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浮桑錄-南龍翼

solpee 2010. 5. 8. 06:53

 

해가 마지막 가는 밤에 임금과 어버이의 생각을 견디지 못하여 입으로 불러서 독축관에게 보임
적성의 차가운 안개 해 저물녘에 부슬부슬 / 赤城寒靄晩蕭蕭
바람이 쌍돛대를 불어 주매 길이 멀지를 않네 / 風送雙帆路不遙
고국은 아직도 세 큰 바다에 막혔고 / 故國猶遮三大海
새해는 다만 하룻밤을 격하였네 / 新年只隔一良宵
고향이 생각에 들어오매 잠을 이루지 못하겠고 / 家鄕入望眠難就
행역이 관심되매 귀밑털이 시들기 쉽네 / 行役關心髩易凋
촛불을 불려고 억지로 선실에서 술마시니 / 呼燭强成篷底飮
화각의 소리는 내일 아침을 알리지 말라 / 莫敎殘角報明朝


장한 놀음2백운
가오리 지역 삼한국이요 / 鰈域三韓國
오랑캐 고을 백월의 구역이로다 / 蠻鄕百粤區
풍기(風氣)는 지방을 따라 구별되고 / 風從方土別
습속은 말소리와 함께 다르구나 / 俗與語音殊
호호탕탕(浩浩蕩蕩)히 하늘이 바다에 연하였고 / 浩蕩天連海
창창량량(蒼蒼凉凉)히 해가 우이(嵎夷)에서 나오네 / 蒼凉日出堣
장사배가 먼길을 틔워 / 商舟開遠道
사신의 연산은 고구려 때부터네 / 使蓋自高句
옛적 고려의 말년에 / 逖矣當麗季
사신으로 큰 유자를 선택하였네 / 欽哉揀宿儒
우리 조정에서 개국하자 / 聖朝臨御肅
문덕으로 간척을 춤추었네 / 文德舞干敷
성의를 바쳐 늘 와서 복종하다가 / 納欵常懷附
틈을 타서 그윽이 엿보았네 / 乘機竊覬覦
용사에 액운을 당하여 / 龍蛇當運厄
독한 뱀이 변방의 걱정이 되었네 / 蠆虺作邊虞
다급하여 빈을 버렸는데 / 窘甚離邠邑
괵 나라의 길을 빌리겠다 소리쳤네 / 聲言假虢途
초가 위태로우매 능침이 욕을 당했고 / 楚危陵寢辱
연 나라가 격파되자 늙은이 어린이가 포로로 잡혔네 / 燕破耄倪俘
어린애를 창끝에 꿰었으매 잔학하기가 탁발(拓拔)과 같고 / 貫槊殘如拓
채찍을 던지매 군사 많기는 부견(苻堅)과 같았네 / 投鞭衆若苻
금사발이 마땅히 이지러지지 아니할 것이나 / 金甌宜未缺
적자(백성)가 마침내 무슨 죄이던가 / 赤子竟何孤
명 나라 조정에 통절하게 호소하니 / 痛切宸廷籲
끊어질 뻔한 나라를 붙들어 준 은혜 깊었네 / 恩深絶世扶
원씨(덕천(德川))가 화친(和親)을 청하매 / 源氏修隣好
정부(政府)에서 권도(權道)로 허락하였네 / 權宜出廟謨
탕이 갈백을 먹여 준 것이요 / 固知湯餉葛
월 나라가 오 나라를 잊은 것 아니로다 / 休謂越忘吳
고래 물결에 봉홧불 놀이 그쳐졌고 / 鯨浪烽無警
닭 잡은 맹세에 피가 변하지 않았네 / 雞盟血不渝
의관이 일기에 통했고 / 冠裳通一紀
신의는 중부에 합하였네 / 信義叶中孚
교화는 이미 복종하는 자를 회유(懷柔)하였으니 / 化已綏來者
때는 사신을 보낼만하였네 / 時當遣使乎
모수의 송곳은 원래 곧 보이는 것이요 / 毛錐元立見
조 나라 옥이 가장 먼저 팔렸네 / 趙璧卽先沽
젊은 나이에 계수나무를 거듭 휘어잡았고 / 妙歲重攀桂
맑은 운치는 홀로 아름다운 옥을 잡았네 / 淸標獨握瑜
명망은 장차 열도와 같을 것이며 / 名將閱道似
시는 의루와 같으려 하네 / 詩欲倚樓符
개제한 참 군자요 / 豈弟眞君子
옹용한 상대부로세 / 雍容上大夫
마땅히 꿈에 들 만하고 / 端宜惟夢在
시세의 필요에 바로 적합하네 / 正合應時須
그 다음
부사의 인선(人選)도 다음 되기 어려웠더니 / 副价難其次
겸전(兼全)한 재주를 여러 사람이 좋다 하였네 / 全才衆曰兪
웅장한 시는 한ㆍ위를 능가하고 / 雄詞凌漢魏
진정한 학파 수와 염을 사모하네 / 眞派慕濂洙
사마가 일찍이 기둥에 썼으며 / 司馬曾題柱
종군은 일찍 비단 조각 버렸었네 / 終軍早棄襦
위풍은 백간에서 났으며 / 威稜生白簡
곧은 소리는
청포에 떨쳤었네 / 直節振靑蒲
발탁되매 조정이 윤택하고 / 拔擢朝廷潤
상(賞)을 내리시매 은혜가 얽혔었네 / 便蕃寵眷紆
반근을 만나매 다 기구를 분별하겠고 / 遇盤皆別器
긍경(肯綮)을 거쳐야 칼을 시험할 수 있네 / 經綮可嘗觚
외람되이 여러 분을 따르매 / 忝竊追諸子
공소한 내가 부끄럽네 / 空疎愧殺吾
문장은 진임이 격문을 기초하는 것 아니요 / 文非草陣檄
지혜는 두루 묻는 것 돕기에 부족하네 / 智乏贊周諏
어찌 모래 헤친 보배를 가렸으랴 / 豈有披沙寶
참으로 천리마에게 붙은 둔할 말 같구나 / 眞如附驥駑
이 행차에 수행원(隨行員)이 훌륭한데 / 此行從者盛
우리를 기다려 함께 함께 왔네 / 吾客待以俱
이백은 시가 맑고 표일(飄逸)하고 / 李白詩淸逸
김생은 글씨가 굳세고 여위네 / 金生筆勁癯
정건은 글씨도 또한 절이요 / 鄭虔書亦絶
한간은 그림을 잘 그리네 / 韓幹畫堪摹
윤음이 내림을 공경히 받들었고 / 敬奉綸音降
조심하여 예단(禮單)의 폐백을 실었네 / 勤將禮幣輪
자단향(紫檀香)은 향기가 동하고 / 檀香動芬苾
인석은 옥빛이 찬란하네 / 鱗石燦琨㻍
채색 비단에 피폐를 겸하였고 / 彩錦兼皮幣
등롱에 악기(樂器)를 끼었네 / 燈籠間琴竽
서리털은 화악의 매요 / 霜毛華岳隼
붉은 땀이 나는 악와수의 망아지로다 / 汗血渥洼駒
자극(紫極)에서 깃발을 내려주고 / 紫極頒㫌旆
청명에서 도끼를 내리셨다 / 靑冥下鉞鈇
절하고 하직할 제 오히려 두려웠고 / 拜辭猶怵惕
출발할 제 잠깐 주저하였네 / 征邁暫踟蹰
가까이서 임금 말씀 들었으며 / 密邇承天語
연달아 내리신 음식에 배불렀네 / 翼翩飽澤需
부채와 약품을 나누어 주시고 / 殊私分箑劑
붉은 활도 내려주셨네 / 翼滄貺彤弧
한강에서는 온 조정이 전송하였고 / 漢水傾朝餞
여름 길에 종일토록 말을 몰았네 / 炎程盡日驅
몸이 병 있다고 말할 겨를이 없고 / 不遑言疾病
어찌 처자를 생각하랴 / 安得念妻孥
부모님께 이별을 고하기 위해 / 爲告親闈別
먼저 조령(鳥嶺) 넘기를 재촉하였네 / 先催大嶺踰
옷깃은 온교처럼 끊었고 / 褓憐溫嶠絶
뜰앞에서 이(鯉 백어(伯魚))가 종종걸음쳤네 / 庭隔伯鯉趍

쌍 눈물 뿌리는 것을 금치 못하니 / 叵耐揮雙涕
조그마한 몸을 아낌이 아니로세 / 非關愛寸軀
조양에 웅장한 누각을 보았고 / 朝陽看傑構
고국에 남은 성터를 조상하였네 / 故國弔殘郛
다시 삼성랑과 모여 / 更會三星郞
함께 오월의 노수를 건넜네 / 同臨五月瀘
은구는 어필(御筆)을 맞이하였고 / 銀鉤迎宸翰
채색 살선이 큰길에 빛났네 / 綵繖耀通衢
좋은 날 선택하여 고기와 술을 물에 던져서 / 卜吉投牲醴
신령에게 기도하고 배를 준비하였네 / 祈靈理軸轤
푸른 깃발은 펄펄 나부끼고 / 靑旗飄颯颯
화각은 슬프게 오오 우네 / 畫角咽嗚嗚
하물며 장건의 자취를 따름이랴 / 況躡張騫跡
노 나라 첨지 뗏목 탄 것인가 의심되네 / 疑乘魯叟桴
장간(檣竿)이 꺾어진 것은 바람의 장난이요 / 折桅風作梗
갑판이 잠겼으매 물을 퍼내기 어려웠네 / 浸板水難㪺
염뢰퇴(灔瀨堆)에 뜬 것 같고 / 舍達師浮灔
창황하기는
호타하(滹沱河)를 건넘과 같았네 / 蒼黃劇濟滹
창졸간에 부지함을 힘입었고 / 扶持蒙造次
전복됨을 잠깐 동안에 면하였네 / 顚沛免須臾
악포에서 서로 만났고 / 鰐浦簪仍盍
사천에서 길을 돌았네 / 蛇川路轉迃
두 번 살아났으니 속절없이 꿈과 같았고 / 再生空夢寐
서로 보매 각각 놀라고 탄식하네 / 相見各驚吁
주길에서는 물결이 비단과 같고 / 住吉波如錦
천신에는 협이 무협(巫峽)과 같네 / 天神峽似巫
공궤(供饋)하는 것은 술통과 찬합이 연달았고 / 提呈聯桶榼
옹호하는 배가 서로 잇닿았네 / 擁護接䑳
차례로 뱃줄을 풀고 / 次第擧舷䌫
찬란하게 장막을 둘렀네 / 輝煌繞帳㡡
섬 되놈은 영접하느라 구부리고 / 島夷迎傴僂
절 노승은 가부좌를 하였네 / 岩老坐跏趺
물 언덕은 인가를 둘렀고 / 水岸繞民戶
산 절에서 손님 음식대접 사치하네 / 山房侈客厨
성대한 연회에 비단 오려 꽃 만들고 / 盛筳花剪綵
가절에 풀에다 떡을 쌌네 / 佳節草包糊
달 아래 천가의 촛불 걸었고 / 月掛千家燭
바람은 오동 한 잎 떨어뜨리네 / 風凋一葉梧
북쪽으로 임금 얼굴 바라기에 애타고 / 龍顔勞北望
대붕새[大鵬]의 날개는 남쪽으로 가느라고 힘드네 / 鵬翼困南圖
안개 기운에 이무기[蛟]가 시름하고 / 霧氣愁蛟蜃
가을 소리에는 귀뚜라미 요란하네 / 秋聲撼蟪蛣
일기도에는 돛대가 아주 평온하여 / 壹岐帆正穩
천 리를 가도 해가 겨우 신시(申時)였네 / 千里日纔晡
발길은 남관을 거듭 찾고 / 訪藍關重
혼은 반죽(班竹)의 피에 외로움이 애처로왔네 / 魂憐竹血孤
기의 종은 사수(泗水)의 솥과 같고 / 崎鍾同泗鼎
창현은 작은
번옹이로다 / 倉縣小番禺
안덕천황(安德天皇)의 사당이 아직 있고 / 安德祠猶在
문성에는 풀이 이미 무성해졌네 / 文城草已蕪
관이 나뉘었으매백마관이 의심되고 / 關分疑白馬
물가는 완연히 황고로세 / 渚別宛黃姑
오막살이 집은 궁뢰인 줄 알겠고 / 蔀屋知宮瀨
송패는 실외를 기억하네 / 松牌記室隈
좋은 밤에 수각에서 술잔 들었는데 / 良宵觴水閣
밝은 달이 얼음항아리에 거울이었네 / 明月鏡冰壺
쾌하기는
천주봉에 기댄 것 같고 / 快若憑天柱
시원하기는
무우에 읊조림과 같았네 / 淸如詠舞雩
때때로
여울은 황공(惶恐)이 있고 / 時時灘有恐
곳곳에 험하기가
구당과 같았네 / 處處險如瞿
노도에서 귀밑털 희어짐 더했고 / 老渡添凋髩
겸주에서 예루가를 불렀네 / 鎌洲賡刈蔞
반대는 바위에 솟았고 / 磐臺岩上出
복은 세간에 없는 것이네 / 福方世間無
원악에는 사람이 눈물 흘리었고 / 猿岳人垂淚
우창에는
돌이 나무로 화하였네 / 牛窓石化株
돛대는 진관에 막혔고 / 棹從津館滯
등불을 고주로 향해 불렀네 / 燈向庫洲呼
대판은 웅장하고도 화려하며 / 大阪雄仍麗
장하는 얕고도 탁하여라 / 長河淺更汙
누선은 난간과 헌함이 있고 / 樓船欄又檻
물가의 풀은 갈대숲 겸하였네 / 汀草荻兼蘆
잡화는 땅굴에 연하였고 / 雜花分連隧
층층의 성은 굽은 담을 안았었네 / 層城抱曲闍
평추(풍신수길)가 굴혈을 열었을 제 / 平酋開窟穴
이 땅에 도망 온 도적들 모였었다네 / 此地萃逃逋
모질고 용맹 있어 원수를 제거했고 / 桀騖除仇敵
간악한 올빼미 노예에서 일어났다네 / 奸梟起隸奴
쥐가 마침내 범으로 변했고 / 鼠早終變虎
이리가 또 승냥이를 낳았다네 / 狼猶且生貙
종자가 남김없었으니 / 種子遺噍類
앙화로 제가 다시 독을 받았네 / 殃應反毒痛
깊은 원수라 송장이라도 찢으면 싶은데 / 深讐屍可戮
한이 되는 것은 그 뼈다귀 이미 썩었네 / 遺恨骨先枯
높은 데 오를 가절(佳節) 만났으나 / 正屬登高節
술잔 잡고 즐기기도 어렵네 / 難成把酒娛
국화송이 따던 것 속절없이 생각하고 / 空思採菊蘂
다시
수유 꽂던 것 생각나네 / 更憶揷茱萸
정포에 대어 배를 멈추었고 / 泊淀停艑舶
못에 다다라 녹로를 당기었네 / 臨塘引轆轤
사람 가슴엔 죽도옥이요 / 人膺竹兜屋
말 등엔 금모호러라 / 馬背錦模糊
퉁소와 북이 긴 밤에 시끄럽고 / 簫鼓喧長夜
위의 갖추어 대도(왜경(倭京))로 들어갔네 / 威儀入大都
산은 애탕산이 높고 / 山高名愛宕
절이 웅장하고 부처가 크네 / 寺壯大浮屠
옹기 종기 모인 것이 모두 오랑캐인데 / 簇簇皆蠻獠
빽빽하기 개미나 거미 같네 / 森森若蟻蛛
극히 번성하매 땅이 좁은 것이 한이요 / 極繁嫌地窄
고루 생육시키매 하늘이 덮어준 것 유감이네 / 均育憾天幠
나라를 세운 지는 이미 오래나 / 立國雖悠邈
황이라 칭하는 것은 실로 꾸미고 속인 것이네 / 稱皇實矯誣
참람스럽기 남월의 조타(趙佗)와 같고 / 傲如南粤尉
교만하기
북선우보다 심하네 / 驕甚北單于
제전은
환구에 외람되고 / 祭典叨圜丘
궁중 옷은
곤룡포(袞龍袍)가 참람하네 / 宮衣僭翟褕
창업은 협야에서부터요 / 創從王狹野
쇠하기는 후제호부터라네 / 衰自後醍醐
자쾌는 신하에게 왕권(王權)을 달게 주었고 / 子噲甘心與
소공은 입이 쓰다가 죽었네 / 蕭公苦口殂
연호를 쓰는 것이 참으로 가소롭고 / 建元眞可笑
인장(印章)을 파는 것은 어찌도 그리 어리석은고 / 鬻印一何愚
다리를 만드는 데는 교묘하게 쇠를 녹였으며 / 作橋巧鎔鐵
기이한 것 더듬는 데는 구슬 단 것 보아라 / 探奇觀揭珠
동풍 안토령이네 / 東風安土嶺
근강호를 내려다보았네 / 下頫近江湖
바다로 흘러들매 조수가 다 응하고 / 赴壑湖皆應
도랑을 통했으니 땅이 가장 기름지네 / 通渠地最腴
언덕이 길매 초 나라 운몽이 떴고 / 陂長浮楚夢
숲이 빽빽하매
진교보다 낫네 / 藪密勝秦陓
좌읍은 초언으로 옮겼고 / 佐邑移苕霅
농주는
거와 주로세濃洲將莒邾
배를 엮어 교랑을 띄웠고 / 梁浮編舴艋
험한 산을 깎아 길이 평탄하네 / 路坦剗崎嶇
명고옥에는 보물 가게가 둘렸고 / 古屋繞珍肆
하성에는 주로를 대하였네 / 河城列酒壚
신령스런 봉우리는 부사라 칭하고 / 神峯稱富士
웅장한 고개로는 임구를 지났네 / 雄峙邁臨胊
아직도 태고적 눈이 쌓여 있어 / 尙帶鴻濛雪
조화의 화로에도 녹이기 어렵네 / 難消造化鑪
상근은 큰 산기슭으로 달리고 / 箱根馳鉅麓
영택은 상모주를 눌렀네 / 嶺澤壓相模
무장의 들판은 형세가 바다에 연하였고 / 武野形連海
강호는 기세가 범이 산등성이를 짊어지고 버티네 / 江關勢負嵎
옹전과 기륙에는 / 雍田兼冀陸
초 나라 고운 춤에 오 나라 노래 섞였네 / 艶荊雜吳歈
찬란하게 비단이 화려하고 / 粲粲明羅綺
비늘처럼 큰 집들 연했네 / 鱗鱗亘欂櫨
병풍은 금공작을 펼쳤으며 / 屛開金孔雀
주렴은 자산호 갈퀴로 걸었네 / 簾掛紫珊瑚
가강의 창업을 생각하니 / 緬想家康業
오히려 담력이 크다고 칭하겠네 / 猶稱膽氣麁
재주는 멀리 나는 독수리와 같아 / 才如資遠鷙
대대로
위엄 빌린 여우가 되었네 / 世作假威狐
큰 자리를 동자에게 전했으니 / 大任傳童子
어린 나이에 한 마리 새끼와 같네 / 穉年類匹雛
권세를 잡은 것은
사슴 가리킨 것보다 더하고 / 操權逾指鹿
부를 누리는 것은 전유보다 지나네 / 享富過專羭
날을 선택하여 폐백 전할 것 재촉하고 / 擇日催傳幣
길을 정리하느라고 창을 잡은 이 많았네 / 除道盛執戵
잔에는 구장을 돌리고 / 酌傳枸醬椀
마루에는 계빈의 담뇨를 폈네 / 堂設罽賓毹
사신을 대할 제 어찌 걸터앉으랴 / 對使寧箕踞
바람 따라서 다 엎드려 절하였네 / 趍風盡拜膜
장차 황옥을 버릴 것이요 / 行將去黃屋
이미 단노를 공 바쳤네 / 已自貢丹砮
권현묘(權現廟)에 향을 사르고 / 現廟燒香篆
일광산에 중을 방문하였네 / 光山訪苾蒭
어필(조선국왕(朝鮮國王)의 글씨)은 먹이 아직도 빛나고 / 奎章墨尙煥
집은 단청을 처음 칠하였는네 / 堂構艧初塗
높은 폭포는 밝은 거울을 달았고 / 絶瀑懸明鏡
신령스런 삼목은 백유에 가까웠네 / 靈杉近白楡
봉우리라고는 모두 옥처럼 섰고 / 有峯皆玉立
땅마다 금을 깔지 않은 데 없네 / 無地不金鋪
서복이 응당 직접 왔을 것이요 / 徐福身應到
유랑이 발을 반드시 적셨으리 / 劉郞足必濡
풍경은 비록 참으로 아름다우나 / 風光雖信美
습속 왜 그다지 밉살스런고 / 習俗是何惡
대개 수염을 깎았고 / 大抵鋤髭髮
보통 머리를 드러내었네 / 尋常露頂顱
아로새긴 모습으로 말은 네네 하고 / 雕題言唯諾
까불까불 발은 맨발이네 / 挑撻足徒
뜻에 순하여 잘 맞추고 / 順意能伺候
안색 따라 아첨을 좋아하네 / 承顔好謟諛
실낱 같은 은혜도 골수에 새기고 / 絲恩銘骨髓
털끝만한 원망도 갚고야 마네 / 毫怨報睢盱
죽은 사람 장사할 제는 가죽이 다 물커지고 / 送死皮皆爛
목숨을 가벼이 알아 배를 제가 가르네 / 輕生腹自刳
싸울 제는 함부로 찌르고 / 鬪爭紛剚刺
훔치고 숨기는 것은 담에 구멍 뚫는 것보다 심하네 / 攘竊甚穿窬
서당(書堂)이 없으매 누가 글을 지을꼬 / 闕塾誰摛管
모두 철퇴를 소매에 넣고 창을 메었네 / 袖椎悉荷殳
탄환을 쏘매 날아서 쾅 맞히고 / 鳴丸飛何礮
칼을 시험하매 촉루(屬鏤)보다 번쩍이네 / 試劍閃于鏤
다 평상의 적에 속하였고 / 總隸平箱籍
고루 식읍의 조세를 나누네 / 均分食邑租
신을 숭배하매 외람된 제사가 많고 / 崇神多黷祀
부처에 아첨하매 중이 많기도 하네 / 侫佛寔繁徒
바닷물 달이매 오왕 비를 본보고 / 煮海追吳濞
구슬을 감추매 고호를 배우네 / 藏珠學賈胡
재물을 무역하매 보배를 저장하고 / 遷財儲寶貝
이익을 노려서는 한푼을 다투네 / 射利竟錙銖
선물하는 비단은 무늬 수놓은 것을 가벼이 쓰고 / 賀絹輕文繡
저장하였던 은은 예물로 쓰네 / 庄銀當美紆
촛불 가게에는 백랍초(白蠟燭)를 광고하고 / 燭廛標白蠟
구리쇠 광산에서는 돈을 만드네 / 銅穴鑄靑蚨
따로 노화정이 있는데 / 別有蘆花町
그 가운데는 이빨에 물들인 미인이 많이 있네 / 中多漆齒姝
음란하고 사치함은
정ㆍ위를 본보고 / 淫奢遵鄭衛
요사스런 꾸밈은
무염(無鹽)을 비웃네 / 妖冶笑鹽嫫
몸값을 흥정하는 데는 많은 돈을 다투고 / 賭價爭纏
손에 어찌 길삼을 만지랴 / 提工肯辟纑
거처는 모두 판벽을 곱게 꾸몄고 / 居皆粧板壁
지붕에는 흙을 바르지 아니하네 / 屋不用鏝圬
도리와 추녀에는 조각이며 그림이요 / 栱桷雕仍繪
담장은 흙을 다져 쌓았구나 / 垣墻築叉捄
수풀 뜰에는 가는 자갈을 깔았고 / 林庭鋪細礫
욕실에 둥근 통을 두었네 / 浴室貯圓杅
남녀가 다 아롱 옷이요 / 士女俱斑服
하인도 또한 비단 저고리로세 / 奏儓亦綺襦
지극한 존전에 사모 쓰고 띠를 띠고 / 極尊加帶帽
보통 존경하는 데는 건을 벗었네 / 庸敬脫巾
짧은 소매를 항상 입었고 / 短袖常穿着
긴 잠방이를 매양 질질 끄네 / 長褌每曳婁
노 갓끈에는 꾸밈도 없고 / 繩纓謝綏飾
골 신에는 신총도 없네 / 菅屨乏綦絢
그림 새긴 합에는 안주가 세 겹이요 / 畫榼肴三疊
진기한 상에 밥 한 사발이네 / 珍床飯一盂
용단차는 몇 번이나 끓였나 / 龍團茶幾沸
홍련주를 자주 사네 / 鴻練酒頻酤
노귤은 꿀보다 달고 / 盧橘甘於蜜
포도는 윤택하기 타락과 같네 / 葡萄潤似酥
누런 꾀꼬리는 나무에 보기 어렵고 / 黃鸎難見樹
흰 꿩이 혹 그물에 걸리네 / 白雉或離罦
말은 털이 벗어져 머리가 중과 같고 / 馬禿頭依釋
원숭이는 길들어서 광대의 재주를 배우네 / 猿馴技學侏
상어 잡이는 그물을 많이 베풀었고 / 鱨鯊多設罶
전어는 통발에 들어오네 / 鱣鮪入施罛
토란 잎은 수수 잎 벼 잎과 섞였고 / 芋葉交秔稌
종려목 가지는 재목과 틈틈이 끼였네 / 椶枝間梓楰
육생이 지금 일을 다 마쳤는데 / 陸生今幹事
종자가……당하랴 / 鍾子豈嬰拘
행장을 챙기니 맑기가 씻은 것 같고 / 理橐淸如洗
배를 타니 날래기가 오리와 같네 / 乘槎快若鳧
거듭 와서 큰 물에 뜨니 / 重來浮混漭
좁쌀 한 알 같은 아득한 생각이 배나 더하네 / 倍覺渺秠稃
사업은 구리 기둥 세우던 것과 다르고 / 事業違銅柱
세월은 북두성 자루가 변하였네 / 天時變斗樞
불은 이미 봄 가을에 여러 번 고쳤고 / 火多更鑽燧
재는 이미 갈대가 움직였네 / 灰已動葮莩
돌아가는 배를 여러 번 매어 멈췄으니 / 屢遣歸舟繫
나의 말이 병이 든 것과 무엇이 다르랴 / 訓殊我馬瘏
노래는
풍환이 장검 퉁기는 것과 같고 / 歌彈馮鋏削
말은
학융의 추우를 배우네 / 語襲郝池娵
빽빽한 싸락눈은 더운 장기를 구축했고 / 密霰駈炎瘴
엄한 바람은 차가와서 고미를 떨어뜨리네 / 嚴風落冷菰
편지는 소무의 기러기가 드물고 / 書稀蘇武鴈
흥취는
계응의 노어를 생각네 / 興逸季鷹鱸
이번 행역은 말하면 이에서 신물이 나는데 / 此役言酸齒
어느 사람이
쓴나물 쓰다고 말하였나 / 何人說苦荼
간신히 돌아오는 길 반도 못되어 / 間關歸未半
문득 해가 바뀌었네 / 焂忽歲云徂
아득하게 우리 미인 바라보고 / 渺渺瞻余美
거듭 여수시를 외네 / 申申誦女嬃
거리 밖에서 바라는 걱정 깊을 것이요 / 憂深閭外望
화승 앞에서 기뻐해 드릴 안색이 멀리 계시네 / 色遠勝前愉
즐거운 형포가 그립고 / 樂爾懷荊布
희미하게 작은 토끼 보이네 / 依然見小菟
죽림에 놀던 것 방불하고 / 竹林游彷彿
지당(池塘)의 풀에 꿈이 나네 / 塘草夢飛揄
이날이 참으로 아깝구나 / 此日誠堪惜
밤중에 홀로 슬퍼하네 / 中宵獨自㥚
잠이 아니 오매
형초기(荊楚記)를 뒤적거리고 / 不眠披楚記
도소주(屠蘇酒) 마시나 흥취도 없네 / 無意飮屠蘇
상시는 여관의 등불에 시름하였고 / 常侍愁燈館
함양(咸陽)에서
저포(樗蒲) 육박(六博)을 하였네 / 咸陽戯博蒲
누가 장차 술을 올리려는고 / 阿誰將進酒
나의
현호 날인 줄 알았음이랴 / 知我屬懸弧
술잔의 즐거움을 억지로 지으며 / 强作盃觴樂
인하여 부모의 수고한 은혜 생각나네 / 仍
思父母劬
지난 일이 역력히 추억되니 / 平生追歷歷
오늘밤에 비로소 첫울음소리 내었네 / 今夜始呱呱
처음 뜻은 이름 날려서 부모 드러내려 하였고 / 夙志期揚顯
깊은 은혜는 몸뚱이를 받아 났네 / 深恩受髮膚
백 년 동안 채색 옷으로 춤추며 즐길 것이며 / 百年歎舞綵
여가에 공부하여 문장에 힘을 쓰리 / 餘力解操觚
부를 짓는 데는 앵무가 부끄럽고 / 作賦漸鸚鵡
시를 쓰는 데는 자고가 부끄럽네 / 題詩愧鷓鴣
헛 이름은 도리어 송을 압도(壓倒)하고 / 虛名翻壓宋
허랑한 자취는 도리어
노보다 먼저로세 / 浪跡却先盧
계수나무 동산[桂苑]에서 저륵을 섞었고 / 桂苑收樗櫟
명주(明珠)의 반열에 무부가 끼었네
/ 珠班廁珷玞
봉산에 영광스럽게 사가(賜暇)하였고 / 蓬山榮賜暇
옥당(玉堂)에서 어주(御酒)를 내리신 총애를 입었었네 / 玉署寵頒酺
감격하여 마땅히 결초보은 할 것인데 / 感激當橫草
날라 드날리매 어찌 박[瓠]처럼 매어 있으리 / 飛騰豈繁瓠
긴 바다를 지척처럼 보고 / 長波看咫尺
오랑캐를 다람쥐로 보았네 / 異類視鼷鼯
평탄함과 위험함을 동일히 보는 절조 때문이요 / 自是同夷險
다만 주식(酒食)이나 얻어먹자는 건 아니었네 / 無爲只啜餔
성심을 가지고 오랑캐를 접하니 / 推誠待蠻貊
공경[敬]함을 행하라는 정자(程子) 주자(朱子)에 감복했네 / 行敬服程朱
학문을 함에 게을리 말고 / 進學休慵惰
말[言]에 당하여 더듬거리지 말라 / 當言莫囁嚅
증자의 삼성(三省)을 따르고 / 三追曾子省
중니의 절사(絶四)를 배우리 / 四絶仲尼毋
나는
익새[鷁] 길이 반드시 통할 것이니 / 路必通飛鷁
돌아가 응당 까마귀처럼 반포(反哺)하리 / 歸應趁哺烏
거의 임금의 명을 욕되게 함이 없었으니 / 庶幾無辱命
이로부터 착한 말씀을 진술하리라 / 從此可陳訏
글귀를 지어 뜻을 말하려 하니 / 覔句憑言志
밤새도록 수염을 배배 꼬았네 / 終宵費撚鬚
신정(新正)에 멀리 축하를 올리기를 / 新春遙獻賀
성주여 만년이나 사시옵소서 / 聖主萬年於

♥.배율(排律) : 율시(律詩)가 보통 8구(句)인데 배율(排律)은 8구 이상 얼마든지 많이 짓는 것이다. 일반으로는 12구다.
♥.가오리 지역 : 조선을 가리킴. 한반도 근해에 가오리[鰈魚]가 난다.
♠.창창량량 : 해가 처음 뜰 때에 창창량량(蒼蒼凉凉)하다는 말이 있는데, 공자가 길을 가다가 동자(童子)에게 문답한 고사이다.
♠.우이(堣夷) : 우이는 《서경》에 있는 말인데 해뜨는 동방을 가리킨 것이다.
사신의 연산 : 사신이 반드시 일산을 들고 간다.
사신으로……선택하였네 : 정몽주(鄭夢周)가 고려 말 왜국에 사신으로 가서 우대를 받았다.
♣.문덕으로……춤추었네 : 순(舜)이 유묘씨(有苗氏)를 치다가 불복하매 두 뜰 사이에 간척무(干戚舞 문덕(文德)으로 교화시키는 춤)를 춤추니 유묘씨가 와서 복종하였다 한다.
♣.용사 : 선조(宣祖) 때 임진(壬辰 龍) 계사년(癸巳年 蛇)의 왜란이다.
다급하여……버렸는데 : 주(周)의 태왕(太王)이 빈(邠)에 도읍했었는데, 갑자기 적인(狄人)이 침입해 오자 빈 땅을 버리고 기(岐)로 옮겨가 살았다.
♣.괵 나라의……빌리겠다 : 춘추(春秋) 시대 진(晉) 나라가 우(虞) 나라에 길을 빌려 괵(虢) 나라를 토벌하겠다고 꼬여서 괵 나라를 쳐서 멸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 나라를 멸하였다. 임진왜란에 왜가 우리에게 명(明)에 들어갈 길을 빌려 달라고 위협하였다.
♣.초가……당했고 : 전국 시대에 진(秦) 나라의 군사가 초(楚) 나라를 쳐서 초 나라의 선왕(先王)의 능을 불태웠는데 임진왜란에 왜군이 성종(成宗)ㆍ중종(中宗)의 능을 불태웠다.
♣.연 나라가……잡혔네 : 전국 시대에 제(齊) 나라가 연(燕) 나라를 쳐서 백성들을 포로로 하였다. 이것도 임진왜란에 우리의 백성을 포로로 잡아간 것을 말한다.
♣.어린애를……같고 : 중국 남북조(南北朝) 시대에 북방 탁발씨(拓拔氏)의 북위(北魏)가 남방의 송 나라를 칠 때에 온갖 잔폭(殘暴)한 짓을 다하여 어린애를 창끝에 꿰어 희롱하였다.
★.채찍을……같았네 : 중국 남북조 시대 전진(前秦)의 부견은 80만 대군으로 동진(東晉)을 공격해 왔다가 참패하고 곧이어 멸망했다.
★.금사발이……것이나 : 양 무제(梁武帝)가 말하기를, ‘우리나라가 금사발[金甌]처럼 결함이 없었다.’ 하였다.
★.탕이……것이요 : 은(殷) 나라 임금 탕(湯)이 갈백(葛伯)이란 오랑캐와 이웃하였는데, 갈백이 제사를 지내지 아니하므로 탕이 물은 즉 곡식이 없다 하자 탕이 농부를 보내어 밭을 갈아 주고 점심까지 보내주었다.
★.월 나라가……아니로다 : 춘추 시대에 월 나라가 오(吳) 나라에 패하여 항복하고 온갖 곤욕을 당하다가 마침내 국력을 새로 일으켜 오에게 원수를 갚았다.
★.고래……그쳐졌고 : 바다에는 고래가 제일 크고 사나우므로 적국의 바다를 고래물결[鯨波]이라 한다.
★.닭……않았네 : 두 나라가 서로 우호(友好)를 맹세할 때에 닭ㆍ개ㆍ말을 잡아서 피를 마시며 맹세한다.
▶.의관이……통했고 : 의관은 사행을 말하고, 1기(紀)는 12년인데, 12년 만에 다시 통신사가 갔다는 말이다. 지난번은 1643년(인조 21)이었고, 금년은 1655년(효종 6)이다.
▶.신의는……합하였네 : 《주역》 중부괘(中孚卦)에, “신(信)이 돼지나 물고기에 미친다.”하였다.
▶.모수의……것이요 : 전국 시대에 조(趙) 나라가 진(秦) 나라의 침략을 당하여 초(楚) 나라에 원조를 청하려 가는데 수행원(隨行員)에 문무겸전(文武兼全)한 인재 20인을 선택하는데 1인이 부족하였다. 평원군의 문하(門下)에 객(客)으로 있던 모수(毛遂)가 “제가 가겠습니다.” 하고 자천(自薦)하였다. 평원군이 묻기를 “자네가 나의 문하(門下)에 있은 지 몇 해인고?” 하니 모수가 답하되 “3년입니다.” 하였다. 평원군이 말하기를, “훌륭한 인재는 주머니 속에 든 송곳[錐]과 같아서 그 끝이 곧 드러나는 것인데 자네가 나의 문하에 있는 3년 동안에 내가 알지 못하였으니 이는 자네가 특별한 것이 없는 것이다.” 하니 모수가 말하기를, “내가 오늘에는 주머니 속에 들겠습니다. 전일에 벌써 주머니에 들어갔더라면 끝만 나올 뿐이겠소, 송곳자루까지 다 나왔을 것입니다.” 하였다.
▶.조 나라……팔렸네 : 초 나라가 조 나라의 박옥을 얻은 고사가 있다.
▶.젊은……휘어잡았고 : 벼슬길에 나가려 과거시험 보아 합격하는 것을 “달 가운데 계수나무를 꺾는 데에 비한다.” 정사 조형(趙珩)이 20세에 과거에 급제하였다.
▶.맑은……잡았네 : 포부가 훌륭하여 옥을 잡은 것과 같다는 말이다.
▶.명망은……것이며 : 송 나라 조열도(趙閱道)가 이름난 재상이다. 이것은 이번에 상사(上使)가 조씨인 때문에 조씨의 고사를 많이 썼다. 위와 아래가 다 그 뜻이다.
◆.시는……하네 : 당 나라 조하(趙嘏)의 시에 “긴 피리 한 소리에 사람이 다락에 기대었네. [長笛一聲人倚樓]”라 한 글귀가 있으므로 당시의 사람들이 그를 조의루(趙倚樓)란 별명으로 불렀다.
◆.개제한 참 군자요 : 즐겁고 간이(簡易)한 군자.
◆.옹용 : 화평하고 조용한 것.
◆.부사의……어려웠더니 : 한 나라 진식(陣寔)의 아들 원방(元方)ㆍ계방(季方)이 모두 훌륭하였는데 원방ㆍ계방의 아들들이 서로 그 아버지의 우열(優劣)을 자랑하여 그 할아버지에게 판정을 구하였더니, 할아버지 진식이 말하기를, “원방이 형되기 어렵고 계방이 아우되기 어렵다.” 하였다.
◆.웅장한……능가하고 : 《시경(詩經)》, 《초사(楚辭)》 후에는 “한ㆍ위(漢魏)의 시가 제일이다.” 했다.
♠.진정한……사모하네 : 수(洙)는 공자가 살던 곳의 물이요, 염(濂)은 주 염계(周濂溪)가 살던 고향의 물이다.
♠.사마가……썼으며 : 한 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가 고향인 촉(蜀)에서 장안(長安)으로 가면서 승선교(昇仙橋) 기둥에 쓰기를, “내가 사신이 되어 높은 수레를 타지 아니하면 이 다리를 다시 지나지 아니하겠다.” 하더니 과연 그렇게 되었다.
♠.종군은……버렸었네 : 한 나라 종군(終軍)이 젊을 때에 산동(山東)에서 장안으로 들어가는데 그때의 법에 관문(關門)을 지나 장안으로 가는 사람은 반드시 비단 조각으로 표적을 하였다가 관문을 나올 때에는 맞추어 보고야 내보내는 법이었다. 종군은 그 비단 조각을 내어 던지면서 “내가 임금의 사절(使節)이 되지 아니하면 다시 이 관문으로 나오지 아니할 것인데 비단 조각은 무엇하나.” 하였다.
♠.위풍은……났으며 : 백간(白簡)은 어사(御史)가 백관(百官)을 탄핵할 때에 흰 대쪽에 글을 쓴다. 여기서는 부사(副使)가 사헌부(司憲府)의 관원을 거쳤다는 말이다.
♥.청포 : 청포(靑蒲)는 임금의 자리 앞에 신하가 더 들어가지 못하는 한계인데 간관(諫官)이 청포 앞에까지 들어가 곧게 아뢴다는 뜻이다. 부사(副使)가 간관(諫官)을 지냈다는 말이다.
♥.반근을……분별하겠고 : 나무의 뿌리가 구불구불 서린 것은 칼이나 도끼로 다듬기 어려우므로 특별한 기구가 필요하다. 어려운 정무(政務)에도 능력있는 인재가 필요한 것이다.
♥.긍경을……있네 : 긍경은 뼈와 힘줄이 붙는 자리로, 가장 우수한 포정(庖丁)이라야 여기를 잘 가를 수 있다.
♥.문장은……아니요 : 중국 삼국 때에 조조(曹操)의 서기(書記) 진임(陣琳)이 격문을 기초(起草)하면 조조가 읽고는 본래 앓던 두풍(頭風)이 나았다 한다.
♥.지혜는……부족하네 : 《시경(詩經)》에 사신이 나가서는 두루 풍속을 묻는다는 말이 있다.
♣.어찌……가렸으랴 : 진(晉) 나라 육기(陸機)의 문장은 모래를 헤쳐 간간이 보배를 발견함과 같다 하였다.
♣.김생은 ……여위네 : 김생(金生)은 신라(新羅)의 명필인데 글씨는 여위고 굳세었다.
♣.정건은……절이요 : 당 나라 정건(鄭虔)이 시(詩)ㆍ서(書)ㆍ화(畫)에 삼절(三絶)이었다.
♣.한간은……그리네 : 당 나라 한간이 말을 잘 그리기로 유명하였다. 이상에서 시인ㆍ명필ㆍ화가를 인용한 것은 당시 수행했던 서기ㆍ사자원ㆍ화원 등이 당대의 명가라는 말이다.
♣.서리털은……매요 : 당 나라 두보(杜甫)가 매[鷹] 그림을 두고 지은 시에 있는 말이다.
♣.붉은……망아지로다 : 한 무제(漢武帝) 때에 악와수(渥洼水)에 준마(駿馬)의 새끼가 나왔는데 땀이 붉었다. 예단(禮單)으로 매와 말을 가지고 갔다.
◈.자극 : 좌극 청명은 모두 상제(上帝)가 있는 곳을 가리킨 것인데 여기서는 대궐을 말한 것이다.
◈.옷깃은……종종걸음쳤네 : 온교는 어머니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출사하였고 공자의 아들 이(鯉)는 뜰에서 아버지 앞을 지나다가 교훈을 들었다. 필자 자신도 부모님의 당부 말씀을 들으며 사역(使役)에 나아감을 말한 것이다.
◈.염뢰퇴 : 촉(蜀)에서 양자강(揚子江)으로 내려 오는 길에 가장 파도가 험한 곳이다.
◈.호타하를 건넘과 같았네 : 후한(後漢)의 광무제(光武帝)가 적병에게 쫓겨서 호타하(滹沱河)에 가까이 왔는데, 척후병(斥候兵)을 보내 보니, ‘얼음이 풀어졌고 배도 없어서 건널 수 없습니다.’ 하더니, 왕패(王覇)를 다시 보냈더니 왕패는 여러 군사의 마음이 실망할까 하여 임시로 “얼음이 단단히 얼었으니 건널 수 있습니다.” 하였다. 과연 와본즉 얼음이 얼었다가, 마지막 두어 기병(騎兵)이 미처 건너기 전에 얼음이 풀리었다.
◈.혼은……애처로웠네 : 순(舜)임금이 남방에 갔다가 죽었는데 그의 이비(二妃)가 가서 울다가 죽었다. 그 눈물이 소상강(瀟湘江)의 대[竹]에 뿌려져서 아롱진 점이 되었는데 그것을 소상반죽(瀟湘班竹)이라 한다.
☞.기의……같고 : 일본의 □기(□崎)바다에 종(鍾)이 물에 빠졌는데 수길(秀吉)이 많은 사람을 동원하여 끌어내려다가 성공하지 못하였다. 사수(泗水)의 솥[鼎]이란 것은 한 나라 때에 사수(泗水)에 빠져 있는 주(周) 나라 솥을 건지려다 건지지 못하고 말았다.
☞.번옹 : 번옹은 중국과 무역하는 보물이 많은 나라다.
☞.관이 나뉘었으매 : 안덕천황의 사당은 하관(下關 시모노세키)에 있고, 조금 더 배를 타고 강호 쪽으로 가면 상관(上關 가미노세키)이 있다.
☞.천주봉에 기댄 것 같고 : 중국 형산(衡山)에 천주봉이 있다.
☞.무우에 읊조림과 같았네 : 공자가 여러 제자에게 뜻을 물으니 증점(曾點)이 최후에 일어나서 말하기를, “저는 모춘(暮春)에 춘복(春服)을 새로 입고 관자(冠者) 5~6인과 동자(童子) 6~7인을 데리고 무우(舞雩)에 바람쏘이고 돌아오겠습니다.” 하였다.
☞.여울은 황공이 있고 : 중국에 황공탄(惶恐灘)이란 물 이름이 있다.
☞.구당과 같았네 : 구당은 촉(蜀)에서 흘러오는 양자강의 상류(上流)로 물결이 가장 험한 곳이다.
☞.노도 : 일본의 지명이다.
[주D-060]돌이 나무로 화하였네 : 본 《부상록》 상권 8월 25일(병자) 우창(牛窓) 조에 보면, 본련사(本連寺) 중의 시에 차운한 시의 원주에 “근일에 남목(楠木 녹나무)이 돌이 되었다.”라는 내용이 보이는데, 이것을 인용한 듯하나 여기서는 그 반대로 표현하였다.
[주D-061]국화송이……생각하고 : 도연명(陶淵明)이 9월 9일에 국화를 따서 쥐고는 술이 없어 걱정했더니 강주 자사(江州刺史) 왕홍(王弘)이 술을 보내었으므로 마시고 취하였다.
[주D-062]수유……생각나네 : 중국의 풍속에 9월 9일에 수유(茱萸)를 머리에 꽂고 산에 올라 액(厄)을 피하는 풍습이 있다.
[주D-063]참람스럽기……같고 : 한 나라 때에 남월왕(南越王) 조타(趙佗)가 황제(皇帝)로 자칭하였다.
[주D-064]북선우 : 한 나라 여후(呂后)가 여주(女主)로 있을 때에 북선우 모돈(冒頓)이 강성한 국력을 믿고 교만하여 여후에게 편지를 보내어, “당신은 과부이니 당신의 몸에 없는 것과 나의 몸에 있는 것을 서로 합합시다.” 하였다.
[주D-065]환구 : 환구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단(壇)인데 천자(天子)만이 하는 것이다.
[주D-066]곤룡포가 참람하네 : 천자(天子)만이 입는 예복이다.
[주D-067]쇠하기는 후제호부터라네 : 막부(幕府)가 시작되기는 12세기 말부터였지만 이때는 권력을 분점하여 황가(皇家)와 무가(武家)가 양립하고 있었다. 그러다, 후제호천황이 실정(室町)막부에 반기를 들어 남북조로 나누어지고 무가가 세운 북조에 의해 통일됨으로써 천황의 실권이 완전 상실한 것을 말한다.
[주D-068]자쾌는……주었고 : 중국의 전국 시대에 연(燕) 나라 임금 자쾌(子噲)가 그의 신하인 자지(子之)에게 권력을 이양(移讓)하였다.
[주D-069]소공은……죽었네 : 양 무제(梁武帝) 소연(蕭衍)이 역적(逆賊) 후경(侯景)에게 포위를 당하여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여 입맛이 써서 길을 찾다가 얻어 먹지 못하고 죽었다.
[주D-070]인장을……어리석은고 : 일본 경도(京都)에 있는 천황(天皇)은 관백(關白)이 임명한 벼슬에 인장을 찍어 주고 사례금을 받았다. 앞에 기록되었다.
[주D-071]진교보다 낫네 : 중국의 수도 장안(長安), 진경(秦京)에는 길에 병목(幷木 나무 울타리)이 가득 서 있었다.
[주D-072]거와 주로세 : 중국의 춘추(春秋) 시대 거(莒)와 주(邾)는 가장 작은 나라였다.
[주D-073]초 나라……섞였네 : 중국에서는 초(楚)의 춤과 오(吳)의 노래가 유명하였다.
[주D-074]위엄 빌린 여우 : 여우가 범의 위엄을 빌렸다[狐假虎威]는 속담을 인용하였다.
[주D-075]어린……같네 : 외로운 새끼로 능력이 없다는 말이다.
[주D-076]사슴……더하고 : 덕천가강의 권세가 조고보다 더하다는 말. 진(秦) 나라 조고(趙高)가 임금을 속이고 권력을 빼앗으려고 사슴을 몰고 와서, “이것이 말입니다.” 하니, 모였던 신하들이 조고를 두려워하여 말[馬]이 아니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주D-077]권현묘 : 일광산(日光山)에 있는 덕천가강(德川家康)의 사당이다.
[주D-078]바닷물……본보고 : 한 고조(漢高祖)의 조카인 오왕비(吳王濞)가 반역하기 위하여 재물을 모으느라고 바닷물을 달여서 소금을 만들었다.
[주D-079]구슬을……배우네 : 서역(西域)의 보석을 장사하는 호인(胡人)이 자기의 몸을 쪼개어 보석을 감추었다 한다.
[주D-080]정ㆍ위를 본보고 : 중국 춘추 시대에 정(鄭) 나라 위(衛) 나라가 음란하고 사치하였다.
[주D-081]무염 : 무염(無鹽)은 제국(齊國)에서 가장 못생긴 여자다.
[주D-082]육생 : 육생은 곧 육가(陸賈)임.
[주D-083]종자가 어찌 억류를 당하랴 : 진(晉) 나라 종의(鍾儀)가 초(楚) 나라에 포로로 되어 갔다.
[주D-084]사업은……것 : 한 나라 마원(馬援)이 교지(交趾)를 토벌하고 그 경계에다 구리 기둥을 세웠다.
[주D-085]세월은……변하였네 : 북두칠성(北斗七星)의 자루가 달마다 방향을 변한다.
[주D-086]불은……고쳤고 : 고대(古代)에는 나무를 뚫어 마찰시켜 불을 내는데 해마다 새로 낸다.
[주D-087]재는……움직였네 : 동지가 되었다는 말. 동짓날 그 시각에 갈대를 태워 재[灰]를 만들어 땅에 묻으면 동지의 시각에 재가 날린다.
[주D-088]나의……것 : 《시경(詩經)》에, “임을 보고 싶어도 나의 말이 병이 들었네.”라는 문구가 있다.
[주D-089]풍환이……것 : 풍환(馮驩)이 맹상군(孟甞君)의 문객(門客)으로 있으며 대우가 좋지 못하므로 긴 칼을 퉁기면서 “칼아 돌아가자.” 하였다.
[주D-090]학융의……배우네 : 진(晉) 나라 학융(郝隆)이 벼슬이 만부 참군(蠻府參軍)이 되었는데 여러 사람이 모여서 시를 짓는데 학융의 시에 “추우가 맑은 못에 뛰네.” 하는 문구가 있었다. 상관(上官)인 환온(桓溫)이 묻기를, “추우가 무슨 말인가?” 하니 그가 대답하기를, “만족(蠻族)의 말에 물고기를 추우라 합니다.” 하였다. 환온이 “시를 지으면서 어찌 만어(蠻語)를 쓰는가?” 하니 그는 “천 리에 벼슬하러 왔다가 만부 참군(蠻府參軍)이 되었으니 어찌 만어(蠻語)를 쓰지 아니하겠소.” 하였다.
[주D-091]계응의……생각네 : 진(晉) 나라 장한(張翰)의 자가 계응(季鷹)인데 낙양(洛陽)에 와서 벼슬하다가 가을바람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우리 고향 강동(江東)의 노어회(鱸魚膾)가 생각이 난다.” 하고는 곧 벼슬을 버리고 돌아갔다.
[주D-092]쓴나물……말하였나 : 객지의 고생이 쓴나물보다 맛이 더 쓰다는 뜻이다.
[주D-093]죽림에 놀던 것 : 진(晉) 나라 혜강(嵆康)ㆍ완적(阮籍) 등 일곱 사람. 죽림 속에서 술을 마시고 자유롭게 놀았는데 그들은 죽림칠현(竹林七賢)이라 한다.
[주D-094]지당(池塘)의 풀에 꿈이 나네 : 진(晉) 나라 시인 사영운(謝靈運)이 그의 사촌 동생 혜련(惠連)을 꿈에 보면 반드시 아름다운 시가 나오는데 지당에 춘초가 난다[池塘生春草]라는 시가 가장 이름이 있다.
[주D-095]형초기(荊楚記) : 중국에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라는 책이 있는데 형초지방의 명절의 풍속을 기록한 책이다.
[주D-096]저포(樗蒲) : 저포(樗蒲)는 도박의 일종이다. 함양의 여관에서 저포놀음을 하였다는 것은 한유(韓愈)의 시에 있는 글귀이다.
[주D-097]현호 : 아들을 낳으면 문에 활을 다는 풍속이 옛적에 있었다.
[주D-098]부를 짓는 데는 앵무가 부끄럽고 : 한 나라 미형(彌衡)의 앵무부(鸚武賦)가 명작이다.
[주D-099]헛 이름은 도리어 송을 압도(壓倒)하고 : 당 나라 초기에 심전기(沈佺期)ㆍ송지문(宋之問)이 이름 있는 시인이었는데, 어느 시인이 그들과 함께 시를 지어 1등을 하고 돌아와서는 “내가 오늘 심ㆍ송(沈宋)을 눌러 넘어뜨렸다.” 하였다.
[주D-100]노보다 먼저로세 : 당 나라 초기의 시인, 왕발(王勃)ㆍ양형(楊炯)ㆍ노조린(盧照鄰)ㆍ낙빈왕(駱賓王)을 4걸(四傑)이라 칭하였는데, 양형이, “노(盧)의 앞에 이름이 있는 것이 부끄럽네.” 하였다.
[주D-101]계수나무……끼었네 : 보잘 것 없는 자신이 좋은 자리에 올랐다는 겸사. 계수는 좋은 나무이고 저 나무와 륵 나무는 아무 쓸모없는 나무이다. 무(珷)와 부(趺)는 명주(明珠)와 같으면서도 명주가 아니다.
[주D-102]옥당(玉堂)에서……입었었네 : 조선에서 장래가 유망한 문관(文官) 가운데서 사람을 선발하여 휴가를 주어 글을 읽게 하였는데 여기서 봉산(봉래(蓬萊))은 삼신산(三神山)의 하나인데, 옥당(玉堂)을 신선과 같이 보았다.
[주D-103]날라……있으리 : 공자의 말에, “내가 어찌 박[瓠]이나 오이[苽]처럼 한군데 매어 살겠느냐?” 하였다.
[주D-104]증자의 삼성(三省) : 증자(曾子)의 말에. “내가 하루에 세 번씩 나의 몸을 반성(反省)한다.” 하였다.
[주D-105]중니의 절사(絶四) : 《논어(論語)》에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으니 의(意)ㆍ필(必)ㆍ고(固)ㆍ아(我)가 없다.” 하였다.
[주D-106]익새 : 익(鷁)이란 새가 반드시 바람의 방향을 잘 알므로 배[舟] 돛대에다 익(鷁)을 만들어서 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