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明字 酬答

solpee 2010. 7. 13. 18:17

용만의 관소에 당도하여 조 종사 죽음공이 나의 도중에 지은 작품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에 나는 백상루에서 밝을명자 운자로 지은 근체시를 말해 줬다. 이로 인해 제공들이 차운하였으므로 지루함을 모르고 수답하였다[到灣館 趙從事竹陰公索余途間述作 余以百祥樓明字近體言之 因被諸公次韻 酬答不覺支離]

                                                                            象邨 申欽

나그네길 가는 시절 여름철이 다가오니 / 倦遊時序近朱明
흐릿한 봄그늘에 날씨 아니 화창하네 / 漠漠春陰未放晴
오피궤 작은 창에 미처 못 꾼 꿈을 깨니 / 烏几小窓殘夢醒
가랑비 속에 살구꽃 주렴 밖에 흩날리네 / 杏花微雨捲簾輕
시름 속에 늦은 봄빛 아랑곳하지 않고 / 閑愁不管韶華晩
머언 이별 오로지 그리운 정 사무치네 / 遠別唯關去住情
실의에 빠져 시빚이 있다는 걸 망각하여 / 潦倒却忘詩債在
장단의 노래가락 지필로 다 못 쓰겠네 / 蠻牋辜負短長行

이(二)
강변 누대 아스라이 허공을 의지했는데 / 迢迢江檻倚虛明
변방 하늘 구름 짙어 화창하지 않다네 / 接塞頑雲鬱不晴
굽은 물가 저녁 조수 가랑비가 지나갔고 / 曲渚晩潮踈雨後
온 숲의 우거진 신록 낮그늘이 상쾌하네 / 一林新綠午陰輕
벼슬살이 반세상에 무능함을 못 감추고 / 簪纓半世難藏拙
호해에 평생 동안 정을 매어 두었다네 / 湖海平生苦繫情
다행히도 맑은 시 나를 능히 일으키니 / 剛喜淸詩能起我
각건으로 어느날 공의 걸음 뒤따를꼬 / 角巾何日繼公行

삼(三)
머문 구름 높이 걷혀 머언 뫼가 밝은데 / 宿雲高捲遠峯明
비둘기 울음 들린 뒤 들녘빛이 쾌청하네 / 聽盡鳴鳩野色晴
조촐한 술상 넘치는 술잔을 사양 않거니 / 小酌不辭金盞凸
연한 추위가 가벼운 홑옷에 스며드누나 / 嫰寒從透裌衣輕
오랜 객창에 시름 병 많다고 말을 마소 / 休言客久饒愁疾
시 이뤄지자 본심과 비슷한 게 즐겁다오 / 却喜詩成近性情
대궐에서 그 어느 때 임금을 하직했던가 / 芝蓋幾時辭斗極
이제 장차 사자 수레 서울 향해 떠나려네 / 華軺共向日邊行

사(四)
거울 잡아 어찌 차마 하얀머리 바라볼꼬 / 攬鏡那堪鬢色明
화창한 봄 즐기는 꽃과 새들 부럽구나 / 偏憐花鳥弄春晴
꿈속에 받은 오색붓 내 어디에다 쓸건고 / 夢中綵筆吾何用
탁자 위의 현경을 세상에선 경시하네 / 床上玄經世或輕
말세 물결 붙좇음은 본디 성품 어긋나고 / 末路浮沈乖素性
늘그막의 회포는 이별의 정이 중하지 / 暮年懷抱重離情
술상 앞의
백설가 어느 누가 화답할꼬 / 樽前白雪知誰和
준마에 붙어 달리는 내 몸이 다행스럽네 / 自幸如今附驥行

오(五)
깊은 밤 외론 관소에 한 등불이 밝은데 / 夜闌孤館一燈明
강변의 비바람이 잠시도 아니 개이네 / 風雨連江不蹔晴
혼란한 세상 생활의 계책 짧음 차츰 알고 / 世亂漸知身計短
기심 잊으니 세속의 인연 가벼움 즐겁네 / 機忘還喜俗緣輕
옥거문고 나름대로 천년 곡조 지녔거니 / 瑤琴自有千年調
우리 속의 천리마야 만리의 뜻 품지 마라 / 櫪驥休懷萬里情
제공 향기 실컷 맡음 어찌 사양할쏘냐 / 賸馥豈辭薰沐盡
주옥의 글 찬란하여 우리 행차 빛낸다네 / 瓊章璀璨賁吾行

육(六)
평소에 고명한 분들 장려를 받은 이몸 / 平生飾獎荷高明
구름 헤치고 청천을 보는 정도일 뿐이랴 / 何啻披雲覩快晴
한 시대의 시문 맹주 한자리에 있는데 / 一代風騷盟主在
한백년 이룬 공업 태산도 가벼울 거야 / 百年勳業泰山輕
무능하여 세상 봉사 못하는 나 가련하니 / 自憐踈懶難供世
돌아가 쉰다는 말 진정 아니라 말 마오 / 莫道歸休是不情
아마도 고향 산천 봄 이미 늦었을텐데 / 遙憶故園春已晩
어찌하면 한객으로 한가한 걸음 걸을꼬 / 若爲閑客作閑行

칠(七)
타향에서 상봉하니 눈이 활짝 뜨이는데 / 殊方邂逅眼雙明
날씨 잠깐 개인 사이 누대에 함께 올랐네 / 聯袂高樓趁乍晴
하늘 끝 변방 길은 사막이 가까웁고 / 關路極天沙磧近
땅을 휩쓰는 강바람 들 구름이 가볍구나 / 江風捲地野雲輕
덧없는 객지의 벼슬 절서가 지나가는데 / 悠悠覊宦經時序
험난한 길 고독하여 물정을 느낀다네 / 落落危途見物情
원룡이 객례 없다 이상히 여기지 마소 / 休恠元龍虧客禮
호해에 그대 함께 떠나기를 그린다네 / 却思湖海共君行

팔(八)
요동 땅 아스라하고 압록강 물 밝은데 / 遼塞迢迢鴨水明
짙은 구름 해를 가려 쾌청하지 않구나 / 頑陰閣日未全晴
천애의 명승 구경 본디 우연 아니거니 / 天涯勝賞元非偶
객중의 청아한 즐검 어찌 경시할소냐 / 客裏淸歡豈可輕
늘그막의 인생이라 유달리 감회 있는데 / 人到暮年偏有感
좋은 시절 만난 때 그 마음이 어떠하랴 / 時當佳節若爲情
청컨대 그대 부디 큰 붓을 집어들고 / 憑君須把如椽筆
장차 누대 올라가서 이 여행을 기록하소 / 且向高樓紀此行

구(九)
촛불 심지 자르면서 새벽 맞음 무방한데 / 何妨剪燭到天明
늦봄의 정자 위에 고운 햇살 쾌청하네 / 春晩亭臺麗景晴
머언 꿈 곤히 들어 오피궤가 편안하고 / 遠夢乍闌烏几穩
작은 향로 향불 연기 아른아른 피어나네 / 小爐纔燼篆煙輕
풍진 속의 이 몸은 선책 없어 고민인데 / 風塵我苦無長策
산골짝에 그대 응당 예전의 정이 있으리 / 丘壑君應有夙情
소년시절 여행 흥취 남았다고 말을 마소 / 莫道少年歡興在
유랑은 이제 이미 몇 번을 다녀갔나 / 劉郞今已幾番行

십(十)
계수나무 달그림자 난간머리 훤히 비춰 / 丹檻前頭桂影明
밤중의 좋은 모임 쾌청한 게 즐겁다네 / 夜來佳會喜新晴
산안개 문안에 가득 주렴 젖어 축축하고 / 嵐光撲戶簾全濕
맑은 공기 사람 깨쳐 육신이 가뿐해진 듯 / 灝氣醒人骨欲輕
고향에서 늙을 언약 언제 우리 이룰건고 / 幾日共成終老約
돌아가지 못하는 정 봄날에 얘기할 따름 / 一春空說未歸情
꽃과 버들 고향의 봄 저물어갈 터인데 / 故園花柳春應晩
동풍아 내가 오길 기다려줌이 어떠랴 / 知向東風待我行

십일(十一)
긴 강물 바라보니 강변 하늘 밝은데 / 極目長江洲渚明
우는 비둘기 어린 제비 맑은 아침 알리누나 / 鳴鳩乳燕報朝晴
오랜 나그네 타향에 도서를 폐해버리니 / 殊方客久圖書廢
봄이 깊은 별원에 발걸음이 가볍구나 / 別院春深杖屨輕
벗들이 멀리 떨어져 손가락만 꼽아보고 / 落落交游虛屈指
하염없는 고향 소식 절로 마음 상한다네 / 悠悠音耗自傷情
귀밑머리 서리꽃을 불현듯 깨달으니 / 霜華斗覺添雙鬢
늘그막에 어느 누가 먼 여행 하게 하랴 / 老去誰敎作遠行

십이(十二)
중간이 끊긴 물가에 모래톱이 빛나는데 / 汀洲中斷遠沙明
짙은 안개 개이자 섬들이 뚜렷하네 / 島嶼初分宿霧晴
촌가의 드문 나무 꽃소식이 적은데 / 野店樹稀花信少
주렴 밖 잔잔한 바람 나는 제비 가볍네 / 瓊簾風細燕飛輕
울적함을 씻는 술에 취함을 사양하랴 / 酒澆磊磈那辭醉
시구를 안배함은 정을 풀기 위해서지 / 詩着安排爲寫情
황제 조서 이제 이미 내렸다는 말을 듣고 / 聞道芝函今已降
천애에서 다시금 가는 사람 전송하네 / 天涯還復送人行

이때 웅조사(熊詔使)가 먼저 도착하였다.


십삼(十三)
꿈을 깨자 외론 등불 깜박깜박거리는데 / 夢罷孤燈翳復明
요동 산천 봄비가 새벽이 되어 개었네 / 遼山春雨曉來晴
외진 변방 체류하여 절서가 바뀌었고 / 窮邊留滯光陰改
노쇠한 병 싸고 있어 약 효력이 가볍구나 / 衰疾扶持藥力輕
녹을 먹는 오늘날 예전 뜻 부끄러운데 / 循祿至今慙夙志
관복 벗고 어느 곳에 그윽한 정을 부칠꼬 / 投簪何處寄幽情
도연명이 우리 무리 아니라 할 수 없나니 / 陶潛未必非吾輩
당년의 율리 걸음 저버리지 말게나 / 莫負當年栗里行

십사(十四)
숲 그림자 닿은 강 석양빛이 밝은데 / 樹影連江落照明
하늘 반쪽 걷은 주렴 봄날씨가 개었구나 / 半天簾幕捲春晴
안개꽃의 외진 변방 멀리도 찾아왔는데 / 煙花絶塞身何遠
평소에 호해의 흥취 가볍지가 않다네 / 湖海平生興不輕
촛불 켜고 좋은 밤에 모임 갖고 싶은데 / 剪燭欲謀良夜會
흉금을 트니 따라서 고인의 정을 보겠네 / 開襟仍見故人情
선원이라 작은 집에 그대 함께 지내는데 / 仙源小築君居並
어느제나 북쪽 성곽 함께 찾아 노닐는지 / 幾日同尋北郭行

십오(十五)
장막을 친 많은 누각 밝은 강물 임했는데 / 垂樓萬幕壓江明
십리의 관아 큰길 가랑비가 개었네 / 十里官街小雨晴
붉은 이슬 부드러운 꽃눈에서 떨어지고 / 紅露乍翻花眼嫰
푸른 연기 가벼운 버들 허리 감쌌네 / 靑煙低襯柳腰輕
전에 놀던 낡은 자취 진정 꿈속 같은데 / 舊遊陳跡眞如夢
명승지의 좋은 시절 정이 한결 새롭네 / 勝地佳辰倍有情
온 종일 봄 창가에 시름겹게 앉아서 / 盡日春窓愁坐久
쓸쓸히
소년행만 속절없이 짓는다네 / 寂寥空賦少年行

십육(十六)
변방 에워싼 안개꽃 비단같이 밝으니 / 繞塞煙花錦繡明
병석에서 일어난 시객의 눈 청신하네 / 詩仙病起正新晴
문을 닫고 향 피우자 세속 기심 사라지고 / 焚香閉閤塵機息
달과 구름 그려내자 필세도 경쾌하다오 / 畫月描雲筆勢輕
거울 속 일천 길의 하얀머리 시름 마소 / 鏡裏莫愁千丈雪
술동이 앞에 도리어 백년의 정이 있다네 / 樽前還有百年情
어찌하면 일찌감치 하의 입고 떠나서 / 何當早着荷衣去
해산의 깊은 곳에 우리 함께 다녀볼꼬 / 共向海山深處行

십칠(十七)
덤덤히 마주 대해 서로의 흉금 밝은데 / 淡然相對兩襟明
쾌청한 때 오랫동안 우리 함께 거님세 / 步屧多時幾趁晴
한 차례의 비바람에 봄빛 이미 저물었고 / 風雨一番春已老
십년 세월 명예에는 뜻이 그저 가볍다네 / 聲名十載意全輕
마음 편함 약이거니 다른 약이 무슨 소용 / 安心是藥何須藥
통명한 자 정을 잊어 절로 정이 적어지지 / 達識忘情自寡情
배꽃 필 때 둥근달 장차 기다렸다가 / 直待梨花新月滿
빨리 와서 우리 함께 꽃구경을 나가보세 / 徑來同作看花行

십팔(十八)
깨끗하고 맑은 기풍
옥수처럼 환하신데 / 洒落淸標玉樹明
쾌청한 들창문 안에 진귀한 글 훑어보네 / 瑤編點檢小窓晴
영중의
백설가는 알아듣는 이 없는데 / 郢中白雪無人會
길가의
황화곡을 제멋대로 부른다오 / 街上黃華任爾輕
나는 붉나무 굴참나무 타고난 자질 보전코 / 樗櫟我全天與質
그대는 소나무 대나무 꿋꿋한 절개 지녔지 / 松篁君保歲寒情
청풍나무 시냇가에 아는 사람 많으니 / 靑楓溪畔多相識
곳곳에서 짝을 지어 걸어봄도 무방하리 / 隨處何妨結伴行

십구(十九)
꽃송이는 길이 필 듯 달빛은 밝아질 듯 / 花欲長開月欲明
봄빛은 비가 와도 괜찮고 맑아도 좋네 / 春光宜雨復宜晴
연기에 잠긴 먼 섬은 물가 흔적 사라지고 / 煙沈遠嶼汀痕沒
푸르름 물든 평야는 풀빛이 가볍구나 / 綠染平蕪草色輕
버들가지 복사꽃은 어찌 흥취 있을쏘냐 / 巷柳園桃那有興
흰머리의 선탑에 이미 정을 잊었다네 / 鬢絲禪榻已忘情
만나자는 하많은 말 되풀이 하지 말고 / 無驚百遍相過語
이번 길에 글과 술로 우리 함께 어울리세 / 文酒追隨在此行

이십(二十)
언덕 위의 수양버들 황금빛이 환한데 / 陌頭楊柳拂金明
난간 밖의 복사꽃은 맑은 기운 띠었네 / 檻外桃花喜帶晴
좋은 철은 오로지 봄의 한 쌓이게 할 뿐 /
佳節祗敎春恨重
맑은 술잔 그 어찌 객의 시름 줄일쏘냐 / 淸尊那使旅愁輕
강구름은 이합 취산 일정한 법이 없는데 / 江雲聚散無常性
처마 제비 지지배배 무슨 정을 품었을까 / 樑燕呢喃有底情
함께 병든 고인은 어느제나 일어날꼬 / 同病故人何日起
나홀로 단장 짚고서 처마 가에 거닌다네 / 獨扶藜杖傍簷行

이때 청음(淸陰)이 병석에 누워 있었다.


이십일(二十一)
누각 밖의 긴 강물 비단처럼 밝은데 / 樓外長江素練明
안개 같은 변방 구름 개인 날이 얼마런고 / 塞雲如霧幾多晴
한 해의 봄 다 갔는데 고향 땅은 아득하고 / 一年春盡故鄕遠
천 수의 시는 충분히 만호후를 무시할 만 / 千首詩堪萬戶輕
나그네 몸 언제나 매인 신세 괴롭고 / 爲客每嫌身是累
한적 즐겨 세상과는 별로 정이 없는 듯 / 耽閑似與世無情
천애에서 서로 만남 본디 우연 아니거니 / 天涯離合元非偶
뭇신선의 솜씨 빌려 함께 시를 짓고파 / 要倩羣仙共賦行

이십이(二十二)
성곽을 두른 요동 산은 몇몇 점이 뚜렷한데 / 帶郭遼山幾點明
저문 봄의 날씨는 맑고 개임 무상하네 / 暮春時候雜陰晴
명예는 풍진 속에 얽매인지 오래이나 / 聲名久被風塵縛
의기는 바다와 산 압도한 걸 과시할 만 / 意氣堪誇海岳輕
향그런 풀 지는 꽃은 나그네 한 자아내고 / 芳草落花供旅恨
북방 구름 관산 달은 시의 정을 괴롭히네 / 朔雲關月惱詩情
열흘 달리는 둔한 말 어디에다 쓸 건고 / 駑蹄十駕終何用
허공 가르는 준마를 어찌 감히 따를쏘냐 / 敢逐虛空騄駬行

이십삼(二十三)
날마다 재계 속에 잡념이 일지 않는데 / 淸齋日日念無明
향로 향기 피어나고 비단 장막 쾌청하네 / 睡鴨凝薰綺幕晴
저녁 연기 깔린 숲 향그런 나무 곱고요 / 平楚晩煙芳樹媚
높낮은 산 성 위에는 채색 노을 가볍구나 / 亂山危堞綵霞輕
나비로 화한 장주 별다른 게 아니거니 / 周雖化蝶非他物
우연히 수레를 탄 학 어찌 본디 마음이랴 / 鶴偶乘軒豈素情
혼자 기댄 고을 누각 나그네 한을 보태어 / 獨倚郡樓添客恨
이따금 속절없이
호가행만 읊조리네 / 有時空詠浩歌行

☞.용만의 관소에 당도하여 조 종사 죽음공이 나의 도중에 지은 작품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에 나는 백상루에서 밝을명자 운자로 지은 근체시를 말해 줬다. 이로 인해 제공들이 차운하였으므로 지루함을 모르고 수답하였다 :

상촌 44세 때인 광해군 1년(1609)의 작품이다. 상촌은 이해 봄에 명 나라의 賜諡詔使 熊化와 劉用의 迎慰使가 되어 柳根ㆍ金尙憲ㆍ趙希逸 등과 함께 義州에 갔었다. 竹陰은 조희일의 호이다.
☞.꿈속에 …… 쓸건고 : 南朝 梁 나라의 江淹이 꿈속에서 어떤 神人으로부터 오색빛깔의 붓을 선물로 받고 문장력이 솟아나 뛰어난 문장가가 되었다는 데서 나온 말로, 상촌 자신 또한 강엄과 같은 문장력을 지니긴 하였으나 별로 발휘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白雪歌 : 수준이 높은 곡의 이름으로 흔히 상대방의 시를 찬양하는 뜻으로 인용된다.
☞.준마에 …… 다행스럽네 : 파리가 준마의 꼬리에 붙어 천리를 간다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선배 혹은 뛰어난 인물과 함께 어울리는 자신에 대한 겸사이다.
☞.元龍이 객례 없다 : 원룡은 삼국시대 魏나라의 명사 陳登의 자이고, 객례는 주인으로서 손님을 깍듯이 접대한다는 말이다. 당시의 명사 許汜가 난리를 만나 下邳에 있는 진등을 찾아갔을 때 진등은 그와 한참 동안 대화도 하지 않았으며 자신은 큰 침상에 드러눕고 허사는 밑에 있는 침상에 눕게 하는 등, 손님을 대하는 예의가 없었다는 데서 나온 말로, 상촌 자신이 진등처럼 뜻이 크고 호쾌하여 잡다한 예절 따위는 대범하게 여긴다는 것으로 보인다.《三國志 卷7 陳登傳》
☞.劉郞은 …… 다녀갔나 : 유랑은 後漢 때의 劉晨을 가리킨다. 明帝 때 유신이 阮肇와 함께 天台山 桃源洞으로 약을 캐러가서 선녀를 만나 함께 살다가 세상에 한번 나온 뒤에 다시 찾아갔다는 데서 나온 것으로, 평안도 의주에 여러 차례 왕래한 상촌 자신을 유신에 견주어 말한 것이다.《幽明錄》
☞.少年行 : 樂府 雜曲의 가사로, 흔히 소년의, 삶을 경시하고 의리를 중시하며 호쾌한 기분에 맞춰 여행을 즐기는 일을 노래하는 글인데 여기서는 타향에서 풍경을 노래하는 시를 뜻한다.
☞.玉樹 : 《世說新語》 容止의 “魏明帝가 후비의 아우 毛曾을 夏侯玄과 함께 앉도록 하였는데, 당시 사람들이 갈대가 옥나무에 의지하였다 했다.”에서 나온 것으로, 자태가 준수하고 재간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하는 말이다.
☞.백설가 : 수준이 높은 곡의 이름으로 흔히 상대방의 시를 찬양하는 뜻으로 인용된다.
☞.黃華曲 : 황화는 중국 趙 나라 서울 邯鄲에 있는 산 이름으로, 황화곡은 황하 주위의 민간에서 부르는 평범한 곡 이름이다.
☞.열흘 …… 말 : 《荀子》 勸學의 “무딘 말이라도 열흘 동안 달려가면 준마를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이니, 그 공은 멈추지 않는 데에 있다.”에서 나온 것으로, 상촌 자신에 대한 겸사로 쓴 것이다.
☞.우연히 …… 학 : 세상에 나와서 벼슬살이를 하고 있는 상촌 자신을 비유하는 말이다.
☞.浩歌行 : 당 나라 李賀가 지은 칠언 고시의 제목으로, 봄날에 교외에서 벗들과 술자리를 벌여 놀면서 자신의 불우함을 큰소리로 노래한 것이다. 《李賀詩集 卷一 浩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