見/벗은 나무 건너 등불 하나 걸렸고 古塘寒水流/옛 못으로 찬 물길 흐른다. 遙憶未歸客/돌아오지 않는 나그네 생각다가 明朝應白頭/내일 아침이면 머리칼 희어지리.

 
秋曉行南谷經荒村
                                        柳宗元
杪秋霜露重/늦가을 이슬과 서리 심한데
晨起行幽谷/새벽에 일어나 깊은 골짜기 걷는다.
黃葉覆溪橋/누런 단풍 개울가 다리를 덮고
荒村唯古木/ 황량한 고을에는 오래된 나무 뿐.
寒花疏寂歷/추위에 핀 꽃 성글어 쓸쓸하고
幽泉微斷續/그윽한 샘물소리 끊어지듯 이어진다.
機心久已忘/ 속된 마음 잊은 지 이미 오래인데
何事驚麋鹿/무슨 일로 고라니와 사슴 놀라게 하나.

池塘秋曉

                                                姜只在堂 

 秋塘水白曉星寒/ 가을 연못에 물은 희고 새벽달은 차갑고

箇箇明珠擎玉盤/낱낱의 밝은 구슬 옥쟁반에 받혔구나

到得天明何處去/날이 밝으면 어느 곳으로 가버리나

移情荷葉露團團/연잎으로 마음 옮기니 이슬방울만 둥글구나

 

1.書卷氣文字香

 

文字香 書卷氣는 蘇東坡를 알아본 毆陽修 사이에서 생긴 단어.

蘇東坡는 얼마나 글자 연습을 많이 했던지 그가 글씨를 쓴 후 벼루를 씻은 물이 연못을 까맣게 변하게 했다하여 墨池, 그가 다 쓰고 난 붓을 버린 뒤꼍에서 筆塚이 생겨난 것이 墨池筆塚의 고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蘇東坡는 언제나 자신의 글씨에 무엇인가가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毆陽修가 그에게 "그대가 나보다 확실히 더 글씨를 잘 쓰지만 그대의 글씨에는 문자향이 없질 않은가".

동파는 그 말을 들은 후 글쓰기를 접고 만권의 책을 읽고 나서야 文字香 書卷氣가 배인 글을 쓸 수 있었다 고 전한다.

(*.이상의 글은 근거가 부족하다.)

 

또한 蘇東坡는 문인화 시심의 중요한 내적가치를 ‘詩中有畵, 畵中有詩 -시 안에 그림이 있고 그림 안에 시가 있네’-로 요약했다.

또 ‘書卷氣’란 淸나라 때 小山畵譜의 文人畵 편에 서술된 문구인데 책에서 발산하는 상서로운 기운을 뜻하며 ‘文字香’은 元나라 때 黃公望의 문인화를 예찬하는 글이었다.

이를 다시 秋史 金正熙가 그의 문인화 평설에서 적었거니와 歲寒圖의 화제로도 인용하였다.

 

그리고 秋史는 논한다.小字는 凍蠅(언파리)처럼 쓰지 말고 遺敎經보다 樂毅論을 重視하라. 남을 모방하기만 하면 남에게 뒤지느니 一家를 이루어야 古人의 眞髓에 가까워진다.

 대저 山谷의 글씨는 東坡를 능가하니 米芾은 당연히 뒤진다. 山谷은 右軍의 神髓를 터득하되 形貌에 구애받지 않고 完全變相을 추구하여 변화불측이라. 俗眼엔 괴이하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예컨대 顔眞卿( 唐 709~785, 字는 淸臣, 唐 四大書藝家)의 글씨는 전적으로 褚遂良(唐 559~658, 字는 登善 唐 四大書藝家)에게서 나왔지만 褚遂良과 닮은 곳이 어디 있는가?

그러므로 顔眞卿을 그토록 평가하는 것이다.

變化를 모르고 남의 글씨나 모방하는 자는 「守株待兎 」「刻舟求劒」즉 나무에 부디칠 토끼를 기다리거나 떠가는 뱃전에서 빠뜨린 칼을 찾으려는 것과 같은 痴妄으로서 書奴(글씨 노예)에 불과하다.

 

 

 

-長毋相忘-

 

 

2.章法


 장법은 결구에의하여 이루어진 문자를 조화롭게 배열 또는 배자를 하여 하나의 완성된 문장을 꾸며 작품을 완성하는 단계로 여기에는 낙관까지도 포함한다.
장법은 사전에 미리 위치를 계획해야 하며 ‘意在筆先’를 중요하게 여기고, 전체작품에 있어 화해통일의 整體美를 강조하는 것이다.
장법의 기본법칙은 일정한 평면에서 투시할 때, ‘意在筆先’과 ‘心手相應’하여 표현되어진 필묵문자가 서로 종이와 혼연일체를 이루게 하는 것으로, 보기에 중심이 잘 잡혀있어야 하고, 포백이 균형을 이루며, 기운이 생동하여 전체가 리듬과 정취가 있어서 마치 시나 그림, 그리고 음악 같은 역할을 하여 사람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章法의 4要素


1. 均衡


예술의 형식미의 기본법칙은 중심과 조화를 그 목적으로 추구하는 것으로 대비, 參差 등 모순을 전개하여 제조하는 것과 통일, 조화, 균형이라는 모순을 처리하고 해결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반대되면서도 잘 어울리는 대립과 통일을 이루게 된다.

※서법예술의 장법에 있어서 構圖도 대립과 통일되는 규율을 따른다. 대립과 통일은 예술에서 말하는 균형이므로, 均衡은 당연히 章法의 가장 기본적인 법칙이 되 는 것이다.

※균형형식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靜態均衡 : 심리적으로 謹嚴하고 理性的인 편이며, 莊重感을 준다.
例)대련의 형식(하나가 둘로 나뉜 두 장의 지면)
→動態均衡 : 심리적으로 敏捷하고 感性的인 편이어서 생동감을 준다. 
 例)서예술 일반적인 형식(동일한 종이의 평면상에서 채용)


※사실상 서법의 장법이 구체적으로 구도균형 관계를 처리할 때, 그것은 절대적인 평형이 아니라 오른쪽은 조금 무겁고 왼쪽은 조금 가볍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른손을 사용하는 빈도가 왼손 보다 많기 때문에, 장법에서도 오른쪽을 강조하는 것이 적합하여 실제적으로 시각적인 평형을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反復

서법에는 반드시 위부터 아래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의 일정한 순서의 글자와 行의 排列에 있어서 일정한 간격과 서열, 그리고 일정한 리듬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형식상의 反復 ' 이 형성된다. 이 반복의 형식은 마치 圖案과 흡사하여 일종의 통일된 秩序美가 있기 때문에 장법의 기본법칙이 되는 것이다.
※반복형식은 다음과 같다.
→단순반복 : ① 어떤 형식 요소가 단순히 중복되어 나타나는 것으로 이것은 淸楚하고, 일종의 均一美를 느끼게 해준다.
② 전통서법 중 세로 행으로 쓰되 가로줄까지 맞춘 방식이다.
→변화반복 : ① 형식요소가 공간에 배열됨에 다른 간격의 형식을 채용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형식은 반복되는 변화에 있기 때문에 절주미는 없지만 일정한 운율미를 형성한다.
② 세로로 행을 쓰냐 가로로 줄이 맞지 않는 장법
③ 이러한 형식은 규칙적인 가운데도 변화가 있으며 실용가치가 크고, 예술성도 강해서 전통시범에 있어 장법의 주요한 표현방식이다.
④ 규칙과 변화가 있으므로 형식이 整齊하고 淸楚할 뿐만 아니라, 리듬감도 있다.

3. 韻律


서법의 用筆은 빠르고 느린 리듬을 중시하며, 布白할 때는 虛와 實의 밀도변화를 주의하고, 문자를 덧붙여서 書寫할 때에는 일정한 필순이 있다. 이러한 리듬과 변화, 筆順이 함께 일종의 특수한 韻律을 만들어, 서법을 마치 `소리없는 음악`과 같이 조화롭게 한다.

※韻律의 표현형식을 形態에 따라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情態的이고, 動蕩的이며, 輕柔하고, 雄壯하며 單純과 反復 이렇게 6가지로 나누어 진다.

※물론 각 개인의 個性의 차이와 字體의 다름, 기법의 高低, 필치의 강약으로 인해 장법의 운율적 표현방식이 각기 다르다. 그러므로 이러한 각각이 특색 있는 운율이 장법의 形式美를 풍부하게 하는 것이다.

4. 對稱

 

對稱은 좌우가 對稱軸을 이루도록 유구된 대련에서 발견되었다. 대련은 장괘라는 사람이 대문에 귀신을 물리치고 화를 피하는 桃符를 붙인데서 유례한 것으로, 대칭축을 이루지 못하면 平衡을 이루지도 못하고 아름답지도 못한다.

※對稱은 축 양쪽의 相同한 혹은 相近한 형태에 근거하여 다음과 같이 볼 수 있다.
→完全對稱 : 전통서법중 龍門對와 琴對에 采用한 것으로 이러한 대칭형식은 相等, 평형, 균칭이며 일종의 正大하고 화려하여, 훌륭한 美感을 갖추고 있다.
→近似對稱 : 거시적인 對稱이나. 배치상에 변화가 있는데 이러한 형식은 대련중에 가장 자주 보이는 방식이다.
→反轉對稱 : 상반된 非對稱으로 道敎의 八卦圖가 이러한 반전 對稱의 형식이다. 이러한 상반된 역 대칭형식은 旋廻하는 動感이 있어, 매우 주의를 끌 게 된다. 주로 요구하는 설계자에 의해 采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