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梅月堂의 愛民義

solpee 2009. 10. 29. 06:08

書曰“民惟邦本,本固邦寧.” 大抵, 民之推戴而以生者, 雖賴於君, 而君之莅御以使者, 實惟民庶. 民心歸附, 則可以萬世而爲君主. 民心離散, 則不待一夕而爲匹夫. 君主匹夫之間, 不啻豪氂之相隔, 可不愼哉. 是故倉廩府庫, 民之體也. 衣裳冠履, 民之皮也. 酒食飮膳, 民之膏也. 宮室車馬, 民之力也. 貢賦器用, 民之血也. 民出什一, 以奉乎上者, 欲使元后, 用其聰明, 以治乎我也. 故人主進膳, 則思民之得食如我乎, 御衣, 則思民之得衣如我乎, 乃至居宮室而思萬姓之安堵. 御車輿而思萬姓之和慶. 故曰爾服爾食, 民膏民脂. 平常供御, 可矜可憫. 豈可妄作無益, 煩力役, 奪民時, 起怨咨, 傷和氣, 召天灾, 迫飢饉, 使慈親孝子, 不能相保, 流離散亡, 使顚仆於溝壑乎?

                                                                             - 김시습의 매월당집, 愛民義(애민의)

 

書曰“民惟邦本,本固邦寧.” 大抵, 民之推戴而以生者,

(서왈 민유방본 본고방녕 대저 민지유대이생자)

* 서경에 말하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라고 한다. 무릇 백성을 받들어야 한다

 

雖賴於君, 而君之莅御以使者, 實惟民庶. 民心歸附, 則可以萬世而爲君主.

(수뢰어군 이군지리이사자 실유민서 민심귀부 즉가이만세이위군주)

* 비록 임금의 자리에 있더라도 백성들의 어려움을 생각해야 민심이 그를 따른다.

그리하여야만 영원토록 군주로 자리할 것이다.

 

民心離散, 則不待一夕而爲匹夫. 君主匹夫之間, 不啻豪氂之相隔, 可不愼哉.

(민심이산 즉부대일석이위필부 군주필부지간 부시호 지상격 가불신재

* 민심이 흩어지는데 백성들은 금방이다. 군주와 백성간에 서로 거리를 두고 허세를 부리면 삼가하지 못한 탓이니라.

 

是故倉廩府庫, 民之體也. 衣裳冠履, 民之皮也. 酒食飮膳, 民之膏也.

(시고창름부고 민지체야 의상관리 민지피야 주식음선 민지고야 )

* 그런고로 창고는 백성의 몸이요 옷과 신발은 백성의 살과 같고 술과 음식은 백성의 땀이다.

 

宮室車馬, 民之力也. 貢賦器用, 民之血也. 民出什一, 以奉乎上者,

(궁실차마 민지력야 공부용기 민지혈야 민출즙일 이봉호상자)

* 궁궐의 마차는 백성의 힘이요 세금은 백성의 피와 같다. 백성은 십프로를 내는데 이는 윗람을 받들기 위함이다.

 

欲使元后,用其聰明, 以治乎我也. 故人主進膳, 則思民之得食如我乎,

(욕사원후 용기총명 이치호아야 고인주진선 즉사민지득식여아오

* 임금으로 다스리려면 총명하게 하여야 하며 이것이 다스림이니라 그러므로 음식을 먹어도 백성들이 먹는 것을 생각하고

 

御衣, 則思民之得衣如我乎, 乃至居宮室而思萬姓之安堵.

(어의 즉사민지득의여아호 내지궁거실이사만성지안도)

* 임금이 옷을 입어도 백성들이 입는 것을 생각하여야 하며 궁궐에 살아도 만백성이 편안하게 사는 것을 생각하여야 한다.

 

御車輿而思萬姓之和慶. 故曰爾服爾食, 民膏民脂.

(어차여이사만성지화경 고왈이복이식 민고민지)

* 임금이 가마를 타고가도 만백성의 경사스러움을 생각해야 한다. 옛부터 말하길

이 옷 이 음식이 전부 백성의 피땀이다.

 

平常供御, 可矜可憫. 憫可妄作無益, 煩力役, 奪民時, 起怨咨, 傷和氣, 召天灾,

(평상공어 가긍가민 민가망작무익 번역역 탈민시 기원자 상화기 소천재)

* 다스림은 항상 백성을 어엿삐 여기고 불쌍히 여겨야만 한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엉뚱한 일을 벌이는 것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번거러운 노역을 시키고 백성의 시간을 뺐으면 백성의 원성은 일어나고 화평스러움을 상하게 하여 하늘의 재앙을 불러 들이게 된다.

 

迫飢饉, 使慈親孝子, 不能相保, 流離散亡, 使顚仆於溝壑乎?

(박기근 사자친효자 불능상보 유리산망 사전부어구학호)

* 기근을 없애고 효자가 부모를 모시게 하듯 해야 하는데 그리하지 못하고 뿔뿔히 흩어지고 망한다면 구렁텅이 빠뜨리게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書曰。“民惟邦本。本固邦寧。”

서경(書經)에 이르길

"백성은 오직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단단해야 나라가 편안하다" 하니

 

大抵民之推戴而以生者。雖賴於君。而君之莅御以使者。實惟民庶。

무릇 백성이 추대하고 나온 자로 비록 그(君;임금)에게 의지하더라도

君(임금)이 왕위에 올라 부리는 것은 실로 오직 民庶(백성)뿐이다.

 

民心歸附。則可以萬世而爲君主。

民心離散。則不待一夕而爲匹夫。

민심이 돌아와 붙좇으면 만세토록 君主가 될 수 있으나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기다리지 않아도 하루 저녁에 匹夫가 되는 것이다.

 

君主匹夫之間。不啻豪釐之相隔。可不愼哉。

군주와 필부의 사이는 단지 저울눈금(毫釐)의 (작은 차이로)서로 떨어져 있음에 지나지않으니 삼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豪釐: 자 또는 저울 눈의 호(毫)와 이(釐)

 

是故。倉廩府庫。民之體也。衣裳冠履。民之皮也。

酒食飮膳。民之膏也。宮室車馬。民之力也。貢賦器用。民之血也。

이런고로 창름(倉廩:곡식 창고)과 부고(府庫·재물 창고)는 백성의 몸이요,

의상과 갓(관)과 신은 백성의 가죽이요, 酒食(음식)과 飮膳(반찬)은 백성의 기름이요,

宮室과 車馬는 백성의 힘이요, 貢賦(세금)와 器用(그릇과용기;물건)은 백성의 피이다.

 

民出什一以奉乎上者。欲使元后用其聰明。以治乎我也。

故人主進膳。則思民之得食如我乎。御衣則思民之得衣如我乎。

백성이 십분의 일(什一)을 내서 윗 사람을 받드는 것은

군주(元后)로 하여금 그 총명을 써서 나(백성)를 다스리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금이 음식을 받게 되면 백성들도 나와 같은 음식을 먹는가를 생각하고,

옷을 입게 되면 백성이 옷을 입는 것이 나와 같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乃至居宮室而思萬姓之按堵。御車輿而思萬姓之和慶。

곧 宮室에 거주함에 이르러 만백성의 편안한 거처를 생각하고

수레를 타고 만백성의 和慶(화목과 경사)을 생각하는 것이다.

 

故曰。爾服爾食。民膏民脂。平常供御。可矜可憫。

고로 이르길 " 내가 입고 먹는 것이 백성의 기름과 비게다 "라고 하니

평상시에 물건을 받아 씀에 가엾게 여기고 불쌍히 여길 것이니,

*供御: 임금에게 물건을 바침, 임금에게 바치는 器具나 옷

 

豈可妄作無益。 煩力役。奪民時。起怨咨。傷和氣。召天災。迫飢饉。

使慈親孝子。不能相保。流離散亡。使顚仆於溝壑乎。

어찌 망령하게 무익한 일을 하고 번잡한 사역을 시키고 백성이 일할 때를 빼앗고

원망을 일으키고 화기을 손상시키고 천재지변을 불러들이고 飢饉(굶주림)을 닥치게 하고

자애한 부모와 효성스런 자식으로 하여금 相保(서로 보호함)치 못하게 하고

流離散亡(흘러 떠나고 흩어져 도망함)하여 溝壑(구렁텅이)에 顚仆(엎드러져 넘어짐)케 하는가?

*溝壑: 구렁; 땅이 움쑥하게 팬 곳; 빠지면 헤어나기 어려운 환경을 비유.

 <전문 읽기>

서경』에 말하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다. 근본이 견고하여야 나라가 평안하다."

고 하였다. 백성들이 임금을 추대1)하고 비록 그 임금에게 의지하여 살아가지만, 임금이 왕위에 올라 부리는 것은 사실상 백성들뿐이다. 민심이 돌아와 붙으면 만세토록 군주가 될 수 있지만, 민심이 떠나서 흩어지면 하루 저녁도 지나지 못하고 필부가 된다. 군주와 필부 사이는 털끝만큼 떨어져 있을 뿐이니, 어찌 조심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러므로 곡물창고와 재물창고는 백성의 몸이요, 옷과 관과 신발은 백성의 가죽이다. 술과 음식은 백성의 기름이고, 궁실과 거마는 백성의 힘이며, 공부와 기용은 백성의 피이다.

백성들이 십분의 일을 (세금으로) 내어 위에다 바치는 까닭은 임금으로 하여금 그 총명을 써서 나를 다스리게 하기 위한 것이다.2) 그러므로 임금이 음식을 받게 되면 '백성들도 음식을 얻어 입는 것이 나와 같은가'를 생각하고, 옷을 입게 되면, '백성들도 옷을 얻어 입는 것이 나와 같은가'를 생각해야 한다. 궁실(宮室)에 거처하면서 '만백성이 편안히 지내는가'를 생각하고, 수레를 타면서 '만백성이 화목하게 지내는가' 를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를,

"네가 입는 옷과 네가 먹는 밥은 백성의 기름이다."

고 하였다.

[평상시에 백성들이 해다 바치는 것도 불쌍하고 민망한데, 어찌 망령되게 무익한 일을 일으켜 힘드는 부역을 번거롭게 시키고, 백성들의 농사 시기를 빼앗아 원망과 한숨을 일으키는가? 또한 화기를 상하게 하여 하늘의 재앙을 부르며, 기근을 닥치게 하는가? 그리하여 사랑스런 어버이와 효성스런 자식들로 하여금 서로 보살피지를 못하게 하며, 흩어져 떠돌아다니다가 골짜기에 죽어 엎어지게 하는가?]3)

아아. 상고시대 태평성대에는 임금과 백성이 한 몸이라서 임금의 힘4)을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노래를 지어 부르기를,

"우리 뭇 백성에게 쌀을 먹이셨으니

그대의 극이 아님이 없네

우리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임금의 법을 따르게 되었네."

라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해가 나오면 일하고 해가 들어가면 돌아가 쉬니, 임금의 힘이 나에게 무슨 상관 있느냐?"

라고 하였다. 그러나 세대가 내려와 폭군이 교만하고 포학5)하게 굴자, 백성들이 원망하고 한숨 쉬면서 노래를 지어 부르기를,

"썩은 새끼줄로 여섯 말을 모는 듯하네.6)

원망이 어찌 밝은 데서 있으랴?7)

보기 전부터 도모해야지."8)

라고 하였다. 또 말하기를,

"이 날이 언제나 망할까? 내 너와 함께 망하리라."

라고 하였다. 주지육림(酒池肉林)9)에 이르러서는 낮을 밤삼아 다리를 자르고 아이 밴 것을 가르면서,

"(아무리) 포악한 짓을 해도 아무렇지 않다."

고 하였다. 전국시대에 와서는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집어삼키고 병합하여, 전벌10)과 공상11)의 화단12)이 자주 일어났다. 그리하여 죄 없는 백성들을 힘들게 부려 반드시 죽을 곳으로 내몰았으니, 이 또한 너무 심한 짓이다. 그렇지만 어찌하랴.

진나라와 한나라 이후로는 게다가 방사와 노자 . 부처의 말까지 나날이 새로워지고 다달이 성하여져서, 궁실과 제사에 들어가는 쓸데없는 비용 때문에 백성을 더욱 귀찮게 하였다. 백성들의 생업이 나날이 피폐하여지자, 궁박13)하고 좁은 마을에서는 스스로 의지하여 살아갈 수가 없게 되어 다투어 달아났다. 얼굴과 옷을 다르게 꾸미고 달아나 숨어사는 것을 편안하게 여기게 되었으니, 임금이 누구와 더불어 나라를 다스리겠는가?

그러므로 임금이 나라를 다스리려면 오로지 백성 사랑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 백성을 사랑하는 방법은 '어진 정치'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진 정치'는 어떻게 하는 것인가? 품안에서 소중하게 키우는 것도 아니고, 어루만지며 쓰다듬는 것도 아니다. 다만 농사와 누에치기를 권장하여, 본업에 힘쓰게 하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권장하는 방법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 번거롭고 시끄럽게 명령을 내지 말아야 한다. 아침마다 깨우쳐 주고 저녁마다 장려14)하며, 세금과 부역을 가볍게 하여 농사 시기를 빼앗지 않는 것뿐이다.

그러기에 성인도『춘추』를 지으면서 무릇 궁실을 짓거나 성곽을 쌓는 일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시기를 밝혀서 기록하였으니, 이는 후세의 임금에게 백성을 수고롭게 하는 것이 중대한 일임을 경계한 것이다.

 

<미주>

1) 윗사람으로 떠받듦.

2) 임금은 백성으로 말미암아 임금 노릇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이는 백성을 임금의 존립 기반으로 본 것이다.

3) 물음의 형식으로 된 설의적 표현에 의해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반응하게 하여 설득하고 있으며, 백성들의 곤경을 부역에의 동원, 농사 시기의 실기(失機), 부모와 자식의 이별, 유리 걸식으로 죽음에 이름 등으로 열거하고 있다. 또한, 백성을 번거롭게 하는 무익한 일을 일으켜 부모와 자식을 이별하게 하고 유리 걸식으로 죽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인과적 관계를 밝힌 부분에 해당하며, ‘흩어져 떠돌다가 골짜기에 죽어 엎어지게 한다.(유리 걸식하다가 죽음에 이른다)’는 것은 ‘죽음’을 특별히 부각시킴으로써 죽음이 갖는 비극성에 의탁하여 읽는 사람의 정서에 호소하고자 한 것에 해당한다.

4) 임금이 백성들에게 부역과 같은 번거롭고 귀찮은 일을 시키지 않으면 백성은 임금의 그런 힘에 대하여 알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임금된 자가 백성들로 하여금 번거롭고 귀찮은 일을 하게 하는 ‘힘’을 말한다. 따라서, ‘권력’이나 ‘권세’라고 할 수 있다.

5) 횡포(橫暴)하고 잔악(殘惡)함.

6) 폭정으로 인하여 민심이 이반하여 나라가 위태롭다는 뜻

7) 폭군의 폭정에 대한 백성들의 원망과 한숨을 잘 드러낸다. ‘백성들이 임금의 폭정에 대하여 밝은데서 공공연하게 내놓고 원망하지는 못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8) 백성들이 임금의 폭정을 내놓고 공공연하게 비난하는 것을 보기 전에 알아서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곧, 선정을 통하여 백성들이 원망하지 않도록 해야함을 말하고 있다.

9) 술로 연못을 이루고 고기로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호사스런 술잔치의 비유.

10) 싸워서 정벌함.

11) 공물로 물품을 바침.

12) 화를 일으킬 실마리.

13) 몹시 곤궁하다.

14) 권하여 북돋아 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