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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半香初

solpee 2010. 2. 6. 05:14
 

 

 

茶半香初

 

靜坐處茶半香初(정좌처다반향초) 정좌한 곳에 차는 반쯤 끓어 향이 나기 시작하고

妙用時水流花開(묘용시수류화개) 오묘한 운필(運筆)은 물 흐르고 꽃 피는 듯

 

*.차는 반쯤 끓어도 향이 나지만 찻잔에 반쯤 따랐을 때 향이 나기 시작하기도 한다.

중국 차중에는 물을 따르면 꽃이 활짝 피는 차도 있고 찻잎이 물에 붓는 모습을 花開라 할 수도 있겠다.

 

*.秋史의 詩라고도 하고 草衣의 詩라고도 하고 山谷의 詩라고도 하나 검증되지 않았다.

누구의 詩도 아닌 예부터 茶人들에게 구전되어 오던 것인가 한다.

차를 즐기는 자 이 문구를 모르고 어찌 즐긴다 할 수 있으랴?

 

奉和山泉道人謝茶之作

 

古來賢聖俱愛茶(고래현성구애다) 예로부터 성현들은 모두 차를 즐겼나니

茶如君子性無邪(다여군자성무사) 차는 군자 같아서 성품에 사악함이 없네

閼伽眞體窮妙源(알가진체궁묘원) 알가의 진체는 묘원을 다하였고

妙源無着波羅蜜(묘원무착바라밀) 묘원에 집착 않음이 바라밀다일세

 

**초의선사(艸衣禪師, 1786~1866)가 산천 김명희(金命喜: 추사의 동생)에게 화답한 시

초의는 추사와 동갑이다.

**알가(閼伽) : 알가는 범어(梵語)에서 온 것으로 가치 있는 것이란 뜻인데, 즉 불전(佛前)에 받드는 공물(供物)을 말함. 여기서는 ‘차’를 뜻함

 

 

 

 

문인다취 - 황정견(黃庭堅)과 쌍정차(雙井茶)
 

 
강서 수수현은 강서, 호남, 호북의 삼성이 교차하는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여있어 풍경이 수려하고, 땅 좋고 사람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쌍정녹차(雙井綠茶)가 바로 수수현 쌍정촌에서 생산되는데, ‘차나무가 산야에 즐비하고, 집집마다 차향이 넘치는’ 곳이다. 쌍정녹차는 차잎이 봉황의 발톱처럼 생겼고, 하얀 솜털이 덮여있다. 차색은 밝고 맑은 색이며, 차잎은 옅은 녹색을 띄고 있다. 차향은 청아하며, 차맛은 신선하고 상쾌하다. 쌍정녹차는 송나라 때부터 이름을 날렸으며, 송대의 걸출한 시인이자 서예가인 황정견에 의해 유명해졌다.


황정견은 자는 노직이고, 호는 산곡도인이며, 강서 수수현이 그의 고향이다. 당시에는 홍주 분녕이라 불렸다. 황정견은 평생 동안 차를 좋아했고, 제다 기술을 연구했으며, 팽차의 도를 노래하였다. 그가 지은 ‘전차부(煎茶賦)’에는 팽차(烹茶)의 과정, 품차(品茶)의 격조, 음차(飮茶)의 효과 등이 생동감 있게 묘사되어있다.


황정견은 고향의 쌍정차를 매우 좋아하였다. 원우연간, 그가 수도에서 관직을 담당할 때, 경내의 사대부들과 문인들에게 자주 쌍정차를 추천하였다. 품차 전문가였던 황정견의 적극적인 추천덕분에, 쌍정차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고, 수도에 명성이 자자하게 되었다.


어느 날 황정견은 고향에서 부쳐준 ‘쌍정차’를 받게 되었다. 기쁜 나머지 차잎 일부를 친구인 소동파에게 보내주고, ‘쌍정차송자첨(雙井茶送子瞻)’이라는 시를 한 수 지었다.


“사람들은 해와 바람이 도처에 없다고 묻지만, 천상 옥당에는 귀한 책이 가득하네. 오랜 거사인 동파가 보고 싶어, 붓을 들어 백곡에 명주를 쏟아내네. 내 고향 강남에서 차잎을 따고 있으니, 하늘에서 내리는 눈이라도 이에 비할 소냐. 님에게 황주몽을 일깨워주러, 홀로 배를 타고 오호로 향하네.(人問風日不到處, 天上玉堂森寶書. 想見東坡舊居士, 揮毫百斛瀉明珠. 我家江南摘天腴, 落磑霏霏雪不如. 爲君喚起黃州夢, 獨載扁舟向五湖.)”


이후 쌍정차의 명성은 나날이 높아져 황제에 납품하는 공차가 되었으니 그 인기가 가위 최고조에 이르렀다. 이 일은 남송 엽몽득의 ‘피서녹화’에 생생히 기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