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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山松煙

solpee 2010. 6. 3. 20:28

 

遣興
                                                      許蘭雪軒

梧桐生嶧陽 /
오동나무는 역양산에서 자랐는데,
幾年傲寒陰 /
몇 해나 차가운 그늘을 견디었나.

幸遇稀代工 / 다행이 세상에 드문 악공을 만나,
촉取爲鳴琴 /
베어져 소리 좋은 거문고 되었네.
琴成彈一曲 /
그 거문고로 한 곡조를 탔건마는,
擧世無知音 /
온 세상 누구도 알아주지 않았네.
所以廣陵散 /
이래서 광릉산 옛 거문고 곡조는,
終古聲堙沉 /
산에 막혀 물에 잠겨 끊어졌다네.


又                    鳳鳴朝陽

鳳凰出丹穴 /
봉황이 단혈산 단혈을 나오니,
九苞燦文章 /
아홉 빛깔 깃털이 찬란하여라.
覽德翔千仞 /
태평성대 하늘 높이 날아올라,
噦噦鳴朝陽 /
큰소리로 동쪽에서 울고 있네.
稻粱非所求 /
벼와 기장을 바라지 아니하고,
竹實乃其餐 /
오직 대나무 열매만 바란다네.
奈何梧桐枝 /
어찌하여 오동나무 가지 위에,
反栖鴟與鳶 / 저 올빼미와 솔개만 깃드는가.


又                    端綺


我有一端綺 /
나에게 있는 아름다운 비단 한 필,
拂拭光凌亂 /
먼지를 털어내니 빛깔도 어지럽죠.
對織雙鳳凰 /
마주보게 수를 놓은 한 쌍의 봉황,
文章何燦爛 /
반짝이는 무늬 어찌나 찬란한지요.
幾年篋中藏 /
여러 해를 장롱 속에 넣어둔 건데,
今朝持贈郞 /
오늘 아침 낭군께 몸소 드릴 테요.
不惜作君袴 /
그대 바지 만드는 건 아깝지 않고,
莫作他人裳 / 다른 여인 치마감으론 아깝답니다.


又                    반달노리개

精金凝寶氣 /
보배로운 기운이 서린 순금으로,
鏤作半月光 /
반달무늬 노리개 예쁘게 새겼네.
嫁時舅姑贈 /
시집올 때 시부모님이 주셨기에,
繫在紅羅裳 /
붉은 비단 치마끈에 달아두었죠.
今日贈君行 /
오늘 떠나시는 그대에게 드리니,
願君爲雜佩 /
낭군께서 정표로 간직해 주세요.
不惜棄道上 /
길 위에 버리는 건 아깝지 않고,
莫結新人帶 / 다른 여인 허리띠엔 아깝답니다.


又                    大雅

近者崔白輩 /
요즘 최경창 백광훈 같은 어르신이,
攻詩軌盛唐 /
시를 지어 성당의 경지를 이루셨네.
廖廖大雅音 /
시경에 수록된 쓸쓸했던 대아의 시,
得此復鏗鏘 /
이에 다시금 금옥 소리를 얻었네요.
下僚困光祿 /
시인은 낮은 벼슬로 살림이 궁하고,
邊郡愁積薪 /
변방 근무 땔나무 장만이 근심이네.
年位共零落 /
나이도 지위도 모두 다 시들어가니,
始信詩窮人 / 이제야 시인이 가난한 걸 알겠어요.


又                    始信峯

仙人騎綵鳳 /
신선께서 고운 빛 봉황새 타고,
夜下朝元宮 /
밤이면 조원궁에 내려오십니다.
絳幡拂海雲 /
붉은 깃발로 바다 구름 떨치면,
霓衣鳴春風 /
무지개 빛 옷 봄바람에 웁니다.
邀我瑤池岑 /
요지봉에서 나를 맞이하시면서,
飮我流霞鐘 /
유하주를 마시라고 권하셨어요.
借我綠玉杖 /
나에게 녹옥장을 빌려주시더니,
登我芙蓉峯 /
부용봉에 오르라고 하시더군요.


又                    素書

有客自遠方 /
먼 곳에서 온 낯선 나그네,
遺我雙鯉魚 /
나에게 잉어 한 쌍을 주네.
剖之何所見 /
잉어 배 갈라 드려다 보니,
中有尺素書 /
비단에 쓴 편지 들어 있네.
上言長想思 /
처음엔 그립다 말씀하시고,
下問今何如 /
나중엔 어떤가 물으셨어요.
讀書知君意 /
편지로 임의 뜻 알고 나니,
零淚沾衣裾/ 눈물만 옷자락을 적시네요.


又                    春悲

芳樹藹初綠 /
향기로운 나무 신록이 우거지고,
蘼蕪葉已齊 /
어린 궁궁이잎 가지런히 돋았네.
春物自姸華 /
봄철에 만물이 절로 아름다운데,
我獨多悲悽 /
나만 외로이 자꾸만 서글퍼지네.
壁上五岳圖 /
바람벽 위에 오악도를 걸어두고,
牀頭參同契 /
머리맡에 참동계 경전 놓아두네.
煉丹倘有成 /
장생불사 신선이 되기만 한다면,
歸謁蒼梧帝 / 선계로 돌아가 순임금 알현하리.









일월오악도

 

<仙人騎綵鳳 : 선인기채봉 : 신선께서 고운 빛 봉황새 타고,>
騎ㅡ말탈 기. 綵ㅡ비단 채. 채색.
騎綵鳳ㅡ오색찬란한 봉황을 타다.

<夜下朝元宮 : 야하조원궁 : 밤이면 조원궁에 내려오십니다.>
下ㅡ아래 하. 내리다.
朝元宮ㅡ당나라 때 노자(기원 전 주나라 사람)를 제사지내던 곳.
* 노자(老子) - BC 6세기경에 활동한 중국 제자백가(諸子百家)
가운데 하나인 도가(道家)의 창시자로 공자와 동시대에 삶.
도교경전인 도덕경(道德經)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성명은 이이(李耳). 자는 담(聃). 노담(老聃)이라고도 하고
태상노군(太上老君)이라고도 함.
유가에서는 철학자로, 일부 평민들 사이에서는 성인 또는 신으로,
당(唐 : 618~907)에서는 황실의 조상으로 숭배되었다.

<絳幡拂海雲 : 강번불해운 : 붉은 깃발로 바다 구름 떨치면,>
絳ㅡ진홍 강. 幡ㅡ기 번. 絳幡ㅡ붉은 깃발.
拂海雲ㅡ바다 구름을 떨치다.(털어내다.)

<霓衣鳴春風 : 예의명춘풍 : 무지개 빛 옷 봄바람에 웁니다.>
霓ㅡ무지개 예. 霓衣ㅡ신선의 옷으로 노을로 옷을 짓는다.
鳴春風ㅡ봄바람에 울다.

<邀我瑤池岑 : 요아요지잠 : 요지봉에서 나를 맞이하시면서,>
邀ㅡ맞을 요. 瑤ㅡ아름다울 요. 岑ㅡ봉우리 잠. 瑤池岑ㅡ요지봉
瑤池ㅡ선계인 곤륜산(崑崙山)의 일부 지역으로 서왕모(西王母)가
사는 옥산(玉山)의 아름다운 연못이다. 서왕모가 신들을 위해
자주 잔치를 베푸는 곳으로 주나라 목천자(穆天子)가 서왕모를
만났다는 곳.

<飮我流霞鐘 : 음아유하종 : 유하주를 마시라고 권하셨어요.>
飮我ㅡ 나로 하여금 마시게 하다. 霞ㅡ놀 하. 鐘ㅡ
流霞ㅡ流霞酒. 유하주는 항만도(項蔓都)가 선계에서 마신 술.
신선들이 마시는 술로 이를 마시면 갈증이 나지 않는다고 한다.
鐘ㅡ쇠북 종.(鍾ㅡ술잔 종?) 流霞鐘ㅡ유하주 잔(盞).

<借我綠玉杖 : 차아녹옥장 : 나에게 녹옥장을 빌려주시더니,>
借ㅡ빌릴 차. 빌려주다. 借我ㅡ나에게 빌려주다.
綠玉杖ㅡ신선이 짚는 녹색 지팡이.

<登我芙蓉峯 : 등아부용봉 : 부용봉에 오르라고 하시더군요.>
登ㅡ오를 등. 올리다. 登我ㅡ나를 올리다.
芙蓉峯ㅡ선계인 봉래산에 있는 산봉우리로 서왕모가 신선들과
함께 주재하는 잔치가 밤부터 새벽까지 벌어지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