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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詩

solpee 2010. 4. 5. 06:30

茶의 性稟(대흥사초의선사김명희에게 보낸 茶詩)

  

   옛부터 성현들은 모두 차를 즐겼나니

   차는 군자처럼 성미에 사악함이 없어서라네

   (古來聖賢俱愛茶 茶如君子性無邪)

 

七碗茶詩

                                                著者: 盧仝/譯者: 陳香
茶事는 다음 3가지이다. 첫째가 茶聖 陸羽가 지은 茶經이고, 
둘째가 盧仝이 쓴 七碗茶詩, 셋째가 趙贊이 차에 세금을 부과한 
茶禁:徵茶稅이다.


   

  走筆謝孟諫議寄新茶맹간의가 보낸 신차를 받고 붓 가는대로 쓰다.

其一

日高丈五睡正濃/해가 다섯 장 높이 떠올라 낮잠이 한창일 제           

軍將打門驚周公/군장이 문을 두들겨 단꿈을 깨우네

口云諫議送書信/간의가 서신을 보냈다 전하며
白絹斜封三道印/흰 비단 포장으로 도장 찍어 건네주네

開緘宛見諫議面/편지 뜯으니 흡사 간의 얼굴 대한 듯하고
手閱月團三百片/병차 삼백 편을 손수 열어본다
聞道新年入山裏/듣자하니 새해 산에 들어가 차를 따는데
蟄蟲驚動春風起/동면 벌레 깨어나고 봄바람 불었다 하더라
天子須嘗陽羨茶/천자가 양선차를 맛보기 전에
百草不敢先開花/백초가 감히 먼저 꽃을 피우지 못하지
仁風暗結珠琲罍/보드라운 봄바람 슬며시 진주 같은 이슬 만들고
先春抽出黃金芽/이른 봄 날씨 황금색 새싹 뽑아낸다
摘鮮焙芳旋封裏/새싹 따서 약화에 구워 둥글게 만들어 잘 봉했으니
至精至好且不奢/지극히 정성스러우면서 사치스럽지 않다
至尊之餘合王公/황제께 드리고 왕공이 나누면 합당할 텐데
何事便到山人家/어인 일로 산골 촌부에게 돌아 왔을까
柴門反關無俗客/손님 올까 두려워 사립문 안에서 잠그고
紗帽籠頭自煎吃/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끓여 먹는다
碧雲引風吹不斷/녹색 차 탕이 끊임없이 끓어 올라오고
白花浮光凝碗面/하얀 거품 떠올라와 차 그릇에 응고되는구나


其二

一碗喉吻潤/한 사발에 목과 입술이 적셔지고
兩碗破孤悶/두 사발에 답답함이 풀리네
三碗搜枯腸/세 사발에 모자란 머리에서
唯有文字五千券/책 오천 권이 떠오르니
四碗發輕汗/
네 사발에 쉬이 땀이 흘러

平生不平事盡向毛孔散/평생 불평했던 일 모두 땀구멍으로 달아나네
五碗肌骨散淸/다섯 사발에 살과 뼈가 가벼워지니
六碗通仙靈/여섯 사발에 신명과 통하네

七碗吃不得也/일곱 사발을 다 마시지도 않았는데

唯覺兩腋習習淸風生/양 겨드랑이에 시원한 바람 이는 듯하니
蓬萊山, 在何處?/봉래산 어디인가?

玉川子, 乘此淸風欲歸去/옥천자여! 바람타고 봉래산 가자꾸나


其三

山上群仙司下土/산 위 신선들 산 아래 관장하는데
地位淸高隔風雨/위치 너무 높아 비바람 가렸구나
安得知百萬億蒼生命/무수한 창생들 깎아지른 절벽 매달려
墮在巓崖受辛苦/고통 속에 사는 걸 아느냐 모르느냐
便爲諫議問蒼生/간의 위하여 창생에 묻노니
到頭還得蘇息否/백성 이러한 질곡 끝이 나겠는가? 계속되겠는가?

記夢回文二首幷敍 

                                   蘇軾



十二月二十五日 大雪始晴 夢人以雪水烹小團茶 使美人歌以飮

余夢中爲作回文詩

覺而記其一句云 亂點餘花唾碧衫 意用飛燕故事也 乃續之爲二絶句云


12월 25일 큰 눈이 내리다가 개이기 시작했다. 꿈에 한 사람이 눈

녹은 물로 차를 달이는데 미인에게 노래를 시키고는 차를 마셨다.

나는 꿈에 회문시를 짓고 깨어나서 그 한 구절만 기억나 여기저기

꽃무늬 푸른 옷에 얼룩졌네


 

酡顔玉盌捧纖纖/볼그레한 얼굴로 옥쟁반 받쳐든 섬섬옥수

亂點餘花唾碧衫/꽃무늬 푸른 옷에 어지럽게 얼룩졌네

歌咽水雲凝靜院/노래도 구름 삼킨 듯 고요한 집에 엉겼는데 

夢驚松雪落空巖/솔가지에 얹힌 눈 벼랑에 떨어지는 꿈에 놀랐네


空花落盡酒傾缸/허공에 꽃 다 지자 술단지 기울었고

日上山融雪漲江/산 위에 해뜨자 눈 녹아 강물 불었네

紅焙淺甌新火活/   불에 쬔 찻잎 얕은 사발 갓 피운 불

龍團小碾鬪晴窗/용단차 멧돌에 갈며 밝은 창가에서 다도를 논하네

 

 

 

妙高臺上作

 

無衣子 진각國師 慧諶

 

한가론 고개 구름은 걷히지 않고        嶺雲閑不徹

산골 물 뭣 때문에 바삐 달리나          澗水走何忙

소나무 밑에서 솔방울 따다                松下摘松子

달인 차라 차 맛 더욱 향기롭네.           烹茶茶愈香

 

久坐成勞永夜中/오래앉아 피곤한 긴긴 밤

煮茶偏感惠無窮/차 달이고 무궁한 은혜 느끼네

一盃卷却昏雲盡/한잔 차로 어두운 마음 물리치니

徹骨淸寒萬慮空/뼈에 사무치는 淸寒 모든 시름 스러지네

 

 

 

 

田藝衡 의 煮泉小品

 

송악산 바위틈에 가늘게 흐르는 샘물                   嶺山巖罅細泉榮

알겠구나. 소나무 뿌리 엉긴 곳에서 솟아남을        知自松根結處生

사모를 눌러 쓰고 앉은 한낮이 길 것 같으면          紗帽籠頭淸晝永

돌솥의 솔바람 소리 즐겨 들어 보세나.                    好從石銚聽風聲

 

 

權定

 

남국의 친구 새 차를 보냈구나                    南國故人新寄茶

낮잠 깨어 마시는 차 그 맛 더욱 좋다지만    午窓睡起味偏多

사람의 잠 적게 한다니 도리어 싫어라         令人少睡還堪厭

잠으로 걱정 잊는데 잠 적으면 어찌하나.      睡可忘憂少睡何

 

                                                                                                     

茶詩

鏡峰

碧水寒松 月高風淸/푸른 물 찬 솔 달은 높고 바람은 맑아

香聲深處 相分山茶/향기 소리 깊은 곳에 차 한 잔 들게

遇茶喫茶 遇飯喫飯/차 마시고 밥 먹는 게

人生日常 三昧之消息/인생의 일상 삼매소식이라

 

六羨歌 

                            
陸羽 

 

不 羨 黃 金 罍/황금솥 탐하지 않았고


不 羨 白 玉 杯/백옥잔도 탐하지 않았었네,

不 羨 朝 入 省/아침에 성에 듬을 부러워 않았고,

不 羨 暮 入 臺/저녘에 대에 듬도 부러워 하지 않았었네,

千 羨 萬 羨 西 江 水/오직, 천번 만번 탐한것은 서강의 물 이라, 

曾 向 竟 陵 城 下 來/
얼마나 경릉성 아래를 향해 내려 왔었던가?
 
 

 
九 日 與 陸 處 士 羽 飮 茶

      - 중양절에 육우처사와 함께 차를 마시며...

                                 皎然.   


九 日 山 僧 院 /중양절날, 산사 승원안에...

東 籬 菊 也 黃 /동쪽 울타리 국화 또한 활짝 피었는데,

俗 人 多 泛 酒 /세속 사람들 이것을 술위에 많이 띄움이나.

誰 解 助 茶 香 /누가 능히 국화가 차향을 돕는 줄 알리오? 


贈 韋 早 陸 羽 

 

                                



只 將 陶 與 謝 /
다만 도연명과 사령운의 생활 배우고 지니니,


終 日 可 忘 情 /종일토록 가이 세간의 정 잊어 버리네


不 欲 多 相 識 /많은 사람과 서로 사귀기를 바라지 않으니


逢 人 懶 道 名 /만나는 사람에게 이름 말하은것 조차 게을리 하네

 



在 道 岬 寺 下 雪 日

          


                            德晟

白 雪 下 山 寺 /하얀 눈 산사에 수북히 내리니,


鳥 獸 切 音 聲 /새와 짐승들의 소리마저 모두 끊어지네.


默 坐 傾 茶 杯 /고요히 앉아 홀로 찻잔 기우리니,


忽 然 忘 塵 世 /홀연히 티끌 같은 세상 모두 잊혀 지네.

 

八 出 歌                 

 

                                           孫楚


 茱萸出芳樹顚          향기로운 나무위에 수유가 出하고,
鯉魚出洛水泉          낙수물 샘속에서 잉어가 出하고,
白鹽出河東             흰 소금은 하동에서 出하고,
美시出魯淵             고운 메주는 노연에서 出하고,
薑桂茶出巴蜀          생강, 계피, 차는 파촉에서 出하고,
椒橘木蘭出高山       산초, 귤, 목련은 고산에서 出하고,
蓼蘇出溝渠             겨자, 차조기는 또랑에서 出하고,
精稗出中田             잘여문 피는 밭가운데 出한다.

 

讚酒茶

                                     古巖


임 오실 날 손꼽아 美酒珍饌 留念하고

뜨락 발자국 소리 보선 발로 맞으리

가얏고 빗기 안으면 바람소리 물소리


纖纖玉手 움킨 찻잔 전해지는 恩愛로다

차 따르는 소리 밤 강물 우는 소리

色香味 사랑 버무리면 가슴 떨림 손 떨림

 

# 이런 소망 하나쯤 가진들 무슨 죄 되랴?

 

孫翰長復和次韻寄之

 

                                                                               李奎報

 

옛날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문장가들이 / 古今作者雲紛紛
초목을 품제(品題)하여 호탕한 기개 발휘했네 / 調戲草木騁豪氣
장구(章句)를 마탁하여 스스로 기이함을 자랑했는데 / 磨章琢句自謂奇
사람들의 읊조림은 취미 각각 다르구나 / 到人牙頰甘苦異
장원의 시 홀로 대중에서 뛰어났으니 / 壯元詩獨窮芳腴
아름다운 문장 뉘라서 찬탄하지 않으리 / 美如熊掌誰不嗜
임금님이 구중궁궐(九重宮闕)에 불러들여 / 玉皇召入蓬萊宮
은대의 요직(要職)에 등용하였네 / 揮毫吮墨銀臺裏
그대는 낙락한 천길 소나무라면 / 君材落落千丈松
불초한 이 몸은 칡덩굴 같으이 / 攀附如吾類縈虆

그대와 동료(同僚)가 아니므로 언급(言及)하였다.

우연히 유다의 시를 지었는데 / 率然著出孺茶詩
그대에게 전해짐을 어이 뜻했으리 / 豈意流傳到吾子
시를 보자 화계 놀이 홀연히 추억되구려 / 見之忽憶花溪遊

화계(花溪)는 차의 소산지(所産地)인데, 그대가 진양(晉陽)에서 부기(簿記)를 맡아 볼 때 찾아가 보았으므로 화답한 시(詩)에 언급(言及)하였다.

옛일 생각하니 서럽게 눈물이 나네 / 懷舊悽然爲酸鼻
운봉의 독특한 향취 맡아보니 / 品此雲峯未嗅香
남방에서 마시던 맛 완연하구나 / 宛如南國曾嘗味
따라서 화계에서 차 따던 일 논하네 / 因論花溪採茶時
관에서 감독하여 노약(老弱)까지도 징발(徵發)하였네 / 官督家丁無老稚
험준한 산중에서 간신히 따 모아 / 瘴嶺千重眩手收
머나먼 서울에 등짐 져 날랐네 / 玉京萬里頳肩致
이는 백성의 애끊는 고혈(膏血)이니 / 此是蒼生膏與肉
수많은 사람의 피땀으로 바야흐로 이르렀네 / 臠割萬人方得至
한 편 한 구절이 모두 뜻 있으니 / 一篇一句皆寓意
시의
육의 이에 갖추었구나 / 詩之六義於此備
농서의 거사는 참으로 미치광이라 / 隴西居士眞狂客
한평생을 이미 술 나라에 붙였다오 / 此生已向糟丘寄
술 얼근하매 낮잠이 달콤하니 / 酒酣謀睡業已甘
어이 차 달여 부질없이 물 허비할쏜가 / 安用煎茶空費水
일천 가지 망가뜨려 한 모금 차 마련했으니 / 破却千枝供一啜
이 이치 생각한다면 참으로 어이없구려 / 細思此理眞害耳
그대 다른 날 간원에 들어가거든 / 知君異日到諫垣
내 시의 은밀한 뜻 부디 기억하게나 / 記我詩中微有旨
산림과 들판 불살라 차의 공납(貢納) 금지한다면 / 焚山燎野禁稅茶
남녘 백성들 편히 쉼이 이로부터 시작되리 / 唱作南民息肩始

 

[茶事已訂雙溪 又以光陽至前早採海衣
約與貫華 使之趁辛槃寄到 皆口腹間事 放筆一笑]
쌍계사에다 햇차를 말해두고 다시 동지 전에 만든 광양 김을 해가기 전에 부치라고 해놓고선,
이 모두가 입을 즐겁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
붓을 놓고 피식 웃었다.

                                             秋史
雙溪春色茗緣長/쌍계춘색명연장
第一頭綱古塔光/제일두강고탑광
處處老饕饕不禁/처처노도도불금
辛盤又約海苔香/신반우약해태향

쌍계에 봄이 오면 차의 인연 이어지니,
첫물에 딴 아차(芽茶)에는 명선(茗禪)이 깃드네.
늘그막 식탐(食貪)은 그칠 줄 몰라서,
향그런 광양 햇김 또 부치라 했네

*쌍계: 하동 화개의 쌍계사.

*두강: 차의 이름. 《북원다록(北苑茶錄)》에 "백차(白茶)와 승설(勝雪)은 경칩(驚蟄) 전에 따서 경사(京師)에 올라오므로 두강옥아(頭綱玉芽)라 일렀다." 하였음.

*고탑: 쌍계사에 있는 선종의 육대 조사를 기리는 육조탑. '차선불이'의 은유로 해석하였음.

*신반: 오신반(五辛槃)의 준말임. 《풍토기(風土記)》에 "원단(元旦)에는 총(蔥)·산(蒜)·구(韭)·육호(蓼蒿)·개자(芥子)를 섞어서 먹는데 영신(迎新)의 뜻을 취한 것이다."

 

留草禪師(유초선사) /

 

                       金正喜(김정희)


眼前白喫趙州茶 (안전백끽조주차)
手裏牢拈梵志華 (수리뢰념범비화)
喝後耳門飮箇漸 (갈후이문음개점)
春風何處不山家 (추풍하처불산가)


눈앞의 깨끗한 잔으로 조주의 차를 마시고
부처님 손안에 차마시는
모습 득도의 뜻  알고 굳게 지키네.
큰 소리로 외친 후 귓문에 물을 따르는데
봄바람 어디에나 산집이 아니냐.

 

山中辭(산중사)/

 

                            西山大師

山人之南兮 白雲頭流 (산인지남혜 백운도루)
山人之之兮 妙香楓嶽 (산인지지혜 묘향풍악)
一沙彌進茶 一沙彌洗衲 (일사미진다 일사미세납)
不是神仙之壺裏乾坤 (불시신서산지호리건곤)
亦不是神僧之掌上人物 (역불시신승지장상인물)
昔者蘇學士 訪余於東林(서자호학사 방여오동림)
李處士話余於竹院 (이처사화여어죽원)
前乎蘇李千百世之已往 (전호소이천백세지이왕)

산 사람이 남으로 가니 백운산과 두류산이요
산 사람이 북으로 가는 곳은 묘향산과 금강산이네
어떤 다동은 차를 올리고
어떤 다동은 장삼을 빠네
이는 고사의 신선의 병속 천지도 아니요
또 신령스러운 스님의 손바닥 위에
노니는  인물도 아니네
옛날 소동파는 나를 동림에 찾았고
이처사는 나와 죽원에서 말할때
천백세 이래로 소와 이보다 앞서고
천백세 미래는 소와 이보다 뒤지네
아 소와 이가 아니라면
내 누구와 속세의 벗으로 삼으랴.

 

玉花茶(옥화차)/

 

                                                 草衣

一傾玉花風生腋  (일경옥화풍생액) 
身輕已涉上淸境  (신경이섭상청경) 
古來聖賢惧愛茶  (고래성현구애차) 
茶如君子性無邪  (차여군자성무사)  
竹籟松濤俱瀟涼  (죽뢰송도구소량)  
淸寒瑩骨心肝惺  (청한영골심간성) 
深汲輕輭一試來  (심급경연일시래)  
眞淸適和體神開  (진청적화체신개)  
塵穢際盡精氣入  (진예제진정기입)
大道得成何遠哉  (대도득성하원재) 
唯許白雲明月爲二客 (유허백운명월위이객)
道人座上此爲勝  (도인좌상차위승)       

옥화한잔을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바람이일어
몸은 가벼이 하늘로 날아오르네
옛 성현들은 모두 차를 사랑했나니
차는 군자와 같아 어긋나지 아니함이라
찻물 끓는 소리 시원하고 고요하니 
맑은 기운이 마음과 몸을 일깨우네
물 길어다 그 가볍고 부드러움을 맛보니
차의 참 맛과 어울려 몸과 마음이 열리더라
거칠고더러운것을 없애고나면정기가스미나니
대도를 얻는 것이 어찌 멀다 하리오
오직흰구름 밝은달만 벗으로 삼으니
도인의 찻자리 이보다 빼어날 수 있으랴 

 

 


茶煙(다연)

 

                               이상적

竹爐石助雅相宜  (죽노석조아상선)
活火新烹雪水時  (활화신팽설수지)
一榻風輕紫頻影  (일탑풍경자빈영)
重簾雨細綴花枝  (중렴우세철화지)
淸於煮酒初回夢  (청어자주초회몽)
韻似燒香半入詩  (운사소향반입시)
領略幽情何處好  (영략유정하처호)
蒼松陰裏碧溪涯  (창송음리벽계애)

죽로와 석조는 서로 어울려 아취 있는데
활화에 눈녹은 물을 새로 끓이니
평상에 이는 미풍은 자줏 구렛나루로 날리고
겹발의 꽂가지 문양에 가량비 적시네.
술보다 차의 맑음은 꿈속에서 노닐게 하고
향피운 듯한 운치, 시경으로 이끄네.
그윽한 정 느끼려면 어느 것이 좋을까.
푸른 소나무 그늘과 푸른 시냈가 일네

 

 

東茶頌

 

                                     艸衣 張意恂
1. 南國嘉樹

 

后皇嘉樹配橘德 / 受命不遷生南國
密葉鬪霰貫冬靑 / 素花濯霜發秋榮

후황가수배귤덕 / 수명불천생남국
밀엽투선관동청 / 소화탁상발추영

 

후황(后皇 : 조물주)이 아름다운 나무에 귤의 덕성 내리시니
명받아 옮기지 못하고 남녘 땅에 자라네
촘촘한 잎은 싸리눈과 겨뤄 겨우내 푸르게 뚫고
하얀 꽃은 서리에 씻겨서 가을에 꽃 피우네

 

2. 翠禽舌 : 이슬 머금은 파랑새의 혀

 

姑射仙子粉肌潔 / 閻浮檀金芳心結
沆瀣漱淸碧玉條 / 朝霞含潤翠禽舌

고야선자분기결 / 염부단금방심결
항해수청벽옥조 / 조하함윤취금설

 

고사선인(姑射仙子)인양 깨끗한 살결로 분장하고
염부강 단금(閻浮檀金) 같은 향기로운 꽃술 맺혔네
한밤이슬에 말끔히 씻기우니 가지마다 벽옥이요
아침 안개 윤기를 머금으니 비취빛 작설이라네

 

 

3. 天人俱愛 : 하늘과 사람이 함께 사랑하다

 

天仙人鬼俱愛重 / 知爾爲物誠奇絶
炎帝曾嘗載食經 / 醍호甘露舊傳名

천선인귀구애중 / 지이위물성기절
염제증상재식경 / 제호감로구전명

 

하늘, 신선, 사람, 귀신이 모두 아끼고 귀중히 하니
너의 타고난 됨됨이 참으로 기이하고 절묘하다
염제가 일찍 맛보고 <식경(食經)>에 올렸고
제호(醍 ) 감로(甘露)라 예로부터 그 이름 전해 왔네

 

4. 解醒少眠 : 술을 깨게 하고 잠을 적게 한다

 

解醒少眠證周聖 / 脫粟飮菜聞齊영 
虞洪薦犧乞丹邱 / 毛仙示叢引秦精

해정소면증주성 / 탈속반채문제영
우홍천희걸단구 / 모선시총인진정

 

술 깨우고 잠 줄인다고 주성(周聖)이 증언했고
거친 조밥에 차나물 즐긴 제(齊)나라 안영(晏영) 소식 자자했네
우홍(虞洪)은 간소한 제물 올려 단구(丹丘)에게 차를 얻었고
모선(毛仙)은 차밭을 보이며 진정(秦精)을 이끌었네

 

 

5. 開皇醫腦 : 수 문제의 뇌골통을 낫게 한 일

 

潛壤不惜謝萬錢 / 鼎食獨稱冠六情
開皇醫腦傳異事 / 雷莢茸香取次生

잠양불석사만전 / 정식독칭관육정
개황의뇌전이사 / 뢰협용향취차생

 

흙 속에 묻힌 썩은 뼈도 만금의 사례 아끼지 않았고
진수성찬 보다도 육정이 으뜸이라 했네
개황(開皇)의 뇌골통 고쳤다는 기이한 일 전해 오고
경뢰협 자용향 차례차례로 취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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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百珍雋永 : 모든 음식 가운데 으뜸이라

 

巨唐尙食羞百珍 / 沁園唯獨記紫英
法製頭綱從此盛 / 淸賢名士誇雋永

거당상식수백진 / 심원유독기자영
법제두강종차성 / 청현명사과준영

 

당나라 조정은 백 가지 진수성찬을 먹었으나
심원(沁園 : 공주의 처소)에서는 오직 자영차 만이 적혔어라
두강을 법도대로 만드는 것이 이로부터 왕성하여
청현 명사들은 그것을 새고기 맛에 비겼다네

 


7. 一染失眞 : 잡된 것에 물들면 참됨을 잃는다

 

綵莊龍鳳團巧麗 / 費盡萬金成百餠
誰知自饒眞色香 / 一經點染失眞性

채장용봉단교려 / 비진만금성백병
수지자요진색향 / 일경점염실진성

 

채색으로 꾸민 용봉단은 아름답기 그지없어
만금을 들여 백 개 떡차(餠茶)를 만들었네
누가 알랴, 참된 진색과 진향이 넉넉한 줄
한 번 잡것에 물들면 참된 성품 잃어버리네

 

8. 手栽全嘉 : 좋은 차는 정성껏 가꾸고 만들어

 

道人雅欲全其嘉 / 曾向蒙頂手栽那
養得五斤獻君王 / 吉祥예與聖楊花

도인아욕전기가 / 증향몽정수재나
양득오근헌군왕 / 길상예여성양화

 

도인이 바른 가품을 온전케 하고자
일찍이 몽정산(蒙頂山)에 손수 차를 심어
길러서 얻은 다섯 근을 군왕에게 바치니
길상예와 성양화(聖楊花) 그것이었네

 

 

9. 雲澗月 : 운간월의 짙은 향기

 

雪花雲유爭芳烈 / 雙井日注喧江浙
建陽丹山碧水鄕 / 品製特尊雲澗月

설화운유쟁방열 / 쌍정일주훤강절
건양단산벽수향 / 품제특존운간월

 

설화 운유차는 향기로움 서로 다투고
쌍정 일주차는 강절 지역에서 이름 높아라
건양 단산 벽수 고을에서 만든
품제 뛰어난 월간 운감차라

 

 

10. 味藥兼兩 : 육안의 맛과 몽산의 약을 겸하다

 

東國所産元相同 / 色香氣味論一功
陸安之味蒙山藥 / 古人高判兼兩宗

동국소산원상동 / 색향기미론일공
육안지미몽산약 / 고인고판겸양종

 

우리나라에서 나는 차도 근본은 원래 같아
색깔 향 맛 한가지라 논하시네
육안차(陸安茶) 맛과 몽산차(蒙山茶) 약이 유명하지만
옛 사람들의 고견으로 둘을 겸했다 판정했네

 

 

11. 八질還童 : 팔십 노인이 동자로 돌아오다

 

還童振枯神驗速 / 八질顔如夭桃紅
我有乳泉 把成秀碧百壽湯 / 何以持歸 木覓山前獻海翁

환동진고신험속 / 팔질안여요도홍
아유유천 파성수벽백수탕 / 하이지귀 목멱산전헌해옹

 

동안이 돌고 고목에 싹나는 신통한 효험이 빨라
팔십 노인 얼굴이 붉은 복숭아빛으로 젊게 하네
내 사는 곳(一枝庵)에는 젖샘(乳泉)이 있어서 수벽, 백수탕을 만들거늘
어찌 가져가 목멱산(木冪山) 앞 해옹(海翁)에게 갖다 드릴까나

 

12. 九難四香 : 아홉 가지 어려움과 네 가지 향기

 

又有 九難四香玄妙用 / 何以敎汝 玉浮臺上坐禪衆
九難不犯四香全 / 至味可獻九重供

우유 구난사향현묘용 / 하이교여 옥부대상좌선중
구난불범사향전 / 지미가헌구중공

 

또한 차에는 구난(九難)과 사향(四香)의 현묘한 작용 있어
옥부대에서 좌선하는 승려들 어떻게 가르칠까
아홉 가지 법제 어긋나지 않아 네 가지 향내 온전하니
지극한 맛 구중(궁궐)에 받쳐 올릴 수 있겠네

 

 

13. 聰明四達 : 총명하여 모든 것에 통달하다

 

翠濤綠香재入朝 / 聰明四達無滯壅
신爾靈根托神山 / 仙風玉骨自령種

취도녹향재입조 / 총명사달무체옹
신이령근탁신산 / 선풍옥골자령종

 

푸른 파도 녹색 향기 마음 깊이 스며들고
총명하여 사방에 통달하니 막힘이 없네
하물며 네 신령스런 영근을 신산에 의탁하니
선인 풍모 옥골(仙風玉骨)스스로 달리 심었어라

 

14. 綠芽雲根 : 푸른 싹이 바위를 뚫고

 

綠芽紫筍穿雲根 / 胡靴봉臆皺水紋
吸盡양양淸夜露 / 三昧手中上奇芬

녹아자순천운근 / 호화봉억추수문
흡진양양청야로 / 삼매수중상기분


녹아자순(綠芽紫筍)이 구름의 뿌리를 뚫고
오랑캐 신발 들소가슴 주름진 물결 무늬라네
간밤의 맑은 이슬 흠뻑 머금어
삼매경 솜씨에 기이한 향기 분분히 오르네

 

- 註

茶經云 生爛石中者爲上 礫壤者次之 又曰 谷中者爲上 花開洞茶田 皆谷中兼爛石矣 茶書又言 茶紫者爲上 皺者次之 綠者次之 如筍者爲上 似芽者次之
다경운 생난석중자위상 역양자차지 우왈 곡중자위상 화개동다전 개곡중겸난석의 다서우언 다자자위상 추자차지 녹자차지 여순자위상 사아자차지

 

<다경(茶經)>에 이르기를 "차는 난석(爛石) 사이에서 자란 것이 으뜸이요, 자갈 섞인 흙에서 자란 것이 그 다음이라" 하였다. 또 골짜기에서 자란 차가 상품이라 했는데 화개동의 차밭은 모두 난석 골짜기다. <다서(茶書)>에 말하기를 "차는 자줏빛이 으뜸이요, 주름진 것이 그 다음이요, 초록빛이 그 다음이며, 죽순같은 것이 상품이요, 새싹 같은 것이 다음이다.

 

其狀 如胡人靴者 蹙縮然 如봉牛臆者 廉治然 如輕飇拂衣者 涵澹然 此皆茶之精유也
기상 여호인화자 축축연 여봉우억자 염치연 여경표불의자 함담연 차개다지정유야

 

그 모습이 마치 오랑캐(胡人) 신발같이 우글쭈글하다는 것이고 들소의 가슴같이 모가 나고 가지런하며 가벼운 바람에 옷자락 떨리는 것과 같다는 것은 잔잔함을 말함이니 이것은 모두 차의 정수(精髓)이다" 라 하였다.

 

茶書云 採茶之候 貴及時 太早則味不全 遲則神散 以穀雨前五日爲上 後五日次之 後五日又次之 然而予驗之 東茶 穀雨前後太早 當以立夏前後 爲及時也 其採茶法 撤夜無雲 읍露採者爲上 日中採者次之 陰雨下不宜采
다서운 채다지후 귀급시 태조칙미불전 지칙신산 이곡우전오일위상 후오일차지 후오일우차지 연이여험지 동다 곡우전후태조 당이입하전후 위급시야 기채다법 철야무운 읍로채자위상 일중채자차지 음우하불의채

 

<다서(茶書)>에 "찻잎 따는 시기가 중요하니 너무 일찍 따면 맛이 완전하지 않고 너무 늦게 따면 신기가 흩어진다. 곡우 날 닷새 전이 가장 좋고 곡우 날 닷새 후가 다음이며 다시 닷새 후가 그 다음이다" 하였다. 그러나 내가 경험해보니 우리나라 차는 곡우 전후는 너무 빠르고 입하(立夏) 전후가 제일 알맞은 때인 것 같다. 찻잎을 따는 법에,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 밤이슬을 흠뻑 머금은 잎을 딴 것이 상품이고 한낮에 딴 것은 그 다음이며 흐린 날이나 비가 내릴 때는 따지 말아야 한다고 하였다.

 

東坡 送謙師詩曰 道人曉出南屛山 來試點茶三昧手
동파 송겸사시왈 도인효출남병산 내시점다삼매수

 

소동파는 겸사스님(謙師)을 송별하는 시에 "도인이 새벽 일찍 남병산(南屛山)을 떠나서 삼매경의 솜씨로 차내기를 하러 오셨네" 라고 하였다.

 

15. 莫分體神 : 물과 차는 둘이 아니다

 

中有玄微妙難顯 / 眞精莫敎體神分
體神
雖全猶恐過中正 / 中正不過健靈倂

중유현미묘난현 / 진정막교체신분
체신
수전유공과중정 / 중정불과건령병

 

다도 속에는 현미하고 미묘함이 있어 나타내기 어려워라
참되고 정한 이치는 체신이 나뉘지 않게 함이라
체와 신이
온전해도 중정(中正)을 잃을까 두려우니
중정은 강건함과 영묘함을 아우르는데 지나지 않는다.

 

16. 身上淸境 : 몸이 맑은 경지에 올라

 

一傾玉花風生腋 / 身輕已涉上淸境
明月爲燭兼爲友 / 白雲鋪席因作屛

일경옥화풍생액 / 신경이섭상청경
명월위촉겸위우 / 백운포석인작병

 

옥화(玉花) 한 잔을 기울이니 겨드랑이 바람 일고
몸은 가벼워  이미 하늘의 맑은 경지에 올랐다
밝은 달로 촛불 삼고 나의 벗 삼아
흰 구름으로 자리 펴고 병풍 두르리라

 

17. 淸寒心醒 : 맑고 찬 기운에 정신이 깨이다

 

竹뢰松濤俱蕭凉 / 淸寒瑩骨心肝惺
惟許
白雲明月爲二客 / 道人座上此爲勝

죽뢰송도구소량 / 청한영골심간성
유허
백운명월위이객 / 도인좌상차위승

 

대숲 소리 솔바람 모두 서늘도 해라
맑은 한기 영골 심간 깨우네
오!
흰 구름 밝은 달 두 손님 되니
도인이 좌상하신 이곳 절승이라 하리

 

백파거사 발문 (白坡居士 跋文)

 

艸衣新試綠香煙 禽舌初纖穀雨前
莫數丹山雲澗月 滿鍾雷笑可廷年

초의신시록향연 금설초섬곡우전
막수단산운간월 만종뢰소가연년

 

초의가 새로이 녹향연을 시차하니
새 혓바닥 어린 것이 곡우 전 것이네
단산(丹山)의 운간월(雲澗月)을 헤아리지 마라
종지 가득 뇌소차(雷笑茶)로 연년 익수 한다네

 

茶神傳 /모환문이 엮은 만보전서


다신전은 茶聖으로 칭송되는 초의선사가 1828년부터 1830년 음력2월까지 採茶論(1615년)을 베끼고 정서한 우리나라 최초의 차 이론서이다.


 

 1. 採茶 : 찻잎을 따는 법


採茶之候 貴及其時 太早則香不全 遲則神散 以穀雨前五日 爲上 後五日 次之 再五日 又次之 茶芽 紫者 爲上 而皺者 次之 團葉者 次之 光而如篠葉者 最下 徹夜無雲 읍?露採者 爲上 日中採者 次之 陰雨下 不宜採 産谷中者 爲上 竹林下者 次之 爛石中者 又次之 黃砂中者 又次之


차를 따는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너무 빨리 따면 맛이 온전하지 못하고, 너무 늦게 따면 다신(茶神)이 흩어진다.


곡우(穀雨 : 陽 4.20) 닷새 전에 딴 것이 제일 좋고, 곡우 닷새 후에 딴 것이 다음이며, 다시 닷새 후면 그 다음이다.

차싹은 자색(紫色)을 띠는 것이 가장 좋고 잎에 주름이 있는 것이 다음이요, 잎이 말려 있는 것이 그 다음이며, 빛깔이 가는 대나무 잎 같으면 가장 질이 낮은 것이다.

밤사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에 이슬을 머금은 것이 상품(上品)이고, 한낮에 딴 차가 그 다음이며, 비가 내릴 때에는 따지 말아야 한다.

산골짜기에서 딴 것이 제일 좋고, 대나무 밭에서 딴 것이 다음이요, 자갈밭의 차가 그 다음이며, 황사(黃砂) 가운데 딴 것이 하품(下品)이다.

 

 2. 造茶 : 차를 만드는 법


新採 揀去老葉及枝梗碎屑 鍋廣二尺四寸 將茶一斤半 焙之 候鍋極熱 始下茶急炒 火不可緩 待熱方退火 徹入수?中 輕團枷數遍 復下鍋中 漸漸減火 焙乾爲度 中有玄微 難以言顯 火候均停 色香美 玄微未究 神味俱妙


차나무에서 딴 찻잎 중에 늙은 잎, 줄기, 부스러기 잎을 잘 골라내고 넓이 두 자 네 치쯤 되는 가마솥에 차 한 근 반을 넣고 덖는데, 솥이 잘 달구어졌을 때를 기다려 찻잎을 넣어 급히 덖되 이때 불을 느슨하게 때어서는 안 된다.

잘 덖어지면 솥에서 꺼내어 멍석이나 돗자리에 털어 부어서 가볍게 비벼 몇 번 턴 다음, 다시 솥에 넣고 천천히 불을 줄이면서 덖고 말리는데 정도가 있어야 한다.

그 가운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오랜 기술과 경험, 그리고 육감 등).

적당한 불 조절이 잘 이루어지면 차의 빛깔과 향기가 지극히 아름답다. 보이지 않는 차의 신비는 끝이 없고 다신(茶神)과 맛은 오묘하기 이를 데 없다.

 

 3. 辨茶 : 차의 품질 식별


茶之妙 在乎始造之精 藏之得法 泡之得宜 優劣 宜乎始鍋 淸濁 係水火 火烈香淸 鍋乘神倦 火猛生焦 柴疎失翠 久延則過熟 早起却邊生 熟則犯黃 生則著黑 順那則甘 逆那則溢 帶白點者 無妨 絶焦者 最勝


차의 묘(妙)는 처음 만들 때 정성을 들여야 하며, 저장할 때와 물을 끓일 때 법도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차의 품질이 좋고 나쁜 것은 가마솥에 넣을 때 시작되고, 차맛이 좋고 나쁜 것은 물과 불에 관계된다.

덖을 때 불의 온도가 알맞으면 차의 향이 맑고, 솥이 타면 차의 싱그러움이 떨어진다. 불이 너무 맹렬하면 겉만 타고, 연료를 약하게 때면 푸른빛을 잃고, 불을 오래 지피면 너무 익으며, 너무 빨리 꺼내면 설익는다. 차가 너무 익으면 황색이 되고, 설익으면 검은빛이 띤다.

법제대로 순리를 따르면 차맛이 좋고 이를 거스르면 나쁘게 된다. 흰 반점이 있는 것도 괜찮고 타지 않은 것이 제일 좋다.

 

 4. 藏茶 : 차를 저장하는 법


造茶始乾 先盛舊盒中 外以紙封口 過三日 俟其性復 復以微火 焙 極乾 待冷 貯담?中 輕輕築實 以약?친?緊 將花筍약?及紙 數重封緊담?口上 以火외?전?冷 定壓之 置茶育中 切勿臨風近火 臨風易冷 近火先黃


차를 만들어 처음 말릴 때는 먼저 오래 쓰던 차함(盒 : 차 담아두는 그릇)에 넣어 종이로 입구를 막고 사흘이 지나 차의 본래 성분이 회복되기를 기다린다.

다시 약한 불로써 살짝 덖어 말린 다음, 잘 식은 뒤 담(차 보관하는 그릇)에 넣되 가볍고 성글게 채워 넣고 죽순 껍질이나 종이로 병 입구를 몇 겹 밀봉한다. 불에 구운 벽돌을 식혀 그 위에 얹고 다육(茶育 : 차 저장 장소) 안에 저장하며 바람을 쏘이거나 불기 가까운 곳은 피해야 한다. 바람을 쏘이면 냉해지기 쉽고 불기에 닿으면 누렇게 변한다.

 

 5. 火候 : 불을 다루는 법


烹茶旨要 火候爲先 爐火通紅 茶瓢始上 扇起要輕疾 待有聲 稍稍重疾 斯文武之候也 過於文則水性柔 柔則爲茶降 過於武則火性烈 烈則茶爲水制 皆不足於中和 非烹家要旨也


차를 달이는 요령은 불을 가늠하는 것이 먼저 중요하다. 화로에 불이 벌겋게 달아오르면 다관을 얹고 가볍게 부채질 하다가 물 끓는 소리가 들리면 한층 세게 부치는데 이것을 문무지후(文武之候)라고 한다.

불 기운이 너무 약하면(文) 물이 유연한데, 물이 유연하면 다신(茶神)이 가라앉는다. 불 기운이 너무 세면(武) 불이 극렬한데, 불이 극렬하면 물이 너무 끓어 노수(老水)가 되고 차가 눌리게 된다.

이는 모두 중화(中和 : 中正)를 잃은 것으로 다인(茶人)이 취할 바가 아니다.

 

 6. 湯辨 : 끓는 물의 상태


湯有三大辨 十五小辨 一曰形辨 二曰聲辨 三曰氣辨 形爲內辨 聲爲外辨 氣爲捷辨 如蟹眼 蝦眼 魚眼 連珠 皆爲萌湯 直如湧沸 如騰波鼓浪 水氣全消 方是純熟 如初聲 轉聲 振聲 驟聲 皆爲萌湯 直至無聲 方是結熟 如氣浮一縷 浮二縷 三四縷 亂不分인?온? 亂縷 皆爲萌湯 直至氣直沖貫 方是純熟


물 끓이는 데에는 세 가지로 크게 구별하는 방법과 열다섯 가지로 작게 구별하는 방법이 있다.

첫째는 물 끓는 모양으로 알아내는 방법, 둘째는 물이 끓는 소리로 알아내는 법, 셋째는 끓어오를 때 김으로 알아내는 방법이다.

물이 끓는 모양은 안쪽을 분별하고(內辨), 끓는 소리는 바깥쪽을 알아차리며, 물이 끓어서 김이 나면 재빨리 알게 된다. 물이 끓으면 모양이 마치 게의 눈알 같고, 새우 눈 같고, 물고기 눈 같으며, 구슬이 이어진 모양은 모두 맹탕(萌湯)이다. 끓는 물이 용솟음치고 파도처럼 솟고 북 치듯 해서 물 기운이 완전히 소멸되었을 때 이것을 순숙(純熟)이라 한다.

물이 끓을 때 나는 첫소리, 구르는 소리, 떨리는 소리, 소낙비 같은 소리는 모두 맹탕이다. 끓는 물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이것을 결숙(結熟)이라 한다.

물이 끓을 때 김이 한 줄기, 두 줄기, 서너 줄기가 떠오르고 어지럽게 실타래처럼 끓어오르는 것은 맹탕이다. 그러다가 바로 김이 솟구쳐 오르면 이것이 순숙(純熟)이다.

 

 7. 湯用老嫩 : 끓는 물의 구분 -여기서의 老嫩은 찻잎이 아니라 탕수를 말한다


蔡君謨 湯用嫩而 不用老 蓋因古人製茶 造則必연? 연?則必磨 磨則必羅則味 爲飄塵飛粉矣 於是和劑 印作龍團 則見湯而茶神硬浮 此用嫩而不用老也 今時製茶 不假羅연? 全具元體 此湯須純熟 茶神始發也 故 曰 湯須五沸 茶奏三奇


채군모(蔡君謨)는 "끓는 물을 쓸 때 눈(嫩)은 마시고 노수(老水)는 쓰지 않았다" 고 하였다. 그 이유로 옛 사람들의 차 만드는 방법은 반드시 맷돌로 갈고 체로 거르므로 미세한 가루가 맛이 있다. 이를 법제해서 용단(龍團)을 찍어 만들면 탕를 끓이게 될 때 다신(茶神)이 강하게 떠오른다. 여기에 완전히 익은 눈을 쓰고 노수를 쓰지 않는다 하였다.

요즈음 차를 만들 때 맷돌질이나 체질을 하지 않고 덩어리 차를 쓰므로 끓인 물이 순숙이라야 차의 싱그러움이 생긴다. 그러므로 "탕은 다섯 번 끓어야 차의 삼기(三奇 : 色, 香, 味)가 우러나온다" 고 하였다.

 8. 포법(泡法 : 차를 끓이는 법)


探湯純熟 便取起 先注少許壺中 祛湯冷氣 傾出然後投茶 葉多寡宜酌 不可過中失正 茶重則味苦香沈 水勝則色淸味寡 兩壺後 又用冷水蕩滌 使壺凉潔 不則減茶香矣 관?熱則茶神不健 壺淸水性當靈 稍俟茶水沖和然後 冷시?布飮 시?不宜早 飮不宜遲 早則茶神未發 遲則 妙馥先消


탕이 완잔히 끓은 것을 알았으면 곧바로 내려서 먼저 다관에 조금 부어서 냉기를 가신 뒤에 찻잎을 넣되, 알맞게 넣어 중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차의 분량이 너무 많으면 쓴 맛이 나고 향이 묻혀 버리며, 물이 많으면 색깔이 묽고 맛이 싱겁다.

다관을 사용한 후에는 다시 물로 씻어 깨끗이 해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향이 줄어든다. 다관의 물이 너무 뜨거우면 차가 싱그럽지 못하고 다관이 맑으면 물 맛이 좋아진다.

차와 물이 잘 어우러진 뒤에 약간 식혀 마포에 걸러 마시되, 너무 일찍 거르지도 말고 너무 늦게 마셔도 안 된다. 빨리 거르면 차의 싱그러움이 나오지 않고 너무 늦게 마시면 오묘한 향기가 사라진다.

 

 9. 投茶 : 차를 넣는 법


投茶行序 毋失其宜 先茶湯後 曰下投 湯半下茶 復以湯滿 曰中投 先湯後茶 曰上投 春秋 中投 夏上投 冬下投


차를 넣는 데도 차례가 있으니 적절함을 잃어서는 안 된다.

다관에 먼저 차를 넣고 그 다음에 끓인 물을 붓는 것을 하투(下投)라 한다. 다관에 끓인 물을 반쯤 붓고 차를 넣은 뒤 다시 끓인 물을 가득히 붓는 것을 중투(中投)라 하며, 먼저 끓인 물을 붓고 다음에 차를 넣는 것을 상투(上投)라 한다. 봄 가을에는 중투, 여름은 상투, 겨울은 하투로 한다.

 

 10. 飮茶 : 차 마시는 아취


飮茶 以客少 爲貴 客衆則喧 喧則雅趣乏矣 獨철?曰神 二客曰勝 三四曰趣 五六曰泛 七八曰施


차를 마실 때에는 사람 수가 적을수록 고귀하게 여긴다.

차 마시는 사람이 많으면 소란스럽고 소란스러우면 차를 마시는 고상한 취미가 사라진다.

혼자 앉아 마시면 신비롭고, 두 사람이 함께 마시면 고상하고, 서넛이 마시면 그냥 취미가 되고, 오륙 인이 모여 마시면 그냥 평범하고, 칠팔 인 이상이 마시면 서로 찻잔을 주고받는 것일 따름이다.

 

 11. 香 : 차의 향


茶有眞香 有蘭香 有淸香 有純香 表裏如一 曰純香 不生不熟 曰淸香 火候均停 曰蘭香 雨前神具 曰眞香 更有含香 漏浮香 間香 此皆不正之氣


차에는 진향(眞香), 난향(蘭香), 청향(淸香), 순향(純香)이 있다.

안과 밖이 똑같은 것을 순향이라 하고, 설지도 않고 너무 익지도 않은 것은 청향이라 하며, 불 기운이 고르게 든 것을 난향이라 하고, 곡우 전 차의 싱그러움이 충분한 것을 진향이라 한다.

 

 12. 色 : 차의 빛깔


茶以淸翠爲勝 濤以藍白爲佳 黃黑紅昏 俱不入品 雲濤爲上 翠濤爲中 黃濤爲下 新泉活火 煮茗玄工 玉茗水濤 當杯絶技


차는 맑고 푸르러야 가장 좋고, 무노리는 연한 쪽빛에 하얀 빛이 도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 누런빛, 검정빛, 붉고 어두운 빛깔은 품질이 낮아서 좋은 차에 들지 못한다.

찻잔에 하얀 구름과 같은 무노리가 떠오르는 것은 상품, 파르스름한 것이 중품, 누르스름한 것은 하품이다.

신선한 샘물에 활활 타는 숯불로 차를 달이면 능통한 기술자(玄工)요, 품질 좋은 차와 거품이 잘 난 무노리는 명주(名酒)에 못지 않은 맛을 내는 절묘한 기예이다.

 

 13.味 : 차의 맛


味以甘潤爲上 苦滯爲下


차의 맛은 달고 윤기 나는 것으로 으뜸을 삼고, 쓰고 먹기 거북한 것은 하등이다.

 

 14. 點染失眞 : 오염되면 차의 참맛을 잃는다


茶自有眞香 有眞色 有眞味 一經點染 便失其眞 如水中着鹹 茶中着料 碗中着薑 皆失眞也


차는 스스로 참된 향기와 빛깔, 맛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한 번 다른 물질에 오염되면 차의 참맛을 잃게 된다.

만일, 차 끓이는 물에 소금기가 함유되어 있거나, 차에 다른 물감이 따라 붙거나, 차 사발에 과즙 같은 것이 붙으면 모두 차의 참됨을 잃는다.

 

 15. 茶變不可用 : 변질된 차는 쓰지 않는다


茶始造則靑翠 收藏 不得其法 一變至綠 再變至黃 三變至黑 四變至白 食之則寒胃 其至 瘠氣成積


차를 갓 만들어 놓으면 그 빛이 푸르다. 그러나 차의 저장법을 잘 갖추지 못하면 색깔이 변한다. 첫 번째 변색은 녹색이 되고, 두 번째는 황색이 되고, 세 번째는 흑색, 네 번째는 백색으로 변한다.

만일 변질된 차를 달여 마시면 위(胃)가 냉해지는 증세가 생기고, 심하면 기운이 없고 적병(積病)이 생기게 된다.

 

 16. 品泉 : 물의 등급


茶者 水之神 水者 茶之體 非眞水 莫顯其神 非精茶 莫窺其體 山頂泉 淸而輕 水下泉 淸而重 石中泉 淸而甘 砂中泉 淸而洌 土中泉 淡而白 流於 黃石爲佳 瀉出靑石無用 流動者 愈於安靜 負陰者 勝於陽 眞原 無味 眞水 無香


차는 물의 신(神)이요 물은 차의 본체다.

좋은 물이 아니면 신이 나타나지 않고 좋은 차가 아니면 본체를 엿볼 수 없다. 산마루에서 솟아나는 샘물은 맑고 가벼우며, 지하 샘물은 맑으나 무거우며, 돌 사이에서 나는 석간수는 맑고 달며, 자갈샘은 맑고 차갑다.

땅 밑 샘은 담백하고 황석(黃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좋은 품질이지만, 청석(靑石)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쓰지 말아야 한다.

흘러내리는 물은 고여 있는 물보다 좋고, 음지에서 나오는 물은 양지에서 나오는 물보다 참된 물이다.

오염되지 않은 참된 샘의 근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아무 맛이 없고, 참된 물은 아무런 향기가 없다.

 

 17. 井水不宜茶 : 우물물은 차에 좋지 않다


茶經云 山水上 江水下 井水最下矣 第一方 不近山 卒無泉水 惟當春積梅雨 其味甘和 乃長養萬物之水 雪水雖淸 性感重陰 寒入脾胃 不宜多積


우물물은 차 달이는 데 적당하지 않다. <茶經>에 이르기를, "산에서 나는 물이 으뜸이고 강물은 하등이며 우물물은 최하품이다" 라 하였다(중국과 우리나라는 자연 환경이 달라 맞지 않다). 다만 도시 가까운 곳에 산이 없고 좋은 우물물마저 없다면 봄의 梅實이 익을 때 내리는 빗물을 써도 괜찮다. 그때 내린 빗물은 맛이 달고 부드러울 뿐 아니라 모든 생물을 길러 주는 생명수이기도 하다. 눈이 녹은 물은 맑기는 하나 물의 성질이 너무 차가워 脾胃에 찬 기운이 들어가므로 많이 마시면 해를 입는다.

 

 18. 貯水 : 물을 받아 놓는 법


貯水甕 須置陰庭中 覆以紗帛 使承星露之氣 則英靈不散 神氣常存 假令 壓之以木石 封以紙약? 曝于日下 則外耗散神 內閉其氣 水神弊矣 飮茶 惟貴 夫茶鮮水靈 茶失其鮮 水失其靈 則與溝渠何異


물 받는 항아리는 반드시 정원의 그늘진 곳에 두고 비단으로 덮어 밤이슬을 맞게 하면 물의 신령함이 흩어지지 않고 신통한 기운이 항상 남아 있다. 하지만 가령 이것을 나무나 돌로 누르고 종이와 죽순 껍질로 봉해 햇살을 쏘이면 곧 밖으로 물의 神氣가 사라지고 안으로 살아있는 기운이 막혀서 水神이 사라진다.

차를 마심에 오직 귀한 것은 신선한 차와 신령스러운 물이니 차가 신선하지 못하고 물이 신령함을 잃으면 개울물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19. 茶具 : 차 달이는 그릇


桑苧翁 煮茶 用銀瓢 調(謂)過於奢侈 後用磁器 又不能耐久 卒歸於銀 愚意 銀者 貯朱樓華屋 若山茅齋舍 惟用錫瓢 亦無損於色味也 銅鐵忌之


桑苧翁 : (육우)은 차를 달이는데 물 끓이는 그릇으로 은 제품을 썼으나 너무 사치스럽다는 생각에 도자기 그릇으로 바꿨는데 오래 쓸 수가 없어 다시 은 제품을 쓰게 되었다.

나의 못난 생각으로는 은 제품은 부잣집에서 장만하고 살림이 어려운 사람들은 주석으로 만든 그릇을 써도 차의 빛깔과 맛에는 손색이 없다. 그러나 구리 제품과 쇠 제품은 쓰지 말아야 한다.

 

 20. 茶盞 : 차 마시는 잔


盞 以雪白者 爲上 藍白者 不損茶色 次之


찻잔은 눈처럼 하얀색이 가장 좋고, 푸른 빛이 감도는 흰색은 차의 빛깔을 해치지 않으므로 그 다음이다.

 

 21. 拭盞布 : 차의 행주 수건


飮茶前後 俱用細麻布 拭盞 其他物 穢不堪用


차를 마시는 전후에는 모두 고운 마포(麻布)를 사용해서 잔을 깨끗이 닦아야 한다. 다른 종류의 천은 쉬이 더러워져서 사용할 수 없다.

 

 22. 茶衛 : 차의 위생관리


造時精 藏時燥 泡時潔 精 燥 潔 茶道盡矣


차를 만들 때는 정성을 다하고, 차를 저장ㆍ보관할 때는 습기가 차지 않도록 하며, 물을 끓여 차를 달일 때는 청결하여야 한다.

정성 들여 만드는 정(精), 차에 습기가 들지 않게 하는 조(燥), 차를 달여 마실 때 청결히 하는 결(潔)로 다도(茶道)는 완성된다.

 


曉色

 

                                   金時習

滿庭霜曉色凌凌 (만정상효색릉릉) 
巖溜無聲疊作氷 (암류무성첩작빙) 
老鴉附枝迎旭日 (노아부지영욱일) 
凍雲依石襯疏藤 (동운의석친소등) 
閑中詩與棋爲崇 (한중시여기위숭) 
病裏茶兼藥可仍 (병리다겸약가잉) 
紙帳氈床初睡覺 (지장전상초수각) 
篝爐火氣暖騰騰 (구로화기난등등)

뜰에 가득한 서리에 새벽 빛 쌀쌀한데
소리 없이 떨어진 바위의 물 쌓여 얼음 된다.
늙은 까마귀 가지에 붙어 떠오르는 해 맞고
바위에 기댄 언 구름은 성긴 등나무 감싸준다.
한적한 시간에는 시와 바둑이 빌미가 되고
병 중에는 차가 약을 겸하니 그대로 좋아라
종이 휘장 담요 깐 침상에서 막 잠을 깨어보니
덮어놓은 화로의 불기운이 따뜻하게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