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古詩十九首

solpee 2009. 10. 21. 22:52

고시십구수1(古詩十九首1) / 무명씨(無名氏)



行行重行行 (행행중행행)   가고 또 가서


與君生別離 (여군생별리)   임과 생이별 하였다네


相去萬餘里 (상거만여리)   만리를 사이에 두고


各在天一涯 (각재천일애)   각각 하늘가에 있다네


道路阻且長 (도로조차장)   길은 험하고도 머니


會面安可知 (회면안가지)   만날 날을 어찌 알 수 있으랴


胡馬依北風 (호마의북풍)   호마는 북풍을 향하여 울고


越鳥巢南枝 (월조소남지)   남조는 남쪽 가지에 깃든다


相去日已遠 (상거일이원)   서로 떠난 지 오래되어


衣帶日已緩 (의대일이완)   의대는 나날이 느슨해지는구나


浮雲蔽白日 (부운폐백일)   뜬구름은 흰 구름을 가리고


遊子不顧返 (유자불고반)   나그네는 돌아오지 않는다


思君令人老 (사군령인로)   임을 생각하며 이미 늙어


歲月忽已晚 (세월홀이만)   세월은 이미 늦었구나


棄捐勿復道 (기연물부도)   버린 몸이 무엇을 다시 말하겠는가


努力加餐飯 (노력가찬반)   부디 식사나 잘하시옵소서

 

 


고시십구수2(古詩十九首2) / 무명씨(無名氏)



青青河畔草 (청청하반초)   강가의 풀은 푸르고


鬱鬱園中柳 (울울원중류)   정원의 버드나무는 울창하구나


盈盈樓上女 (영영루상녀)   예쁘고 예쁜 누대 위의 여인


皎皎當窗牖 (교교당창유)   밝은 창에 기대어있구나


娥娥紅粉妝 (아아홍분장)   붉은 분으로 화장한 얼굴


纖纖出素手 (섬섬출소수)   가녀린 흰 손을 내어 보이는구나


昔為倡家女 (석위창가녀)   지난날에는 홍등가의 여인


今為蕩子婦 (금위탕자부)   지금은 바람둥이의 아내라오


蕩子行不歸 (탕자행불귀)   바람둥이 남편 나가 돌아오지 않으니


空床難獨守 (공상난독수)   빈 침상, 독수공방 어려워라

 

 

 

古詩十九首3 (고시십구수3 ) / 無名氏(무명씨)

푸릇푸릇한 측백나무

 



青青陵上柏 (청청릉상백)   푸릇푸릇 언덕 위의 측백나무


磊磊澗中石 (뢰뢰간중석)   둥글둥글 산골 물 속의 돌


人生天地間 (인생천지간)   사람은 천지간에서


忽如遠行客 (홀여원행객)   잠간동안 먼 길 가는 나그네신세


斗酒相娛樂 (두주상오악)   말술을 나누며 서로 즐거워하며


聊厚不為薄 (요후불위박)   맛이 좋아 부족하지 않도다


驅車策駑馬 (구차책노마)   둔한 말 채찍질하여 수레를 몰아


游戲宛與洛 (유희완여락)   완현과 양락으로 나아가 논다네


洛中何鬱鬱 (락중하울울)   낙양성 안은 어찌 그리 번잡한지


冠帶自相索 (관대자상색)   관대가 저절로 서로서로 부딪힌다


長衢羅夾巷 (장구라협항)   긴 거리마다 좁은 골목 늘어서고


王候多第宅 (왕후다제댁)   왕후대작의 저택도 즐비하다


兩宮遙相望 (량궁요상망)   두 궁궐은 멀리 서로 마주 보이는데


雙闕百餘尺 (쌍궐백여척)   쌍 대궐문은 백 척이 넘는구나


極宴娛心意 (극연오심의)   성대한 잔치로 내 마음 즐기리니


戚戚何所迫 (척척하소박)   근심 걱정이 어디서 찾아올까

 

 

 

 

古詩十九首4 (고시십구수4 ) / 無名氏(무명씨)

오늘은 좋은 잔치 날

 



今日良宴會 (금일량연회)   오늘은 좋은 잔치날


歡樂難具陳 (환악난구진)   그 줄거움 말로 다 하기가 어럽네


彈箏奮逸響 (탄쟁분일향)   쟁을 타서 뛰어난 음향을 떨치니


新聲妙入神 (신성묘입신)   새로운 소리는 입신의 경지에 드는구나


令德唱高言 (령덕창고언)   훌륭한 덕을 높은 소리로 찬미하고


識曲聽其真 (식곡청기진)   곡을 아는 이는 그 진리에 귀 기울인다


齊心同所願 (제심동소원)   한 마음으로 소원을 같이하고


含意俱未伸 (함의구미신)   품은 뜻을 모두 다 말하지는 않는다


人生寄一世 (인생기일세)   사람이 한 평생을 살아감이


奄忽若飆塵 (엄홀약표진)   문득 폭풍 속의 티끌과 같은 것이라네


何不策高足 (하불책고족)   어찌 높은 지위 풍족함을 꾀하여


先據要路津 (선거요로진)   먼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無為守貧賤 (무위수빈천)   곤궁함과 비천함을 지켜


轗軻長苦辛 (감가장고신)   불우하게 오래도록 고생하지 말라

 

 

 

 

古詩十九首五 (고시십구수五 ) / 無名氏(무명씨)



西北有高樓 (서북유고루)   서북에 높은 누각이 있는데


上與浮雲齊 (상여부운제)   누각 위는 뜬 구름과 나란하다


交疏結綺窗 (교소결기창)   창에는 비단 깁이 붙어있고


阿閣三重階 (아각삼중계)   아각에는 세 겹의 층계가 나있다


上有絃歌聲 (상유현가성)   위로 거문고 노랫소리 들려오는데


音響一何悲 (음향일하비)   그 음향이 어찌 그렇게 슬픈지


誰能為此曲 (수능위차곡)   누가 이 곡을 지었을까


無乃杞梁妻 (무내기량처)   기량의 처가 아닐런가


清商隨風發 (청상수풍발)   청상의 가락이 바람 따라 흐르다가


中曲正徘徊 (중곡정배회)   중간에 이르러 맴돈다


一彈再三歎 (일탄재삼탄)   탈 때마다 두세 번 탄식하니


慷慨有餘哀 (강개유여애)   비분강개함에 애절한 슬픔이 이어진다


不惜歌者苦 (불석가자고)   노래하는 이의 괴로움은 애석하지 않으나


但傷知音稀 (단상지음희)   다만 노래 알아주는 이 적은 것만 슬퍼하네


願為雙鴻鵠 (원위쌍홍곡)   원컨대 한 쌍의 두루미 되어


奮翅起高飛 (분시기고비)   날개를 떨치고 일어나 높이 날아갔으면

 

 

 

 

古詩十九首6 (고시십구수6 ) / 無名氏(무명씨)



涉江采芙蓉 (섭강채부용)   강을 건너며 연꽃을 딴다


蘭澤多芳草 (란택다방초)   진 뻘에는 향기로운 풀도 많구나


采之欲遺誰 (채지욕유수)   따다가 누구에게 주려하는가


所思在遠道 (소사재원도)   마음 속에 생각하는 사람은 멀리 있는데


還顧望舊鄉 (환고망구향)   다시 돌아서 옛 고향 바라보니


長路漫浩浩 (장로만호호)   먼 길은 아득하여 끝이 없어라


同心而離居 (동심이리거)   마음은 함께 하나 몸은 떨어져 살며


憂傷以終老 (우상이종로)   시름에 잠겨 노년을 사노라

 

 

 




 

古詩十九首7(고시십구수7) / 無名氏(무명씨 )



明月皎夜光 (명월교야광)   밝은 달빛 맑게 빛나는 밤


促織鳴東壁 (촉직명동벽)   귀뚜라미는 동쪽 벽에서 운다


玉衡指孟冬 (옥형지맹동)   옥형은 서북쪽을 가리키고


眾星何歷歷 (중성하력력)   별들은 어찌 그렇게 또렷한지


白露霑野草 (백로점야초)   흰 이슬 풀밭을 적시니


時節忽復易 (시절홀부역)   시절은 홀연히 다시 바뀐다


秋蟬鳴樹間 (추선명수간)   가을매미는 나무에서 울지만


玄鳥逝安適 (현조서안적)   제비는 어디로 떠났는가


昔我同門友 (석아동문우)   지난날 나의 동창생들은


高舉振六翮 (고거진륙핵)   높이 날아 날개를 떨친다


不念攜手好 (불념휴수호)   서로 손잡던 우정 생각지도 않고


棄我如遺跡 (기아여유적)   헌신짝 버리듯 나를 저버린다


南箕北有斗 (남기북유두)   남기도 북두도


牽牛不負軛 (견우불부액)   견우도 멍에를 매지 않는다


良無盤石固 (량무반석고)   진실로 반석 같은 견고함 없으니


虛名復何益 (허명부하익)   헛된 이름 다시 무슨 소용이랴

 

 

 

 

古詩十九首8(고시십구수8) / 無名氏(무명씨)



冉冉狐生竹 (염염호생죽)   하늘하늘 외로운 대나무


結根泰山阿 (결근태산아)   뿌리를 태산 언덕에 박고 있네


與君為新婚 (여군위신혼)   그대와 새로 결혼한 것


兔絲附女蘿 (토사부녀라)   톳실이 이끼에 붙은 격이구나


兔絲生有時 (토사생유시)   톳실을 짓는 것도 때가 있으니


夫婦會有宜 (부부회유의)   부부도 단란한 만남이어야 한다네


千里遠結婚 (천리원결혼)   천리 먼 곳과 혼인을 맺었으니


悠悠隔山陂 (유유격산피)   아득해라, 산과 언덕이 떨어진 곳이여


思君令人老 (사군령인로)   그대 생각이 나를 늙게 하는구려


軒車來何遲 (헌차래하지)   헌거는 어찌 그리도 늦어지는가


傷彼蕙蘭花 (상피혜란화)   속상해라, 저 혜란꽃이여


含英揚光輝 (함영양광휘)   꽃을 품고 빛을 내지만


過時而不采 (과시이불채)   때가 지나도 캐지 않으니


將隨秋草萎 (장수추초위)   장차 가을 풀 따라 시들어버리리


君亮執高節 (군량집고절)   그대는 정말 지조가 높으니


賤妾亦何為 (천첩역하위)   천한 계집이 또 어찌할까나

 

 

 


 

古詩十九首9(고시십구수9) / 無名氏(무명씨)



庭中有奇樹 (정중유기수)   뜰에 있는 귀한 나무들


錄葉發華滋 (록엽발화자)   푸른 잎에 핀 꽃이 가득하다


攀條折其榮 (반조절기영)   가지를 당겨 그 꽃을 꺾어


將以遺所思 (장이유소사)   마음속의 사람에게 나눠주려니


馨香盈懷袖 (형향영회수)   향기는 소매에 가득하나


路遠莫致之 (로원막치지)   길이 멀어 그곳에 보내지 못 한다


此物何足貴 (차물하족귀)   이 물건이야 귀할 것도 없겠지만


但感別經時 (단감별경시)   다만 이별한 지난 때를 느끼게 한다

 

 

 

 

 

古詩十九首10(古詩十九首10) / 無名氏(무명씨)



迢迢牽牛星 (초초견우성)   견우성은 높고도 멀고


皎皎河漢女 (교교하한녀)   은하수 직녀성은 밝기도 해라


纖纖擢素手 (섬섬탁소수)   곱기도 하고 흰 손을 뽑아


札札弄機杼 (찰찰롱기저)   찰찰소리 내며 베를 짜는구나


終日不成章 (종일불성장)   종일토록 무늬를 완성하지 못하니


泣涕零如雨 (읍체령여우)   눈물이 비같이 떨어진다


河漢清且淺 (하한청차천)   은하수는 맑고도 얕은데


相去復幾許 (상거부기허)   서로 떨어진 거리 다시 얼마나 되나


盈盈一水間 (영영일수간)   온통 물로 가득한 곳을


脈脈不得語 (맥맥불득어)   서로 바라보면서도 말을 하지 못하네

 

 

 

 

 

古詩十九首11(고시십구수11) / 無名氏(무명씨)



迴車駕言邁 (회차가언매)   수레를 돌리어 말 타고 멀리 떠나


悠悠涉長道 (유유섭장도)   멀고도 멀리 먼 길 간다


四顧何茫茫 (사고하망망)   사면을 둘러봐도 어찌 그리 망망한지


東風搖百草 (동풍요백초)   봄바람에 온갖 풀이 흔들린다


所遇無故物 (소우무고물)   만나는 곳마다 옛 풍물은 없으니


焉得不速老 (언득불속로)   어찌 빨리 늙지 않겠는가


盛衰各有時 (성쇠각유시)   만물의 성쇠는 때가 있으니


立身苦不早 (립신고불조)   일찍 출세하지 못함이 괴로워라


人生非金石 (인생비금석)   사람은 쇠날 돌이 아니니


豈能長壽考 (기능장수고)   어찌 능히 오래만 살기를 생각하는가


奄忽隨物化 (엄홀수물화)   갑자기 곧 죽어가는 것이니


榮名以為寶 (영명이위보)   명예를 보배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古詩十九首12(고시십구수12) / 無名氏(무명씨)



東城高且長 (동성고차장)   동쪽의 성은 높고도 길어


逶迤自相屬 (위이자상속)   구불구불 서로 이어져 있다


迴風動地起 (회풍동지기)   회오리바람 땅에서 일어


秋草萋已綠 (추초처이록)   가을 풀은 우거져 이미 푸르다


四時更變化 (사시경변화)   사철은 다시 변화하지만


歲暮一何速 (세모일하속)   연말은 한결같이 어찌 그리도 빠른가


晨風懷苦心 (신풍회고심)   송골매는 아픈 마음 품고


蟋蟀傷局促 (실솔상국촉)   귀뚜라미는 상심하여 움추리누나


蕩滌放情志 (탕척방정지)   호탕하게 씻어버리고 마음을 펴야지


何為自結束 (하위자결속)   어찌 스스로 결박하는가


燕趙多佳人 (연조다가인)   연나라와 조나라에는 미인도 많아


美者顏如玉 (미자안여옥)   미인은 얼굴이 백옥과 같구나


被服羅裳衣 (피복라상의)   입은 옷은 비단 치마저고리


當戶理清曲 (당호리청곡)   집에서는 맑은 곡조 연주한다


音響一何悲 (음향일하비)   음향은 어찌 그리도 슬픈가


絃急知柱促 (현급지주촉)   악기의 현이 급한 것이 기러기 발이 재촉한 것이리


馳情整巾帶 (치정정건대)   뛰는 마음 허리띠로 동여매고


沉吟聊躑躅 (침음료척촉)   침착히 읊으며 오직 웅얼거린다


思為雙飛燕 (사위쌍비연)   쌍쌍이 나는 제비되어


銜泥巢君屋 (함니소군옥)   진흙 물어와 그대 집 처마에 둥지를 들고 싶어라

 

 

 

 


古詩十九首13(고시십구수13) / 無名氏(무명씨)



驅車上東門 (구차상동문)   동문을 향해 레를 몰아


遙望郭北墓 (요망곽북묘)   멀리 성북의 묘지를 바라본다


白楊何蕭蕭 (백양하소소)   백양나무는 얼마나 쓸쓸하며


松柏夾廣路 (송백협광로)   소나무 측백나무는 큰 길을 좁힌다


下有陳死人 (하유진사인)   그 아래에는 묵은 주검들이 있어


杳杳即長暮 (묘묘즉장모)   어둑히 오랜 저물녘이라


潛寐黃泉下 (잠매황천하)   황천에 깊이 잠들어


千載永不寤 (천재영불오)   천년이 되어도 영원히 잠에서 깨지 못한다


浩浩陰陽移 (호호음양이)   거침없이 긴 시간은 흘러가고


年命如朝露 (년명여조로)   사람의 목숨은 아침 이슬과 같다


人生忽如寄 (인생홀여기)   인생은 덧없는 더부살이


壽無金石固 (수무금석고)   그 목숨 쇠나 돌처럼 견고하지 못 하구나


萬歲更相送 (만세경상송)   만세토록 다시 서로 번갈아 보내었으니


賢聖莫能度 (현성막능도)   성현도 결코 건너지 못하는구나


服食求神仙 (복식구신선)   불사약을 먹고 신선이 되려다가


多為藥所誤 (다위약소오)   약을 잘못 쓰는 일이 많아졌다


不如飲美酒 (불여음미주)   차라리 맛있는 술을 마시고


被服紈與素 (피복환여소)   비단옷을 입는 것만 못한 것을

 

 

 

 

古詩十九首14(고시십구수14) / 無名氏(무명씨)



去者日以疏 (거자일이소)   가는 자는 날로 멀어지고


來者日已親 (래자일이친)   온 자는 날로 이미 친숙해진다


出郭門直視 (출곽문직시)   성곽을 나서며 문을 바로 보니


但見丘與墳 (단견구여분)   보이는 것은 언덕과 무덤뿐이로다


古墓犁為田 (고묘리위전)   옛 무덤은 갈아엎어 다 밭이 되고


松柏摧為薪 (송백최위신)   소나무와 측백나무 꺾이어 땔나무 되었구나


白楊多悲風 (백양다비풍)   백양에 서글픈 바람 많이 불어오니


蕭蕭愁殺人 (소소수살인)   쓸쓸한 수심이 사람을 잡는다


思還故里閭 (사환고리려)   옛 고향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나


欲歸道無因 (욕귀도무인)   갈려고 해도 길을 알 수 없도다

 

 

 

古詩十九首15(고시십구수15) / 無名氏(무명씨)



生年不滿百 (생년불만백)   살아 있는 세월 백년도 못되는데


常懷千歲憂 (상회천세우)   항상 천년의 근심을 품고 사는구나


晝短苦夜長 (주단고야장)   낮은 짧고 괴로운 밤은 기니


何不秉燭遊 (하불병촉유)   어찌 밤인들 촛불을 밝혀 놀지 않으리


為樂當及時 (위악당급시)   즐길 일은 마땅히 그 때에 즐겨야지


何能待來茲 (하능대래자)   어찌 능히 다음을 기다릴까


愚者愛惜費 (우자애석비)   어리석은 사람은 비용을 아까워하다가


但為後世嗤 (단위후세치)   다만 후세의 비웃음거리가 된다네


仙人王子喬 (선인왕자교)   신선이 된 왕자 교는


難可與等期 (난가여등기)   같이 놓기는 어렵도다

 

 

 

 

古詩十九首16(고시십구수16) / 無名氏(무명씨)



凜凜歲云暮 (름름세운모)   차가운 가운데 한 해가 저물다니


螻蛄夕鳴悲 (루고석명비)   땅강아지의 저녁 울음소리 슬프다


涼風率已厲 (량풍솔이려)   차가운 바람 갑자기 몰아치는데


遊子寒無衣 (유자한무의)   나그네 추워도 입을 옷 하나 없다


錦衾遺洛浦 (금금유락포)   비단 이불 낙포에 남겨두고


同袍與我違 (동포여아위)   두루마기는 나에게 돌아오지도 않는구나


獨宿累長夜 (독숙루장야)   홀로 잔 긴긴 밤이 몇 번이던가


夢想見容輝 (몽상견용휘)   꿈속에서 그대 환한 얼굴을 봅니다


良人惟古歡 (량인유고환)   임은 옛날처럼 오직 기뻐하며


枉駕惠前綏 (왕가혜전수)   수레를 몰고 오셔서 손잡이를 내미셨다


願得常巧笑 (원득상교소)   이제는 항상 귀엽게 웃으며


攜手同車歸 (휴수동차귀)   손잡고 함께 차에 올라 돌아오기를 원했습니다


既來不須臾 (기래불수유)   오신지 조금도 지나지 않아


又不處重闈 (우불처중위)   또 집안에 계시지 않는다


亮無晨風翼 (량무신풍익)   실로 송골매의 날개도 없거늘


焉能凌風飛 (언능릉풍비)   어찌 바람 타고 날아갈 수 있겠는가


眄睞以適意 (면래이적의)   되돌아보면 마음이 찰까


引領遙相睎 (인령요상희)   고개를 빼어 멀리 바라본다


徒倚懷感傷 (도의회감상)   헛되이 기대어 서니 설움이 사무쳐


垂涕沾雙扉 (수체첨쌍비)   떨어지는 눈물 두 문짝을 적신다


 

 

古詩十九首17(古詩十九首17) / 無名氏(무명씨)



孟冬寒氣至 (맹동한기지)   초겨울 추운 기운이 닥치고


北風何慘慄 (북풍하참률)   북풍은 어찌 그리도 떨리는가


愁多知夜長 (수다지야장)   수심은 많고 밤이 긴 것을 알아


仰觀眾星列 (앙관중성렬)   늘어선 하늘의 별들을 쳐다본다


三五明月滿 (삼오명월만)   보름날 밝은 달빛 차고


四五蟾兔缺 (사오섬토결)   스무날이면 달이 이지러진다


客從遠方來 (객종원방래)   객이 멀리서 와


遺我一書札 (유아일서찰)   내게 준 편지 한 통


上言長相思 (상언장상사)   앞서는 오래도록 서로 사랑한다고 말하고


下言久離別 (하언구리별)   뒤에서는 영원히 이별한다고 말하네


置書懷袖中 (치서회수중)   그 편지를 내 소매 속에 간직하여


三歲字不滅 (삼세자불멸)   삼년동안 한 글자도 지워지지 않았다오


一心抱區區 (일심포구구)   내 한 마음 간절한 것을


懼君不識察 (구군불식찰)   그대가 알아주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古詩十九首18(고시십구수18) / 無名氏(무명씨)



客從遠方來 (객종원방래)   손님이 멀리서 찾아와


遺我一端綺 (유아일단기)   한 단의 비단을 주었다


相去萬餘里 (상거만여리)   서로 떨어진 거리 만 리가 넘는데


故人心尚爾 (고인심상이)   임의 마음 오히려 이러하구나


文彩雙鴛鴦 (문채쌍원앙)   무늬는 한 쌍의 원앙새 수 놓였고


裁為合歡被 (재위합환피)   재단하여 동침할 이불 만든다


著以長相思 (저이장상사)   영원히 생각토록 솜을 넣고


緣以結不解 (연이결불해)   풀리지 않게 실을 옭아매고


以膠投漆中 (이교투칠중)   아교를 옻칠에 섞었으니


誰能別離此 (수능별리차)   누가 능히 여기를 떠날 수 있으리

 

 


古詩十九首19(고시십구수19) / 無名氏(무명씨)



明月何皎皎 (명월하교교)   밝은 달 어찌 그리도 밝은지


照我羅床緯 (조아라상위)   내 침대의 휘장을 비춘다


憂愁不能寐 (우수불능매)   근심으로 잠 못 이루고


攬衣起徘徊 (람의기배회)   옷을 걸쳐 입고 일어나 왔다갔다


客行雖云樂 (객행수운악)   객지 생활 즐겁다고 하나


不如早旋歸 (불여조선귀)   일찍 집으로 돌아옴만 못하리라


出戶獨徬徨 (출호독방황)   집나서 홀로 방황하며


愁思當告誰 (수사당고수)   근심을 누구에게 말을 하리오


引領還入房 (인령환입방)   고개 돌려 다시 방으로 들어오니


淚下沾裳衣 (루하첨상의)   눈물이 떨어져 치마를 적신다

 

 

이 시는 《古詩十九首》의 마지막 작품이다.

떠나간 님을 그리는 사랑의 노래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그네가 고향을 그리워하면서 지은 시로 보기도 하는데, 시의 분위기로는 여인이 떠나간 님을 그리워하는 쪽에 가깝다. 이 작품은 달빛이 환하게 비치는 밤에 잠조차 이룰 수 없는 사무치는 그리움을 드러낸 것이라고 하겠다. 유동 하얗게 침상을 비치는 달빛에 잠을 못 이루고는 방안을 배회하며 생각한다. “아무리 나그네 생활이 좋다 한들 집만 하겠는가? 그런데 왜 그이는 돌아오지 않는가? 혹시라도······.” 복잡한 심사에 문을 열고 나가지 않을 수 없다. 홀로 배회하다 보니 근심스런 마음과 그리운 마음은 더욱 커가는데 아무도 말을 들어 줄 사람이 없다. 달빛이 부서지는 아련한 먼 길을 오랫동안 바라보다가는 다시 침상으로 돌아와 옷이 젖도록 눈물이나 흘릴 뿐이다.



《古詩十九首》는 동한 말의 작품임에 틀림없지만 서한의 색채도 약간 느껴지는 것이 있으니, 개중에는 서한시대의 민요를 바탕으로 동한 말에 오언화한 것도 있는지 모른다. 본래는 민가였던 것을 어떤 무명작가가 오언시로 다듬어 놓은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한사람의 작품은 아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古詩十九首》의 내용은 동한의 대부분이 어지러운 동한 말의 사회를 배경으로 한 남녀의 정을 노래한 것인데, 자연히 이별로 인한 그리움이 그 중심을 이룬다. 민가처럼 소박하고 솔직한 맛은 없으나, 세련된 오언으로 모두 절실한 감정 표현에 성공하고 있어 새로운 서정의 세계를 개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건안(建安)년간부터 조조(曹操) 삼부자를 중심으로 한 문인들에 의하여 본격적인 오언시의 창작이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