席捲之勢/자리를 말듯 승리하다.
《陳紀10 長城公 禎明 2年》〈戊申,588年〉
무인일에 수황제가 조서를 내렸다.
"진숙보(진의 마지막 황제)는 손바닥 같은 땅에 의지하여 방자하게 골찌기만한 욕심으로 여염들을 겁주고 빼앗아 자산을 모두 다 쓰고, 안팎으로 몰고 쫓으며 힘든 일을 그치지 않게 하고 있는데, 사치가 끝이 없고 극도에 달하여 낮을 밤으로 알며, 바른 말을 하는 사람을 목 베고 죄 없는 가문을 죽여 없애고, 하늘을 속이고 나쁜 짓을 저지르며 귀신에게 제사를 지내며 은덕을 구하고 있으며, 화장을 짙게 하고 창과 방패를 잡게 하고, 비단 옷을 끌면서 경필하고 있으니, 옛날부터 아둔하고 어지럽혔다고 하지만 혹 비교할 만한 사람이 드물다.
戊寅,隋主下詔曰:「陳叔寶據手掌之地,恣溪壑之欲,劫奪閭閻,資產俱竭,驅逼內外,勞役弗已;窮奢極侈,俾晝作夜;斬直言之客,滅無罪之家;欺天造惡,祭鬼求恩;盛粉黛而執干戈,曳羅綺而呼警蹕;自古昏亂,罕或能比。
군자는 숨어 도망하고, 소인들이 뜻을 얻었다. 하늘이 재난을 내리고 땅이 재앙을 내려 물건이 괴이하며 사람은 요사스러워졌다. 의관을 갖춘 사람들은 입을 다물고 길거리에서 눈짓을 한다. 더하여서 은덕을 등지고 말을 어기면서 강토를 뒤흔들고 있는데, 낮에는 엎드려 있다가 밤에는 놀고 있으니 쥐처럼 훔치고 개처럼 도둑질을 한다.
君子潛逃,小人得志。天災地孽,物怪人妖。衣冠鉗口,道路以目。重以背德違言,搖蕩疆場;晝伏夜遊,鼠竊狗盜。
하늘이 덮고 있는 것 가운데 짐의 신하가 아닌 것이 없는데, 매 번 이에 관한 말을 듣거나 볼 때마다 가엾은 마음을 품게 하였다. 군사를 보내어 법을 가르치고 상황에 따라 주살하여 없애는데, 이 한 번의 일어남으로 오월을 영원히 맑게하라."
天之所覆,無非朕臣,每關聽覽,有懷傷惻。可出師授律,應機誅殄;在斯一舉,永清吳越。」
또 황제의 스무 가지 죄악을 밝힌 새서를 보냈고, 이어서 조서를 30만 紙에 써서 뿌리며 강외에 두루 알렸다.
又送璽書暴帝二十惡;仍散寫詔書三十萬紙,遍諭江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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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황이 심후에게는 평소 야박하게 대하였으므로 장귀비가 후궁의 정사를 오로지하였는데, 심후는 조용히 있으면서 질투하거나 원하는 바가 없었고, 자신이 사는 곳은 검소하고 간략하며 의복은 비단으로 꾸민 것이 없었고, 오로지 경서와 사서 그리고 석전을 찾아 읽는 것을 일로 삼고 자주 글을 올려 간하며 다투었다. 황제가 그녀를 폐하고 장귀비를 세우려고 하였는데 때마침 나라가 망하여 이루지 못했다.
帝遇沈后素薄,張貴妃專後宮之政,後澹然,未嘗有所忌怨,身居儉約,衣服無錦繡之飾,唯尋閱圖史及釋典為事,數上書諫爭。帝欲廢之而立張貴妃,會國亡,不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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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군이 강에 이르렀는데, 고경이 행대의 이부랑중 설도형에게 말하였다.
"지금 커다란 거사로 강동을 반드시 이길 수 있겠는가?"
설도형이 말하였다.
隋軍臨江,高熲謂行台吏部郎中薛道衡曰:「今茲大舉,江東必可克乎?」道衡曰:
이길 것입니다. 일찍이 곽박이 말하였습니다. '강동은 왕으로 300년 동안 나누어져 있다가 다시 합쳐질 것이다.' 지금 계산해 보면 300년이니 첫 번째입니다.
「克之。嘗聞郭璞有言:『江東分王三百年,復與中國合。』今此數將周,一也。
주상께서는 공손하시고 검소하시며 힘써 일하는데, 진숙보는 거칠게 여자에 빠져있고 교만하고 사치하니, 두 번째입니다.
主上恭儉勤勞,叔寶荒淫驕侈,二也。
나라의 안전과 위험을 맡긴 바에 있어서 저들은 강초을 재상으로 삼았는데 오직 하는 일은 시를 짓고 술 마시는 것 뿐이며 소인인 시문경을 뽑아 정사를 맡기고 소마하와 임만노를 대장으로 삼았으나 모두 한 지아비를 썼을 뿐이니, 세 번째입니다.
國之安危在所寄任,彼以江總為相,唯事詩酒,拔小人施文慶,委以政事,蕭摩訶、任蠻奴為大將,皆一夫之用耳,三也。
우리는 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큰데 저들은 덕도 없으면서 작고, 갑옷 입은 병사를 헤아리니 단지 10만에 불과하여 서방의 무협으로부터 동방의 창해에 이르기까지 나누어놓는다면 곧 형세는 걸려있고 힘은 약하고 이를 모아서 이곳을 막으면 다른 곳을 잃게 되니, 네 번째입니다.
我有道而大,彼無德而小,量其甲士不過十萬,西自巫峽,東至滄海,分之則勢懸而力弱,聚之則守此而失彼,四也。
자리를 둘둘 마는 형세이기 때문에 의심할 바가 없습니다."
고경이 기뻐하였다.
席捲之勢,事在不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