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昏晨不廢/저녁에 잠자리 살피고 아침에 안부를 묻는 일 (昏定晨省)

solpee 2017. 10. 19. 14:49

《顔氏家訓 第4篇 後娶(再婚)3낳은 자식과 데려온 자식.

凡庸之性,後夫多寵前夫之孤,後妻必虐前妻之子;非唯婦人懷嫉妒之情,丈夫有沈惑之僻,亦事勢使之然也。前夫之孤,不敢與我子爭家,提攜鞠養,積習生愛,故寵之;前妻之子,每居己生上,宦學婚嫁,莫不為防焉,故虐之。異姓寵則父母被怨,繼親虐則兄弟為讎,家有此者,皆門戶之禍也。

 보통 사람의 본성은 새 남편이 전 남편의 자식을 아껴주는 경우는 많아도, 후처는 반드시 전처의 자식을 학대하게 되어 있다. 이는 단지 여자들은 질투심을 품고 있고 남편들은 무엇에 잘 빠져 혹하는 성향이 있어서가 아니라, 일의 상황이 그렇게 만들기 때문이다.

 전 남편의 자식은 내 자식과 감히 집안〈의 주도권〉을 다투지 못하며, 이끌고 키우며 오랜 세월 가까워지다 보면 애정이 생기게 되므로, 그를 총애하게 되는 것이다. 전처의 자식은 늘 자기가 낳은 자식 위에 있으면서 벼슬이나 학업, 혼사 등 방해되지 않는 일이 없으므로, 그를 학대하게 되는 것이다.

 배다른 형제가 총애를 받으면 부모는〈친자식으로부터〉원망을 당하게 되고, 계모가〈전처의 자식을〉학대하면 형제간은 원수가 된다. 집안에 이런 일이 있으면 모두 가정의 불행이다.

 

☞.嫉妒之情(질투지정):《北齊書》〈元孝友傳〉에서 "일찍이 표를 상주하여 말하기를 '오늘날 사람들은 도무지 본보기가 될 만한 예절이 없으니, 부모는 딸을 시집보내며 투기하는 법을 가르치고, 시어머니는 시누이를 만나면 피하라고 권하며, 남편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을 부덕으로 삼고, 투기를 잘하는 것을 여자의 솜씨라고 운운합니다.' 라고 하였다."라 하였는데, 이는 안지추의 말과 서로 부합하는 것으로 당시의 나쁜 풍습이었다.〔王利器〕

 

☞.沈惑之僻: 무엇을 좋아하여 정신을 잃고 거기에 빠지는 버릇이다.

 

☞.提攜鞠養(제휴국양):이끌고 기르다.

 

☞.積習: 오래되어 가깝고 익숙하다.

 

☞.宦學: 벼슬살이와 학업, 또는 공무를 배우는 일과 육경을 배우는 일.


 
《顔氏家訓 第4篇 後娶(再婚)5昏晨不廢

 後漢書曰:「安帝時,汝南薛包孟嘗,好學篤行,喪母,以至孝聞。及父娶後妻而憎包,分出之。包日夜號泣,不能去,至被毆杖。不得已,廬於舍外,旦入而洒埽。父怒,又逐之,乃廬於里門,昏晨不廢。積歲餘,父母慚而還之。後行六年服,喪過乎哀。既而弟子求分財異居,包不能止,乃中分其財:奴婢引其老者,曰:『與我共事久,若不能使也。』田廬取其荒頓者,曰:『吾少時所理,意所戀也。』器物取其朽敗者,曰:『我素所服食,身
口所安也。』弟子數破其產,還復賑給。建光中,公車特徵,至拜侍中。包性恬虛,稱疾不起,以死自乞。有詔賜告歸也。
《後漢書》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안제 때 여남 사람 설포(자는 맹상)는 배우기를 좋아하고 행실이 독실했는데, 모친이 돌아가시면서 지극한 효성으로 알려졌다. 아버지가 후처를 얻더니 설포를 미워하여 분가시켜 내보내자, 설포는 밤낮으로 소리쳐 울며 떠나지를 못하였다. 몽둥이로 때리기까지 하자 하는 수없이 집 밖에다 움막을 짓고서, 아침이면 들어와 물을 뿌리고〈집안을〉쓸었다. 아버지가 노하여 그를 다시 쫓아내자 里門 밖에다 움막을 짓고서, 아침 저녁 문안드리는 일을〈끝내〉그만두지 않았다. 〈그러기를〉1년이 넘어가자 부모가 부끄러워하여 그를 돌아오게 하였다. 뒤에 6년간 복상을 하였는데, 상례의 규정 이상으로 애도하였다.

 그러고 나자 아우의 아들이 따로 살겠다고 재산을 나누어줄 것을 요구하였다. 설포가 말릴 수가 없어 재산을 반으로 나누었는데, 노비는 그중 늙은이들만 자신이 데려가면서 '나와 함께 일한 지가 오래되어 너는 부릴 수가 없다.'라 하였고, 밭과 집은 거칠고 낡은 것만 가지면서 '내가 젊을 때에 개간하고 수리한 것이라 내 마음에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하였으며, 기물은 썩고 망가진 것만 가지면서 '내가 평소에 사용하고 밥해 먹던 것이라 몸과 입에 편하다.'라고 하였다. 아우의 아들은 여러 차례 파산을 했는데 그때마다 다시 베풀어주곤 하였다.

 建光 연간에〈황제께서〉관용 수레로 특별히 부르시어 〈도성에〉갔더니 시중의 벼슬을 내리셨다. 설포는 성격이 조용하고 욕심이 없어서,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고 고향에서 죽을 수 있게 해달라고 간청하니, 〈황제는 벼슬을 거두지 않고〉특별장기휴가를 하사하는 조서를 내리셨다."

 

☞.毆杖: 몽둥이로 때리다.

☞.洒埽(쇄소): 물을 뿌리고 쓸다.

☞.昏晨不廢:《資治通鑑》50에 이 고사가 수록되어 있는데, 호삼성의 주에서 "昏定晨省의 예를 그만두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昏定晨省의 예란 저녁에는 부모님의 잠자리를 보아드리고 아침에 안부를 묻는 일을 말한다.

☞.恬虛:《汝南先賢傳》에서 "薛包는 돌아와 선친의 산소 근처에 벼와 토란을 심어서, 벼를 가지고는 제사를 지내고 토란을 가지고는 식량으로 충당하였으며, 도를 즐기고 이치를 말하면서 玄虛와 無爲의 세계에 빠져 들엇다."라 하였다.《太平御覽》

 성격이 조용하고 욕심이 없다는 뜻이다.