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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分

solpee 2010. 9. 24. 19:11

 春晩河豚羹, 

늦은 봄에는 복어 국이요


初夏葦魚膾. 

초여름에는 웅어의 회로구나


桃花作漲來, 

넘치는 물에 복사꽃 밀려오면


網逸杏湖外.

행호 밖에서 그물을 거두리라


질문하신 부분에 대해서는 일반적으로 

실제로 그물을 잃어버리는 것처럼 하지만,

이러한 해석에는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행호의 봄에 취해 세상을 떠나고 싶은 시인의 마음을 이렇게 노래한 것으로 보아야하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이러한 의지는 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이 글자는 세상을 떠나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 구절에서 복사꽃이 떠내려 온다는 표현과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이상향인 무릉도원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질문하신 두 구절은 행호에서 느끼는 시인의 정서와 이상을 절묘하게 노래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작가 이병연(李秉淵) 

 1671(현종 12)∼1751(영조 27). 조선 후기의 시인. 본관은 한산(韓山). 자는 일원(一源). 호는 사천(槎川) 또는 백악하(白嶽下). 산보(山甫)의 5대손으로, 아버지는 속(涑)이다. 병성(秉成)의 형이다.

백산(白山)이라는 곳에 살았다. 김창흡(金昌翕)의 문인이며, 벼슬은 음보(蔭補)로 부사(府使)에 이르렀다.

시에 뛰어나 영조시대 최고의 시인으로 일컬어졌다. 문인 김익겸(金益謙)이 그의 시초(詩抄) 한 권을 가지고 중국에 갔을 때 강남(江南)의 문사들이 “명나라 이후의 시는 이 시에 비교가 안 된다.”라고 그의 시를 극찬하였다고 한다.

일생 동안 무려 1만300여수에 달하는 많은 시를 썼다고 하나, 현재 시집에 전하는 것은 500여수 뿐이다. 그의 시는 대부분 산수·영물시로, 대개 서정이 두드러지고 깊은 감회를 불러일으킨다. 특히 매화를 소재로 55수나 되는 시를 지었는데, 이는 대개 은일적인 기분을 표현한 것으로 생(生)에 대한 깊은 애정을 은연중 표현하고 있다. 중국의 자연시인 도연명(陶淵明)의 의경을 흠모하였던 것 같다. 80세가 넘도록 시작 생활을 계속하였다. 저서로는 《사천시초》 2책이 전한다.

熹平石經(175)

东汉文学家、书法家。字伯喈,陈留圉(今河南杞县南〕人。初为司徒桥玄属官,出补平河长。灵帝时召任郎中,校书于东观,迁议郎。后因弹劫宦官,遭诬陷,流放朔方。遇赦后, 不敢归里,亡命江湖十余载。献帝时,董卓专权,强令邕人都为侍御史,拜左中郎将。迁都 长安后,封高阳乡候。董卓遭诛后,他亦被捕,死于狱中。汉献帝时曾拜左中郎将,故后人也称他“蔡中郎”。

  蔡邕少时师事太傅胡广,博学多识。通经史,喜好数术、 天文,妙操音律,善鼓琴、绘画,擅长辞章,精工篆隶,尤以隶书著称。他善于总结前人用 笔经验,融会贯通,并形成自己的风格。其书结构严整,点画俯仰,变化自如,有“体法百 变,穷灵尽炒,独步古今”之誉(唐张怀瓘《书断》)南朝梁武帝亦称其书“骨气洞达,爽爽有神力”(《古今书人优劣评》)。

  汉灵帝熹平四年蔡邕等正定儒家经本六经文字。蔡邕认为这些经籍中,由于俗儒芽凿附会,文字误谬甚多,为了不贻误后学,而奏请正定这些经文。诏允后,邕亲自书丹于碑,命工镌刻,立于太学门外,碑凡46块,这些碑称《鸿都石经》,亦称《熹平石经》。(见下图)

  太学旧址在今洛阳市,碑立太学门前。据说石经立后,每天观看及摹写人坐的车,有100O多辆。

    相传又曾于鸿都门,见工匠用扫白粉的帚在墙上写字,受到启发 ,归而创“飞白书”。这种书体,笔画中丝丝露白,似用枯笔写成,为一种独特的书体,唐张怀瓘《书断》评论蔡邕飞白书时说“飞白妙有绝伦,动合神功”。

    蔡邕不仅是东汉的大书法家,而且是汉代书法理论的集大成者。传世书论有《篆势》、 《笔赋》、《笔论》、《九势》等,尤其是《笔论》和《九势》,在中国书论史上占有重要 地位。其《笔论》开篇就提出“书者,散也”的著名论断,论述了书法抒发情怀的艺术本质 ,以及书家创作时应有的精神状态。随后则论及书法作品应取法、表现大自然中各种生动 、美好的物象,强调书法艺术应讲求形象美。《九势》首先提出了“书肇于自然,自然既立,阴阳生焉;阴阳既生,形势出矣”的重要思想,揭示了书法美的哲学根据,阐发了汉 字结构本身所蕴含的美感因素。接着,他又阐述了八种运笔规则,要求通过运笔来表现生 动有力的笔势。故亦有题作《九势八字诀》的。蔡氏的这些重要思想和观点,具有重大指导意义,为中国书法的发展奠定了理论基础。 

   
《笔论》和《九势》都被收入宋代陈思的《书苑菁华》一书,才得以保存流传至今。

  蔡邕因负盛名,所以后世把一些碑刻和论著附合成蔡邕名义的伪作也不少。据说其真迹在唐时已经罕见。

《熹平石经》

   《熹平石经》传为蔡邕所书。碑石共46个,几经动乱,原碑早已无存。自宋以来,常有残石出上,据说现已集存8000多字,字体方正,结构谨严,是当时通行的标准字体。  

[汇品]
  元 郑 杓:蔡邕鸿都《石经》,为古今不刊之典,张芝、锺繇,咸得其道。(《衍极》)
  清 康有为:《石经书》字体不同,自蔡邕、堂溪典外,《公羊》末有“臣赵域、议郎臣刘宏、郎中臣张文、臣苏陵、臣傅桢”。《论语》末题云“诏书与博士臣左立、郎中臣孙表”。(《广艺州双楫》)

 

筆論

                                                                  蔡邕

 

蔡邕 (公元133年--192年), 字는 伯喈, 東漢時期의 文學家이다. 經史、音律、天文 等에 能했고 篆隸를 專攻했는데 “飛白書”의 創始者이다.

筆論--蔡邕
書者, 散也. 欲書先散懷抱.

(釋: 여기에서 散은 “풀어 놓다”의 뜻으로 쓰인다. 書藝란 풀어 놓은 것이다. 글을 쓰기 전에 먼저 마음을 풀어놓아야 한다.)
任情恣性, 然后書之; 若迫于事, 雖中山兎毫不能佳也.

(釋: 몸과 마음이 매우지 말고 自由自在로 放縱할수 있을 때 글을 써야한다. 만약 일에 딸리는 몸이면 <中山토끼털>로 만든 붓이라 하여도 좋은 作品을 써낼 수 없다. [中山兎毫: 中國安徽省에 있는 宣州에서 나는 토끼털 붓이다.)
夫書, 先默坐靜思, 随意所适, 言不出口, 氣不盈息, 沉密神彩, 如對至尊, 則無不善矣.

(釋: 무릇 글을 쓰기 전에는  조용히 앉아 마음을 가다듬고 快適한 心情을 만들어야 하며; 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숨을 고르게 쉬며; 新鮮한 마음가짐으로 皇帝를 대한 듯이 하면 좋은 글을 써낼 수가 있다.)
爲書之體, 須入其形, 若坐若行, 若飛若動, 若往若來, 若臥若起, 若愁若喜; 若蟲食木葉, 若利劍長戈, 若强弓硬矢, 若水火, 若雲霧, 若日月, 縱橫有可象者, 方得謂之書矣.

(釋: 書藝의 體勢는 반드시 글자의 모든 形象과 內在的 精神을 反映하여야 한다. [注: 아래문장은 略釋, 大槪 글자의 模樣이 天地萬物의 形象을 닮아야 한다는 뜻이다.])

九勢--蔡邕

夫書肇于自然, 自然旣立, 陰陽生焉; 陰陽旣生, 形勢出矣. 藏頭護尾, 力在字中. 下筆用力, 肌膚之麗. 故曰: 勢來不可止, 勢去不可遇, 惟筆軟則奇怪生焉.

(釋: 書藝의 根本은 自然스러움이다. 自然스럼이 形成되었으면 對立統一된 陰陽이 生成하게 된다. 陰陽이 生成되었으면 字形 字勢 가 스스로 생기게 되는 것이다. 붓을 댈 때는 藏鋒으로, 붓을 뗄 때에는 回鋒으로 하여 筆力이 劃의 中心에 集中되게 하여야 한다. 붓을 댈 때 힘 있으면 글자의 겉이 아름다운 光彩가 나게 되는데 고로 말하기를: 筆勢가 나타날 때에는 반드시 그 自然스러움에 맡겨야지 그것을 抑制하자고 들면 안 된다. 筆勢가 없어 질 때에도 그 自然스러움에 맡기되 막으면 안 된다. 오직 筆이 軟하여야 온갖 千變萬化한 用筆效果가 나타나게 된다.)

凡落筆結字, 上皆覆下, 使其形勢遞相映帶, 無使勢背.

(釋: 무릇 落筆과 結構는 반드시 위와 아래가 서로 맞물려야 하는데 이래야만 字形과 筆勢가 互相 어울리게 된다. 絶對로 筆勢에 거슬리는 運筆을 하지 말아야 한다.)

轉筆, 宜左右回顧, 無使節目孤露.

(釋: 붓을 놀리며 있어서 응당 全般에 準하여 좌우를 돌보아야 하며 圓滑하게 運筆하여 筆劃가운데에 가시나무 마디처럼 생가지가 나와선 안 된다.)

藏鋒, 點畵出入之迹, 欲左先右, 至回左亦爾.

(釋: 藏鋒이란 落筆과 收筆할 때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긋는 劃은 먼저 오른쪽으로 붓을 그어야 하는 도리를 말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긋는 劃도 마찬가지 道理이다.)

藏頭, 圓筆屬紙, 令筆心常在點畵中行.

(釋: 藏鋒 落筆은 붓의 中心을 축으로 종이위에 펼쳐지게 되는 것을 말하는데 劃을 긋는 내내 筆心은 恒常 點劃의 가운데 놓여야 한다.)

護尾, 點畵勢盡, 力收之.

(釋: 筆劃의 끝은 應當 回鋒하여야 하는데 點劃과 筆勢가 이미 다하였을 때 應當 힘 있게 거둬들여야 한다.)

疾勢, 出于啄、磔之中, 又在竪筆緊趯之內.

(釋: 運筆에서의 快速적인 氣勢는 疾勢, 啄과 磔 中에서 나오고 또한 竪筆의 緊과 趯에서 비롯된다.)

掠筆, 在于趲鋒峻趯用之.

(釋: 掠筆의 筆法이란 빠른 速度로 出筆할 때의 氣勢가 힘 있게 높이 훌쩍 뛰어 오르는 듯한 것을 말한다.)

澁勢, 在于緊駃戰行之法.

(釋: 澁勢란 緊과 快의 有機的 結合에서 생긴 戰筆中에 있다.)

橫鱗, 竪勒之規.

(釋: 橫劃은 마치도 魚鱗과도 같이 하나하나씩 點으로 이루어 진 것과 같다. 竪劃은 또한 말고삐를 잡아당기듯이 收와 放을 거듭하는 것이 道理이다.)

此名九勢, 得之, 雖無師授, 亦能妙合古人, 須翰墨功多, 卽造妙境耳.

(釋: 以上의 것을 九勢라고 하는데 掌握하기만 하면 비록 스승이 없을지라도 능히 옛사람들의 筆法과 맞아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반드시 부지런히 臨池하여 神秘한 書藝의 境地에 들어서야 하는 것이 道理이다.)
橫道邨子

  符讀書城南(부야, 성남에서 책을 읽어라)

                                                                       韓愈(退之 768 ~ 824)

    木之就規矩     목재를 손질하고 바르게 하여 규격에 맞게 하는 것은

    在자匠輪輿     목수나 소목장이, 수레 바퀴 만드는 이나 가마 만드는 사람에게 달렸다.

    人之能爲人     사람이 사람 만드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은

    由腹有詩書     시서, 곧 학문의 교양에 달렸느니라.

    詩書勤乃有     학문은 노력하면 터득될 수가 있게 마련이지만,

    不勤腹空虛     노력하지 않으면 머리는 텅 비게 되느니라.

   

  

    欲知學之力     학문의 효과를 알기를 바란다면

    賢愚同一初     어진 이도 어리석은 자도 시작은 똑같은데,

    由其不能學     공부하지 않은 결과로 말미암아

    所入遂異閭     나아가는 방향이 마침내 달라진다.

    兩家各生子     양가에서 제각기 아기가 태어나

    提孩巧相如     어릴 때는 그저 비슷 비슷 하기만 하고,

    少長聚嬉戱     조금 자라서 함께 어울려 놀 무렵이 되면

    不殊同隊魚     떼를 지어 헤엄치는 물고기와 같다.

   

       

    年至十二三     그러다가 나이 열 두서너 살이 되면

    頭角稍相疎     두각을 약간 드러내기도 하고 그렇지 못한 차이가 생기고,

    二十漸乖張     스무 살이 되면 점점 거리가 생기기 시작하여,

    淸溝映汚渠     맑은 도랑이 흐린 도랑에 비치듯이 되느니라.

    三十骨격成     삼십이 되면 골격도 이루어 지고

    乃一龍一猪     한 쪽은 용처럼 되는가 하면 한 쪽은 돼지처럼 된다.

    飛黃騰踏去     뛰어난 말은 펄쩍 뛰어 달려가

    不能顧蟾여     두꺼비 따위는 돌아보지도 않는 것과 마찬가지지.

   

 

    一爲馬前卒     한 쪽은 말 앞에서 고삐를 쥐는 병졸이 되어

    鞭背生蟲저     등에는 채찍 맞아 구더기가 끓게 되고,

    一爲公與相     한 쪽은 삼공이나 장관이 되어

    潭潭府中居     깊숙한 관청 속에 사는 신분이 되느니,

    問之何因爾     무슨 이유로 그렇게 되었는가 하면

    學與不學歟     모두 다 학문을 하고 안 한 차이니라.

 

 

    金璧雖重寶     금옥은 아주 귀한 보물이기는 하지만

    費用難貯儲     써 버리기 쉬워 저축해 두기 힘들다.

    學問藏之身     그러나 학문은 몸에 지니기만 하면

    身在則有餘     살아 있는 한 모두 다 쓸 수가 없느니라.

    君子與小人     훌륭한 군자가 되거나 하찮은 소인이 되는 것은

    不繫父母且     부모가 낳을 때에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不見公與相     보라, 삼공이나 장관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起身自이鋤     민간 집 농민으로 부터 출세하지 않았느냐.

    不見三公後     보라, 바로 그 삼공의 자손들이

    寒飢出無驢     추위와 굶주림으로 외출할때 탈 노새조차 없음을.

    文章豈不貴     학문이라고 하는 것은 고귀한 것,

    經訓乃치여     경서의 가르침은 봉급의 근원이지만

    潢료無根源     마당 웅덩이 물에는 근원이라는 것이 없기 대문에

    朝滿夕已除     아침에는 차고 넘쳐도 저녁에는 마르느니라.

 

 

    人不通古今     사람이 고금의 일을 잘 알고 있지 못하다면

    馬牛而襟거     말이나 소가 옷을 입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어서

    行身陷不義     몸으로 행하는 일은 불의에 빠지고 마느니

    況望多名譽     하물며 명예 따위를 어찌 바라리오.

    時秋積雨霽     때는 가을이라 연일 내리던 비도 멎었고

    新凉入郊墟     서느러운 새 기운이 야산에 어려 있으매

    燈火稍可親     등불과 점점 친하며

    簡編可卷舒     책을 펼쳐 읽기 좋은 계절이 되었느니라,

 

 

    豈不旦夕思     아침 저녁 네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으니

    爲爾惜居諸     너를 위해 세월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한다.

    恩義有相奪     부자 사이라도 의를 상하는 경우가 있는 법이어서

    作詩勸躊躇     시를 지어, 머뭇거리지 말고 공부하라 권하는 것이니라.

 

秋聲賦
                                                               歐陽修
歐陽子方夜讀書/구양자방야독서/구양자가 밤에 책을 읽다가
聞有聲自西南來者/문유성자서남내자/서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다.
悚然而聽之曰異哉/송연이청지왈리재/섬찟 놀라 귀기울이며 "이상하구나!"
初淅瀝以蕭颯/초석력이소삽/처음에는 바스락 바스락 거리고 휘휘거리더니
忽奔騰而澎湃/홀분등이팽배/홀연 물결이 거세게 치달으며 부짖혀 올랐다
如波濤夜驚/여파도야경/마치 파도가  밤에 놀라
風雨驟至/풍우취지/비바람이 갑자기 몰아치는 것 같았는데
其觸於物也/기촉어물야/그것이 물건에 부딪힘에
鏦鏦錚錚/총총쟁쟁/쨍그렁 쨍그렁하여
金鐵皆鳴/금철개명/쇠붙이가 모두 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又如赴敵之兵/우여부적지병/마치 적진으로 나가는 군대가
銜枚疾走/함매질주/입에 재갈을 물고 질주하는 듯
不聞號令/불문호령/호령 소리는 들리지 않고,
但聞人馬之行聲/단문인마지항성/인마 달리는 소리만 들리는 듯하기도 했다.

予謂童子/여위동자/내가 동자에게 둗기를,
此何聲也/차하성야)/"이게 무슨 소리냐
汝出視之/여출시지/네 좀 나가 보아라."하니
童子曰星月皎潔/동자왈성월교결/동자가 이르기를, "달과 별이 밝게 빛나며
明河在天/명하재천/하늘엔 은하수가 밝게 빛나고
四無人聲/사무인성/사방에는 인적이 없으니
聲在樹間/성재수간/그 소리는 나무 사이에서 나고 있습니다." 하였다
 
予曰唏唏悲哉/여왈희희비재/내가 말하기를, "아, 슬프도다,
此秋聲也/차추성야/이것은 가을의 소리구나.
胡爲而來哉/호위이내재/어찌하여 온 것인가
蓋夫秋之爲狀也/개부추지위상야/저 가을의 모습이란,
其色慘淡(/색참담/그 색은 쓸쓸하고도 맑아
煙霏云斂/연비운렴/안개는 날아가고 구름은 걷힌다
 
其容淸明/기용청명/가을의 모양은 청명하며
天高日晶(/고일정/하늘은 드높고 태양은 빛난다.
其氣慄冽/기기율렬/그 기운은 살이 저미도록 차가워
砭人肌骨/폄인기골/피부와 뼛속까지 파고 들며,
其意蕭條/기의소조/그 뜻은 쓸쓸하여
山川寂寥/산천적요/산천이 적적하고 쓸쓸해진다.
 
故其爲也/고기위야/그러기에 그 소리 됨이
凄凄切切/처처절절/처량하고 애절하며
呼號憤發/호호분발/울부짖는 듯 떨치고 일어나는 듯한 것이다.
豊草綠縟而爭茂/풍초녹욕이쟁무/풍성한 풀들은 푸르러 무성함을 다투고,
佳木蔥籠而可悅/가목총농이가열/佳木들은 울창하게 우거져 볼 만하더니,
草拂之而色變/초불지이색변/풀들은 가을이 스쳐가자 누렇게 변하고,
木遭之而葉脫/목조지이섭탈/나무는 가을을 만나자 잎이 떨어진다.
其所以摧敗零落者/기소이최패령낙자/그 까닭은
乃其一氣之餘烈/내기일기지여렬/바로 가을 기운이 남긴 매서움 때문이다.

夫秋刑官也/부추형관야/가을은 형벌을 관장하는 관청이요,
於時爲陰/어시위음/절후에 있어서는 음의 때요,
又兵象也/우병상야/또한 전쟁의 상이요,
於行爲金/어항위김/오행에 있어서는 금(색은 백색)에 속한다
是謂天地之義氣/시위천지지의기/이는 천지간의 의로운 기운이라 하겠으니,
常以肅殺而爲心상이숙살이위심/항상 초목을 숙살케 하는 본성이 있다.
 
天之於物/천지어물/하늘이 만물에 대해 작용함에
春生秋實/춘생추실/봄에는 나고 가을에는 열매를 맺게 한다.
故其在樂也/고기재낙야/그러므로 그것이 음악에 있어서는
商聲主西方之音/상성주서방지음/상성으로, 서방의 음을 주관하고,
夷則爲七月之律/이칙위칠월지률/이칙으로 칠월의 음률에 해당한다.
商傷也/상상야/상(商)은 상(傷)의 뜻이다.
物旣老而悲傷/물기노이비상/만물이 이미 늙어 슬픈 마음 상케 되는 것이다.
夷戮也/이륙야/ 이(夷)는 륙(戮)의 뜻이니
物過盛而當殺/물과성이당살/만물이 성함을 지나 마땅히 죽게 되는 것이라.

嗟乎/차호/아,
草木無情/초목무정/초목은 감정이 없건만
有時飄零/유시표령/때가 되니 바람에 날리어 떨어지도다.
人爲動物/인위동물/사람은 동물 중에서도
惟物之靈/유물지령/영혼이 존재하는지라 
 
百憂感其心/백우감기심/온갖 근심이 마음에 느껴지고 .
萬事勞其形/만사노기형/만사가 그 육체를 수고롭게 하여
有動於中/유동어중/마음 속에 움직임이 있으면
必搖其精/필요기정/반드시 그 정신이 흔들리게 되나니
 
而況思其力之所不及/이황사기력지소불급/하물며 그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까지 생각하며
憂其智之所不能/우기지지소불능/그 지혜로는 할 수 없는 것까지 근심하게 되어서는,
宜其渥然丹者爲槁木/의기악연단자위고목/마땅히 홍안이 어느 새 마른 나무같이 시들어 버리고
黟然黑者爲星星/이연흑자위성성/까맣던 머리가 백발이 되어 버리는 것도 당연하다 할 수 있다.
 
奈何以非金石之質나하이비김석지질/어찌하여 금석 바탕도 아니면서
欲與草木而爭榮/욕여초목이쟁영/초목과 더불어 번영을 다투려 하는가
念誰爲之戕賊/념수위지장적/생각건대, 누가 저들을 죽이고 해하고 있건데
亦何恨乎秋聲/역하한호추성/또한 어찌 가을의 소리를 한하는가" 하니
童子莫對/동자막대/동자는 아무 대답 못하고
垂頭而睡/수두이수/머리를 떨구고 자고 있다.
但聞四壁/단문사벽/다만 사방 벽에서
蟲聲喞喞/충성즐즐/벌레 우는 소리만 찌륵찌륵 들리는데,
如助余之歎息/여조여지탄식/마치 나의 탄식 소리에 보태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