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신윤복의 풍속도
濕戶緊蔽
一人이 入山峽小路하니 日已薄暮라 한 나그네가 산골짜기 오솔길로 들어서니 날이 이미 저물었다. 酒店이 尙遠하야 進退維谷이라 주막은 아직 먼데 진퇴 유곡이라, 入一家呼之則老翁한즉 出見이어늘 어떤 집에 들어가서 주인을 부른즉, 늙은이가 나와 보기에 言于翁曰 “余以京居之人으로 往某處라가 그 늙은이에게 말하기를, “나는 서울에 사는 사람으로 모처에 가는데, 日暮如此而酒店尙遠하고 更無前進之路니 날이 이렇게 저물고, 주막은 아직 멀고, 다시 더 나아갈 수도 없으니 一夜借宿如何”잇가 하룻밤 잠자리를 빌리면 어떻겠소?”하였다. 翁曰 “吾家는 只有內房이요 無客室하니 不可留宿”이니이다. 그 노인이 말하기를, "내 집에는 다만 안방뿐이고
객실이 없으니 자고갈 수가 없습니다.“ 客曰 “山谷이 深險하고 豺狼이 當途에 日又暮矣라 나그네 말하기를, ”산골이 심히 험하고 승냥이와
이리가 길에 있는데 날 또한 저문지라 今若(=如)固拒면 是는 見溺而不援也니, 지금 굳이 거절하시면 바로 물에 빠진 것을 보고
건져주지 않는 것과 같은 것이 됩니다. 日氣不甚寒이라 土軒이라도 何妨”이리오 날씨가 그리 심하게 추운 것도 아니니
토방인들 어찌 거리끼겠습니까 “ 했다.
▲단원 김홍도의 풍속도
翁이 不得已邊客入室하니 주인 영감은 부득이 그 나그네를 방으로 들게했다. 客曰 “夕飯을 或得喫否”아. 나그네가 말하기를, “혹 저녁밥을 얻어 먹을 수 없을까요?”하니, 翁曰 “飯則何難之有”리오 하고 卽備進而 영감이 말하기를, "밥이야 어찌 어렵겠소." 하고 즉시 차려서 나왔다. 食後에 見主人家人數則有老翁老婆하고 有少婦處女矣라. 저녁을 먹은 뒤에 주인집의 식구들을 보니, 늙은 노인과
노파가 있고, 젊은 며느리와 처녀가 있었다. 客이 問曰 “翁之子女幾許”오. 나그네가 묻기를, " 영감님의 자녀는 몇입니까?”하니, 曰 “有子女而子則成娶하고 말하기를, “아들과 딸이 있으며, 아들은 장가를 들였으나, 女則固未出嫁耳”니라. 딸은 아직 시집보내지 못했습니다.” 又問曰 “子則何不在家”오. 또 묻기를, "아들은 어찌 집에 안 계시오?“ 하니 曰 “日前出他하야 姑未還耳”니라. 주인 영감이 말하기를, 일전에 출타하여 아직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喫飯後에 翁이 以席으로 垂遮房中而謂客曰 식사를 마친 후 주인 영감이 돗자리를 드리워
방 가운데를 가리고 나그네에게 말하기를, “初夜雖不寒이나 夜深則必寒이니 入于席外矣”하라. “초 저녁은 비록 춥지 않으나 밤이 깊으면 반드시
추울 것이니 자리 밖으로 들어 오시오." 했다. 客曰 “甚未安”이라 하고, 卽入其外而臥러니, 나그네 말하기를, ”대단히 미안합니다.“하고
즉시 그 돗자리 바깥에 들어가 누웠다. 其夜有月하야 房內微明矣어늘 以席間觀其動靜에 그날 밤 달이 있어 방안은 희미하게 밝았다. 돗자리 사이로 그들의 동정을 살피니, 翁則臥于下突하고 其次는 老婆臥之하고 其次는 子婦臥之하고 영감은 아랫목에 눕고, 그 다음은 노파가 눕고, 그 다음은 며느리가 눕고, 其次는 處女臥之而與客臥處之隔一席이라. 그 다음에 처녀가 누웠는데 나그네가 누운 곳과는 자리 하나의 간격이었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도
客이 以席間連窺動靜則翁在下突하야 種種擧頭越視한대, 나그네가 자리 사이로 동정을 계속 살피니 늙은이는
아랫목에서 종종 머리를 들고 건너다 보거늘, 客이 心語曰 “必然疑吾故也”라 하고, 나그네가 마음속으로 말하기를,
“반드시 나를 의심하는 까닭일 것이다.” 했다. 夜深後 翁이 因鼾睡矣어늘 밤이 깊어지자, 영감이 코를 골며 잠이 들었기에 客이 入手撫女則女亦弄之矣라. 나그네가 손을 넣어 처녀를 어루만지니 처녀 역시 이를 희롱하는지라, 卽擧席而入하야 與女交合之際에 翁이 乍擧頭視之則 즉시 자리를 들고 들어가서 교합할 즈음에 영감이 언뜻 머리를 들고 그 곳을 보니. 客이 與女로 交合에 方張作事矣라 나그네가 자기 딸과 교합하여 바야흐로 그 일을 벌이고 있는지라. 翁이 欲高聲逐之則恐子婦知之하야 영감은 고성을 질러 그를 좇아버리고 싶었으나 며느리가 그것을 알까 두려워, 待其從容速畢矣어늘 조용히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厥者는 久而健作하고 女不勝蕩情하야 그 자가 오래도록 힘차게 작동하니, 딸은 방탕한 정을 이기지 못하고, 因出痛聲에 四肢가 動搖하고 醜聲이 狼藉하야 그로 인하여 신음 소리를 내면서 사지를 흔들고 낭자한 소리가 어지러우며,
布襪生塵魂蕩樣이요 버선에선 먼지가 일고 거의 넋이 나간 모양이요, 錫釵墜枕鬢鬖髿=䯯라. 댕기가 베개에 떨어지고, 귀밑머리와 머리채가 모두 풀어헤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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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신윤복의 풍속도
在傍子婦가 欽羨健作而不耐其淫蕩하야 곁에 있는 며느리가 뜨거운 건작을 흠모하고 부러워하며,
음욕을 참지 못하는데, 事畢後에 慇懃牽之러니 나그네는 일이 끝난 뒤에 며느리를 은근히 끌어당겼다. 厥者가 卽其地에 與子婦로 交合하니 그 자는 곧 며느리와 교합을 하기 시작했다. 翁이 見甚駭然하야 暗搖其妻하니 妻는 莫知其故하고 주인 영감은 몹시 놀라, 살며시 자기 처를 흔들었다. 처는 그 까닭을 모르기에, 頗有甚麼意思하야 慇懃側耳則 자못 심각한 어떤 뜻이 있는 줄 알고 은근히 귀를 기울이자, 翁이 附耳低聲曰 “彼客이 次第爲之하니 영감은 마누라의 귀에 입을 대고 낮은 소리로 말하기를,
“저 나그네가 차례차례로 그 짓을 하니, 婆之濕戶를 以手로 緊蔽”하라 당신의 젖은 음호를 손으로 굳게 가리시오”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